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오르면 신용대출 금리 빠르게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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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저금리 의존 투자자 위험·부채 관리해야”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09 14:58:43

▲ 한국은행이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리 정상화가 시작되면 신용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실물경기 회복에 비례해 장기간 지속된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상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도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리 정상화가 시작되면 신용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금리 정상화에 대비한 금융소비자 대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실물경기 개선에 부응하고 금융불균형이 누적되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질서 있는 금리 정상화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을 강조하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공식화했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 시점을 ‘연내 적절한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가에서는 빠르면 26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 정상화가 시작될 경우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 차입자가 주택담보대출 차입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신용대출은 은행채 금리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코픽스 금리를 대출 기준금리로 주로 사용하는데 은행채 금리가 코픽스 금리보다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식시장 신규투자자 비중은 2019년 9.3%에서 2020년 32.8%로 급증했다. 특히 절반 이상인 53.5%(160만명)이 30대 이하로 나타나 젊은 층의 신규 주식 투자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6월 펴낸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 신용대출은 은행을 중심으로 15.2% 늘면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고신용자 대출이 21.2% 증가했는데 이 중 상당부분이 주택, 주식 등 자산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임 연구위원은 “저금리에 의존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해 펀더멘탈과 무관한 자산가격 상승 기대로 시장에 진입했던 신규 투자자의 경우 투자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신용 차주들은 상환능력이 양호하더라도 금리 정상화 경로와 강도 등에 대해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자산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에 주의해야한다”고 경고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최근 금리 정상화에 대비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금리리스크 회피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금리상승폭을 제한하는 특약을 추가하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이나 가산금리를 부담하고 10년간 금리상승폭을 2%p 수준으로 제한해 이자 납부액이 월상환액을 넘지 않도록 하는 ‘월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등이다.

다만 향후 금리 상승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으면 금리 위험 회피 혜택보다 가산금리 부담이 더 클 수 있으므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출 상품을 선택해야한다고 임 연구위원은 당부했다.

그는 “최근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혼란을 초래할만한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은 없을 것이다”라면서 “저금리에 의존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도모했던 소비자는 투자위험관리와 이자부담 확대에 따른 부채관리에 집중해야할 시점이다”라고 판단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