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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등을 통한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속도조절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고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에서는 레임덕이 왔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등에 대한 속도조절을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마찰을 빚고 있다. 속도조절 논란은 지난 22일 발생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박 장관은 “대통령께서 제게 하신 말씀은 두 가지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수사권 개혁의 안착이라는 말씀을 하셨고 두 번째는 범죄 수사 대응능력과 반부패 대응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다”고 밝혔다. 이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안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기소 분리까지 나아가는 것은 이르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24일 국회 운영위원회(운영위)에 출석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임명할 때 속도조절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운영위 위원장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속도조절이라는 말은 없었다고 지적하자 유 실장은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니었고 그런 의미로 표현하셨다는 것이다”고 답했다.
이후 유 실장은 회의 끝 무렵에 “제가 정회 때 확인을 했다. (문 대통령이) 속도조절이란 표현이 아니고 현재 검찰개혁과 권력기관 개혁안이 잘 안착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신 게 속도조절이라는 것으로 언론에 나왔다”고 번복했다.
유 실장이 발언을 번복하며 속도조절 논란 잠재우기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이 와중에 여권 강경파 인사들은 문 대통령의 속도조절 메시지는 없었다며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더욱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위한 중수청 입법과 관련해서 “(문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명시적으로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제도개혁이 지금 시행되는 제도(검경수사권 조정)에 영향을 미쳐서 혼선을 일으키지 않게 하자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속도조절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이 나오는 것이라 지금 수준에선 속도조절이 특별한 의제는 아니다”며 “당은 현재 내달 발의, 6월 처리 일정을 기준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문 대통령 당부 중) 어디에도 속도조절이라는 말은 없다”며 “청와대와 당 간의 이견이 존재하지 않는데 이견이 존재하는 것처럼 부추기는 언론보도들이 있다. 속도조절을 둘러싸고 갈등이나 파열음이 있는 것처럼 부여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고 의도가 순수하지 않은 보도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친문인사들도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친문계 핵심인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2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이 청와대 입장이라하더라도 그걸 결정하는 건 법을 통해서 결정하는 것이다”며 “그러면 국회와 여당의 입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하게 토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친문 인사들까지 속도조절론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레임덕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장악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듯이 한 몸처럼 움직이던 이들이 이제 임기 말이니 제 갈 길 가겠다는 것인가”며 “아집과 오만에 사로잡혀 대통령까지 패싱한다면 나라가 어찌 되겠나. 국민을 생각한다면 민망한 집안싸움은 이쯤에서 멈추고 국정 운영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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