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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오르간(Organ)’은 그리스어 오르가논(organon, όργανον)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기구’, ‘연장’, ‘조직’ 등 다양한 뜻을 가진 ‘오르가논’이란 말을 여러 분야에서 두루 사용했다. ‘오르간(organ)’이라는 단어는 오늘날에도 사전을 찾아보면 ‘사람의 장기’, ‘인체의 기관’, ‘단체나 조직의 기관’ 등의 여러 가지 뜻을 갖고 있다. 악기의 한 종류인 ‘오르간’은 건반을 통해 바람을 제어해 파이프를 울려 소리를 내기까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매우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작동한다. 과거부터 관련학계에서는 오르간의 이름이 이러한 특징에서 유례했다는 주장이 높은 설득력을 얻어왔다. 르네상스 시대의 작곡가 겸 음악학자로 당시의 악기들에 관한 논문을 쓴 미하엘 프레토리우스(Michael Praetorius)는 오르간을 ‘모든 악기의 총합체’라고 말했다. 또 18세기의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는 1777년 10월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내 귀와 눈에는 악기 중의 왕’이라며 오르간이라는 악기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높은 가치를 지닌 악기 오르간을 연주하며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앙상블 오르투스’는 3명의 오르가니스트가 모여 만든 팀이다. ‘앙상블 오르투스’는 종교성이 짙어 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포기한 것처럼 보여져 왔던 오르간의 모습이 안타까워 먼저 나서 직접 사람들을 찾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앙상블 오르투스를 만나 대중들과 마주한 오르간의 깊은 매력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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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투스’는 기존의 클래식 공연 형식에서 벗어나 항상 독주악기로 사용돼 오던 오르간의 편견을 깨고 싶다는 일념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 왼쪽부터 구상길, 김현정, 박은혜, 김강 < 사진=앙상블 오르투스>
‘앙상블 오르투스(ENSEMBLE ORTUS)’는 올해 초 뜻을 모은 오르가니스트 4명이 모여 결성한 팀이다. ‘시작’과 ‘빛’을 뜻하는 라틴어인 ‘오르투스’에서 팀 이름을 따왔다.
‘오르투스’는 독주악기로만 사용돼 오던 오르간의 편견을 깨고 싶다는 일념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기존의 클래식 공연 형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환이기도 했다.
박은혜, 김강, 김현정, 구상길 등 ‘오르투스’의 구성원 4명은 모두 현역에서 활동 중인 오르가니스트 들이다. 그 중 리더인 박은혜 교수는 연세대학교와 뮌헨국립음대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는 명지대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오르투스의 리더 박은혜 교수는 “오르간이 세상과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팀을 2년전부터 구상해 왔다”며 “오르투스는 종교악기라는 오르간의 선입견을 깨고 음악적이며 시각적인 다양한 시도의 연주회를 통해 관객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음역대 소화하는 악기 중의 왕 ‘오르간’
▲ 오르투스는 마치 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 오르간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는 오르투스의 창설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박 교수에 따르면 오르간은 성당이나 교회 벽면을 위엄 있는 모습으로 차지하고 있어 그 생김새에 걸맞은 웅장한 울림으로 청중들과 다른 악기들을 압도하는 악기다.
오르간은 음역대가 가장 낮은 소리부터 가장 높은 소리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소리 낼 수 있어 ‘악기 중의 왕’이라고 불리기까지 한다. 또 오르간은 양손뿐만 아니라 발까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비교적 다루기 힘든 악기에 속한다.
오르투스는 오르간 한 대에서 한명이 연주하던 기존의 방식을 깨고 4대의 오르간으로 4명이 각각 연주하기도 한다. 또 한 대의 오르간으로 두명 또는 4명이 연주하는 방식을 선보인다. 릴레이식의 연주와 한국 무용, 연극적 요소를 추가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아울러 추구한다. 모두 기존 오르간의 편견을 깨고자 하는 시도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오르간’‘이라는 악기는 비교적 종교적 색채가 짙어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적다. 오르투스도 마치 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 오르간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는 오르투스의 창설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 오르투스는 관객과 오르간의 더욱 다양한 만남을 유도 할 계획이다.
‘밖으로 나온 오르간’ 공연 통해 관객과 잦은 만남
▲ ‘오르간과 관객의 만남’이라는 취지의 일환으로 오르투스는 오는 22일 ‘밖으로 나온 오르간’이라는 타이틀의 공연을 개최한다. 공연에서 오르투스는 오르간이 가진 심포닉한 면을 극대화 시켜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전자 오르간을 연주해 낸다는 계획이다. ⓒ스카이데일리
‘오르간과 관객의 만남’이라는 당초 계획의 일환으로 우선 오르투스는 오는 22일 ‘밖으로 나온 오르간’이라는 제목의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오르투스의 창단 첫 공연인 만큼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다.
공연에서 오르투스는 오르간이 가진 심포닉한 면을 극대화 시켜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전자 오르간을 연주, 완전한 오케스트라를 재현한다는 방침이다.
비발디의 사계 중 봄과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곡 요정의 춤,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바하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 또 공연에는 한국무용과 KBS국악관현악단의 대금 박상은, 연세대 교수 신동일, 바이올린 유효정 등이 찬조출연해 앙상블 오르투스와 호흡을 맞춘다
박은혜 교수는 “벽에 붙어 있던 오르간과 나의 싸움에서 이제는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에 분투하게 돼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며 공연 전 설레는 감정을 드러내 보였다.
오르투스의 멤버인 김현정 씨는 “항상 혼자 연주하다가 4명이 함께 연주하게 돼 즐겁고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멤버인 구상길 씨는 “서로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이 기존의 혼자 연주하던 것과 크게 달라 어렵지만 서로의 소리를 듣고 맞춰가는 점이 흥미롭다”며 말했다.
리더 박은혜 교수, 후계 양성 갖은 노력
▲ 박은혜 교수는 “오르간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벽지의 교회에 오르간 악기를 전달해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앙상블 오르투스’ 리더 박은혜 오르가니스트 ⓒ스카이데일리
박은혜 교수는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 오르간 연주하는 법을 올리는 작업을 하던 중 오르간에 대해 궁금해 하고 연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카페의 피드백을 통해 알았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박 교수는 4년전부터 인터넷 카페를 통해 경제적으로 힘든 각 지방의 고등학생들을 1년에 1~2명씩 가르치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오르간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벽지의 교회에 오르간 악기를 전달해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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