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미국영화 ‘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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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03 00:02:30

2월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진행된 제78회 골든글로브의 수상 결과가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한국계 미국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의 수상여부에 진작부터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이 영화는 한예리, 윤여정 같은 한국 배우들이 출연해서 한국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미국영화이다. 이 영화의 제작은 헐리웃 스타인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미국영화 제작사인 플랜B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을 맡았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정이삭 감독 역시 한국인의 피가 있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감독이고 영화의 제작과 주연을 맡은 제이콥 역의 배우 스티븐 연도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고, 아역배우인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도 미국 국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든글로브 주최 측은 ‘미나리’의 대사 중 절반 이상이 한국어라는 이유를 들면서 이 작품을 작품상 후보가 아닌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미나리’는 골든글로브 감독상, 각본상과 여우조연상도 후보에서 제외됐다. 이것은 사실상 인종차별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나리’를 연출한 정 감독은 미국 감독이고, 미국에서 영화가 촬영됐고, 미국 업체 투자를 받았음에도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만 올라 작품상 부문에서 경쟁할 수 없었다”며 골든글로브를 비판했다.

NYT는 또한 “‘미나리 출연진도 연기상 후보에 오를 자격이 있었지만, 상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현지에서 호평이 쏟아진 작품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예상대로 제78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의 규정에 따르면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영화로 분류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외신의 반응은 ‘미국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라는 평가들이 많다. 외국어영화상이 아니라 작품상을 받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이삭 감독은 수상 직후 화상을 통해서 “‘미나리’ 팀인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킴, 노엘 케이트 조 모두 감사하다”면서 “‘미나리’는 가족 영화다. 언어가 중요하지 않다. 모두 행복하라”는 뼈있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미나리’는 1980년대 희망을 찾아 미국 아칸소주로 떠난 ‘제이콥’ (스티븐연)과 ‘모니카’(한예리) 가족 그리고 외할머니 ‘순자’(윤여정)가 벌이는 한국인들의 미국 정착기를 다룬 작품이다.

특히 ‘순자’ 역으로 출연한 배우 윤여정은 탄탄한 연기력과 한국 정서를 200%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음 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의 유력한 수상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윤여정은 현재까지 무려 26관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미나리’는 이달 7일 (현지시간) 진행되는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수상에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4월4일에 개최되는 미국 배우조합상에서 ‘미나리’는 지난해 ‘기생충’이 수상한 앙상블상 후보에 올랐고,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이달 15일에 발표하는 아카데미시상식 수상 후보작 발표가 어떻게 나오게 될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연 ‘미나리’가 지난해 아카데미 4관왕을 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뛰어넘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골든글로브 수상으로 ‘미나리’의 아카데미 수상 레이스가 사실상 시작됐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