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품귀에 국내 車 업계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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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3월 중순까지 부평2공장 절반 가동…현대차·기아, 재고 보유 모델 위주 생산
흥행돌풍 아이오닉5 생산 차질 우려…수요 물량 감당 못할 시 기업 이미지 타격 우려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2-28 13:14:06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인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감산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 역시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다음달도 감산을 이어가기로 했고 현대차·기아는 반도체 재고가 있는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힘겹게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다음달 중순까지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키로 했다. 추후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을 보고 이후 생산 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한국지엠은 이달 8일부터 쉐보레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을 50%만 가동하고 있다.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북미 지역 3개 조립 공장에 대한 감산 조치를 최소 3월 중순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비단 GM만의 문제가 아니다. 토요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포드, 르노, 스바루, 닛산, 혼다, 마즈다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도 최근 2주 간 보급형 세단인 모델3의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차질로 인해 올해 자동차 1분기 자동차 생산이 100만대 가까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 역시 어렵게 공장 가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감산 계획은 없지만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로 인해 매주 단위로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점검하고 재고를 보유한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1차 협력사에만 재고 확보를 맡기지 않고 직접 반도체 메이커와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보쉬와 콘티넨탈, 현대모비스 등 부품 협력사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적용된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보유한 재고로 인기 차종부터 우선적으로 생산하는 등 생산 계획을 조정하면서 최대한 차질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장기화로 인해 23일 공개된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양산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아이오닉5는 사전 계약 첫날부터 2만3000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올해 판매 목표인 2만6500대 달성을 눈앞에 뒀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모델이다. 사전 계약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만큼 몰려든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에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가 최소 100개 이상 더 많이 들어간다”며 “아이오닉5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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