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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수소 생태계 확장에 앞장서고 있다. 수소를 매개로 자동차를 넘어 철강, 에너지 등 이종 산업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협력을 통해 그룹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일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동맹을 맺었다. 지난달 정 회장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수소 사업 협력을 약속한 지 2주 만의 일이다.
정 회장은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최 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SK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 사회의 실현을 한 발 더 앞당길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두 회장은 국내 수소 사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될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또 △수소전기차 1500여대 공급 △수소·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수소 관련 사업 분야에서 다각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양 그룹은 포스코그룹과 더불어 국내 기업 간 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를 올해 상반기 중에 설립할 예정이다.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국내 기업들의 수소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 영역 확대 등을 통해 진정한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현대차와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대 수소 기업은 2030년까지 수소 생태계 구축에 총 4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수소차 설비 투자 및 연구개발(R&D), 충전소 설치 등에 11조1000억원을 투입하고 SK는 대규모 액화 수소 공장 구축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등에 18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포스코는 수소 환원 제철 개발 등에 10조원을, 한화는 그린 수소 생산 등에 1조3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효성은 액화 수소 공장 구축과 액화 수소 충전소 보급에 1조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은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 수소 28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며 “수소 생태계 구축을 통해 인천을 중심으로 20만9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와 34조1000억원의 사회·경제적 편익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간담회 이후 인천광역시, 인천 서구청과 인천광역시 수소 사업 기반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MOU)도 체결했다.
양 그룹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사업 모델도 발굴키로 했다. 먼저 SK그룹은 사업장에서 운영 중인 차량 1500여대를 현대차가 생산한 수소전기차로 점진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2022년까지 수소카고트럭을, 2024년까지 수소트랙터를 SK그룹에 제공한다는 목표다.
수소·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모은다. 양 그룹은 올해 말까지 인천·울산 지역의 물류 서비스 거점인 SK내 트럭하우스에 상용차용 수소 충전소를 각각 1기씩 설치할 예정이다.
전국의 SK 주유소 등에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기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 SK 주유소 등에 2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안도 협의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이 포스코·SK 등 국내 주요 그룹과 잇따라 수소 관련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수소가 탄소 중립 달성의 핵심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산업 분야를 망라하는 전방위적인 협력을 통해서만 진정한 수소 사회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는 등 수소 관련 기술 개발을 선도해 왔다. 이에 2018년 ‘수소전기차(FCEV)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70만기 등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의미를 담은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본격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를 비롯해 유럽·미국·중국 등 4대 거점을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본격 전개하겠다는 목표 아래 중국에 ‘HTWO 광저우’를 설립키로 했다.
HTWO 광저우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건설하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공장이다. 중국 내에 최초로 세워지는 대규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전용 공장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HTWO 광저우 설립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 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해 탄소 중립 실현을 이뤄낸다는 구상이다.
또 향후 신기술 개발을 통해 고출력 시스템, 경량형 고밀도 시스템 등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태계 확산을 통한 수소 사회의 조기 실현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정 회장은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탄소 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은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다”며 수소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내보였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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