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언제까지 北인권 외면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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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은 유엔인권회의 불참, 차관은 궤변
해수부 공무원 피살도 문제 제기조차 안 해
美는 “불의·폭정 맞서 싸우는 이들 지원” 단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05 00:02:02

북한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는 문재인정부가 북한인권 문제로 딜레마에 빠져 있다. 23일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북한인권결의안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10일엔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유엔인권이사회에서 각국 정부 대표들과 대화를 갖고, 11일엔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북한인권보고서 설명도 예정돼 있다. 어떤 형태로든 한국도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어정쩡한 상태이다. 2월 9일 취임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업무 숙지가 안 됐다”며 지난달 24일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인권회의에 불참했다. 외교관 출신으로 인권외교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답지 않다. 장관 대신 연설한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납북자 7명, 국군포로 문제는 물론 유엔마저 우려를 밝힌 북한군의 해수부 공무원 사살 만행 문제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국제사회에서 인권문제 침묵은 묵인 혹은 동조로 읽힐 수 있다.

최종문 2차관은 외려 “북한인권에 대한 우려로 인해 북한 인도주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방해돼서는 안 된다”는 궤변을 내놓았다. 북한 정권의 반인권적 범죄 행위와 북한 주민들의 기아 등 인도주의적인 어려움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주도하는 경제제재를 우회해 북한을 지원하려는 문재인정부의 속내가 훤히 보인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북한의 지독한 인권 기록과 폐쇄된 국가 내 인권 존중을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불의와 폭정에 맞서 싸우는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반면,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다음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인권결의안 추진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입장은 최종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9년부터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2019년부터는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핑계로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그 어떤 명분으로든 부끄러운 일이다.

이때부터 한국은 인권탄압국 북한을 두둔하는 ‘심기 경호원’ ‘대변인’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최형두 의원은 이에 대해 “‘인권 대통령’의 ‘인권 존중 정부’가 어찌 북한 동포들의 인권에 대해서만은 이다지도 야박한가? ‘북한 인권’이 아니라 ‘북한 권력’이 먼저인 문재인정부인가?” 하고 따져 물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은 북한 당국에 의해 살해, 고문, 성폭력 등의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 정치범수용소에서는 고의적 굶주림, 강제노동, 처형, 고문, 성폭행, 처벌에 의해 부과되는 생식권 박탈, 강제낙태 및 영아 살해 등 반인도적 행위들이 자행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탈북민의 인권 증언도 검증해야한다”고 발언했다가 탈북민에게 명예훼손으로 피소됐다.

2일은 국회가 북한인권법을 제정한 지 5주년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사 추천 거부와 정부의 무관심으로 북한인권재단조차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을 근거로 설치한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는 4년째 공식 보고서 발간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도 2017년 9월 임기 만료 후 현재까지 공석이다. 이에 탈북민 출신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은 이날 북한인권재단 이사가 추천되면 통일부 장관이 1개월 내 임명토록 하는 내용의 북한인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이사 5명을 추천했다. 정부와 여당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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