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영업자 대출 증가율, 두 분기 연속 15.4%…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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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말 대출 27.7조 증가… 증가폭 감소세속 법인기업 줄고 비법인기업 늘어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03 16:04:13

▲ 코로나 사태 이후 기업들의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기업과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의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자금확보 노력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해 기업과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2분기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대출금 증가세는 3분기에 이어 줄어들었지만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두 분기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393조6000억원으로 3분기말 대비 27조7000억원 증가했다. 앞서 2분기에는 69조1000억원이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폭으로 늘어난 뒤 3분기(37조8000억원)에 이어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두 분기 연속 15.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각각 2조2000억원, 7000억원 줄어들며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서비스업 대출 증가액은 전분기 28조9000억원에서 28조700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의 증가폭을 이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은 업황 회복이 지속된 가운데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으로 감소했다”며 “서비스업은 매출실적 개선 지속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의 영향, 시설자금 수요 확대 등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비스업 생산지수(계절조정, 전기대비)는 지난해 1분기 -3.0%로 바닥을 찍고 2분기(-1.5%)까지 마이너스를 지속하다 3분기(1.9%)와 4분기(1.2%) 플러스 전환했다. 제조업 생산지수도 4분기 3.8%로 3분기(6.2%)에 이어 2분기(-7.5%)의 저점에서 벗어났다.

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이 연말 재무비율 관리의 영향 등으로 증가폭이 3분기 24조4000억원에서 10조7000억원으로 축소된 반면, 시설자금은 13조4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확대됐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에서 20조4000억원에서 12조6000억원으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17조3000억원에서 15조원으로 증가폭이 모두 축소됐다.

한편 4분기 에금은행 대출금에서 법인기업 대출은 2조2000억원 늘며 전분기(11조3000억원) 대비 크게 축소됐다. 같은 기간 비법인기업은 9조1000억원에서 10조4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3분기 제조업 대출금 잔액은 39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2000억원 줄었다. 특히 기타기계·장비가 1조3000억원, 자동차·트레일러업종이 7000억원, 1차금속업종이 6000억원 감소했다. 같은기간 시설자금은 2조4000억원 늘었지만 운전자금과 예금은행,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감소로 전환했다.

4분기중 서비스업 대출금은 28조7000억원 늘어 88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업과 도·소매업이 각각 7조1000억원과 5조3000억원 늘어났지만 증가폭이 축소됐다. 반면 금융·보험업과 숙박·음식점업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업도 운전자금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증가폭이 줄어들었고, 시설자금과 예금은행은 증가폭이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업 대출 증가폭은 전년동기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며 “코로나 확진자 수가 지난해 말 늘어난 것과 관련 숙박 음식점이 영향을 받아 업황이 좋지 않았으며 도소매업 일부 업종에서도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