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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지난해 4월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법(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당장 오는 2016년부터 300인 이상 전 사업장에서 60세 정년 의무화가 일제히 시행되며, 1년 뒤인 2017년부터는 300인 이하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된다. 연공급(호봉제) 임금 체계에서 60년 정년연장제가 실시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또한 기업의 정년이 55세에서 60세로 늦춰지면 정년연장 후 5년간 퇴직자가 발생하지 않게 되므로 예전 수준의 신규 채용을 지속하기 어려워져 청년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정년연장으로 인한 막대한 기업 부담과 신규 채용 기피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임금피크제를 꼽고 있다. 또 2016년 전 퇴직해 정년연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른바 ‘낀 세대’를 위한 대책 마련도 필요한 형편이다. 한편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지난 3월부터 정년연장과 함께 56세부터 매년 임금의 10%씩을 깎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다른 기업들도 이런 방식의 정년 연장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임크피크제 등의 임금체계 조정이 선행된다면 60세 정년 의무화제도가 노사 갈등 없이 잘 수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카이데일리가 대한상의에서 발표한 ‘정년 60세 의무화에 따른 기업애로 및 정책과제’ 자료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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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016년부터 300인 이상 기업의 정년60세가 시행되고 2017부터는 전 사업장으로 확대되지만 기업들은 크게 증가하는 인건비 부담 폭탄에 거의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대부분 ‘임금피크제’를 대안으로 꼽았지만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은 여전히 소수에 그쳤다. 사진은 대한상의 전경. ⓒ스카이데일리
상당수 기업들이 2016년 정년 60세 의무화법 실시에 따라 인건비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으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3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정년 60세 의무화에 따른 기업애로 및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72.6%가 ‘정년 60세 의무화로 인한 인건비 부담 완화를 위해 임금피크제가 도입돼야한다’고 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반해 ‘임금피크제 도입 필요없다’고 답한 기업은 27.4%에 그쳤다.
‘현행 임금 체제를 조정하지 않고,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면 향후 인건비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67.3%에 달했다. 반면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32.7%로 조사됐다.
▲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대한상의는 “국내기업 상당수가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 증가하는 연공급적 임금체계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금체제 개편이 없는 정년연장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며 “정년 60세 의무화 이전에 현 임금체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종업원 100인 이상 기업의 71.9%가 대표적 연공급인 호봉급을 유지했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2012년 기준 100인 이상 기업의 16.3%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연공급적 체계에서는 일반적으로 50대 이상이 되면 임금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명예퇴직을 권고 받는 등 중장년의 고용안정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직무급 등 임금과 생산성을 일치시키는 임금체제 도입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우선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중장년층의 고용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금체계 개편에 따른 노사간 갈등 불씨 없애야
▲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스카이데일리
그러나 임금피크제 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제한을 두어 임금피크제 도입시 근로자 과반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기업은 근로자의 동의를 받는 것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임금피크제 도입시 노조나 근로자의 반응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반대할 것’(43.2%)이라고 답해 향후 임금체제 개편시 상당수 사업장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수용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56.8%였다.
대한상의는 “현재 노조나 근로자의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취업규칙 변경요건을 ‘성실한 협의’로 완화해 임금체계 개편에 따른 갈등의 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임금조정 없는 60세 의무화는 청년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년 60세 의무화가 신입직원 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절반이 넘는 기업이 ‘신규채용이 감소할 것’(56.5%)이라고 답했다. 반면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43.5%로 집계돼, 임금체계 개편 등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청년과 중장년들의 일자리 경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들은 청년과 중장년층 일자리의 조화를 위해 선행돼야 할 것으로 ‘고령근로자 적합직무 개발’(28.4%), ‘직무급 또는 성과급으로 임금체계 변경’(25.7%), ‘고령근로자의 생산성 및 직무능력 향상’(25.4%), ‘임금피크제 도입’(20.5%) 등을 차례로 꼽았다.
정년연장 혜택 못 받는 ‘낀 세대’위한 대책 마련 필요
한편 상당수의 기업들은 정년 60세 의무화 이전에 미리 정년을 연장하거나 2016년 전 퇴직해 정년연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른바 ‘낀 세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스카이데일리
정년 60세 연장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미 정년이 60세 이상’이라는 기업은 36.0%였다. ‘법 시행전 60세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는 기업은 11.2%, ‘정년 60세 의무화법 통과 이후 새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했다는 기업은 4.0%다. 절반 이상의 기업이 의무화법 시행전에 정년 60세 이상 규정을 도입했거나 도입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년 60세 의무화 시행에 맞춰 도입하겠다는 기업은 48.8%였다.
또한 정년 60세 미만 기업 10곳 중 3곳은 ‘낀 세대를 계약직 등으로 이미 재고용’(3.6%)하거나 ‘낀 세대를 계약직 등으로 재고용할 계획’(16.9%), ‘낀 세대 정년을 60세로 연장할 계획’(7.7%) 등 ‘낀 세대’를 위해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낀 세대 보호 계획 없음’이라고 답한 기업은 71.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정년 60세가 의무화될 경우 비교적 잘 준수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년 60세 의무화가 실질적으로 지켜질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미 정년 60세 이상이고 잘 지켜진다’(35.0%), ‘정년 60세 의무화되면 잘 지켜질 것’(32.0%), ‘임금체계 조정 수반되면 잘 지켜질 것’(25.4%) 등 순으로 나타나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이미 정년 60세 이상이지만 정년퇴직 많지 않다’(1.0%), ‘정년 60세 의무화돼도 정년퇴직자 많지 않을 것’(6.6%)이라는 부정적 전망은 소수에 그쳤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저출산·고령화시대에 정년 연장은 필요한 면이 있지만 지난해 정년 60세를 의무화하면서 임금체계 개편을 연계하지 않아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게 됐다”며 “정년 60세가 실질적으로 지켜지고 중장년의 고용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사가 지금부터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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