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國運 건 결단’ 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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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025년 남중국해 실효지배 완성’ 목표
英 최고급 군함 상시배치 방침에 美 환영
韓도 ‘전략적 모호성’ 접고 적극 동참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7-29 00:02:02

공기나 물처럼 공짜로 맘껏 누려온 것들이 중국의 패권 추구 속에 위협받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항행의 자유’, 즉 우리처럼 통상으로 먹고사는 나라엔 사활이 걸린 문제다.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야망이 분출하는 가운데 미국에 이어 영국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영국은 “항행의 자유를 주장할 의무”를 내세우며 연말쯤 아시아·태평양 해역에 최대 규모급 군함 2척을 상시 배치할 방침을 밝혔다. 중국 견제, 홍콩의 현실에 대한 경고가 읽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전통 해양강국인 영국이 미국 주도 ‘항행의 자유’를 적극 지지하고 나선 셈이다. 스텔스기 F-35B를 운용한 영국의 최신예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5월 출항해 이동 중이다. 인도·싱가포르를 들른 후 남중국해를 거쳐 9월경 일본 요코스카항에 닿는다. 부산에도 기착해 경항모가 숙원사업인 우리 해군 관계자와 접촉할 모양이다. 방위산업 관련 협의보다 주목할 점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국제역학의 큰 그림이다.

영국의 동진(東進)으로 중국의 국제적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은 한껏 신경이 곤두서 있다. 영미권의 정보동맹이던 ‘화이브 아이즈(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가 군사동맹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항행의 자유 작전’에 동참을 제안 받을 가능성이 있는 우리도 고민이다. 국운을 건 결단의 순간이 될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으론 결코 돌파할 수 없다.

영국의 동남아 군사기지 구축계획 소식도 들린다. 중국은 180년 전 아편전쟁을 새삼 떠올릴 것이다. 미 해군의 막강함과 또 다른 차원에서 영국의 해군력 과시는 뼈아프다. 알코올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였던 산업혁명기 영국에 아편전쟁이란 재산권 손실 및 통상을 거부당한 해프닝에 불과하다면, 중국엔 원한의 기점이다. ‘문명사 흐름에 뒤쳐졌다’는 자성이 별로 없는 게 우리와 비슷하다. 강대국이면서 ‘피해자’ 의식에 갇힌 채 자기중심적 욕망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습관 또한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 심리와 흡사하다.

중국의 행태에 남중국해 주변국들 역시 강하게 반발해왔다. 2016년 국제중재재판소가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으나 달라질 조짐이 없다. ‘2025년 실효지배 완성’을 선언한 중국은 “기원전 2세기 한무제 때부터 개발·이용하기 시작했다”며 남중국해 영유권의 정통성을 주장한다. 2015년 이후 남사군도 내 인공섬 조성과 군사기지 건설로 미·중 군사충돌 가능성마저 불사한 무력시위가 이어져왔다. 시진핑 시대 들어 본격화된 남중국해 갈등은 이제 세계의 상시적·거시적 안보 이슈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제국들이 해체됐고, 이후 식민지들은 동등한 주권의 ‘국민국가’로 거듭났다. 그들을 아우른 게 유엔이다. 이 새로운 세계질서의 기반은 미국의 ‘제해권’과 ‘달러 기축통화제’로 요약된다. 덕분에 20세기 후반 이래 해적 출몰이나 통행료 부담 없는 국제무역이 가능했다. 공해(公海)를 자유롭게 오가며 통상하되 달러로 결재할 것, 그러나 이를 ‘미국의 패권적 신식민체제’라 부르는 사람들은 그 최대 수혜국 대한민국의 역사를 적폐로 여긴다.

남중국해 상황은 남의 일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 유조선들이 3주나 더 걸리는 먼 해로를 둘러 다녀야 할지 모른다. 그렇다고 미·일 등 자유진영 국가들과 멀어지는 미래는 한층 감당하기 힘들다. 이게 현실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최소한 이 방면의 절체절명을 깊이 인식하고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대선 후보를 알아볼 유권자의 안목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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