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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은 지난해 기준 재계순위(공기업 제외) 40위에 올라 있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중 한 곳이다. 태광그룹은 창업주인 고 이임용 회장이 1954년 설립한 태광산업사가 모태다. 아크릴을 생산하던 태광산업은 경제개발과 수출에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렸던 60~70년대 들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당시 아크릴이 양모 대체품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수요가 증가한데다 경쟁업체 마저 적었던 상황이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태광산업은 특히 섬유호황기로 불렸던 70년대에 내놓는 제품마다 시장의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최대의 섬유업체로 성장했다. 창업주 고 이임용 회장은 섬유산업으로 벌어들인 자금을 이용해 동양합섬, 고려상호신용금고, 흥국생명, 대한화섬, 천일사 등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움과 동시에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이후 1996년 고 이임용 회장이 세상을 떠났고, 장남인 고 이식진 회장과 삼남인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차남 고 이영진 씨는 일찌감치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이식진 회장은 경영일선에 등장한 지 약 8년 후인 2003년 사망했다. 이로 인해 이호진 전 회장이 그룹의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경영일선에 나선 이 회장은 가장 먼저 사업다각화에 열을 올렸다. 막강한 현금동원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인수합병에 나서 뉴미디어와 정보기술(IT), 금융업종 등에 진출했다. 특히 이 시기 설립한 종합유선방송(MSO) 사업체인 ‘티브로드’는 지역케이블TV 20개를 거느린 명실상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성장했다. 티브로드의 선전에 힘입어 뉴미디어 사업은 섬유, 금융과 더불어 태광그룹의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이호진 전 회장은 사업다각화 성공하며 그 능력을 높게 인정받았다. 그러나 2010년 태광그룹은 각종 구설수에 오르며 검찰과 국세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결국 2011년 1월 이호진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이호진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 6월과 벌금 20억원을, 2심에서도 같은 판결을 받았다. 이 회장은 다시 한 번 상고했고, 현재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간질환을 이유로 보석허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현재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현재 태광그룹의 경영 일선에선 물러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태광그룹의 지배구조에 약간의 변화가 있어 재계와 증권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배구조의 변화는 태광그룹 3세들과 연관 있는 계열사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져 “총수 부재 속 후계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선대 회장의 장남과 현 회장의 장남 사이에 지분 경쟁 가능성을 예측하는 주장도 나와 관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태광그룹의 지배구조의 변화와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 최근의 움직임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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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이후 오너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태광그룹은 최근 지배구조에 변화를 보여 재계와 증권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창업주 3세가 주축이 된 계열사들이 변화를 보여 경영권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태광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태광산업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태광그룹 총수 이호진 전 회장, 횡령·배임 혐의 구속
서울인베스트는 지난 2010년 10월 13일 태광산업의 소액주주를 대표해 태광그룹의 3대 편법상속·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이호진 전 회장이 아들인 현준 씨가 대주주에 올라 있는 비상장 기업에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이전해 그룹 전체를 소유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재편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박 대표의 폭로 후 검찰은 곧바로 태광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오용일 태광그룹 부회장 소환조사를 시작으로 이호진 전 회장 개인 사무실 및 자태 압수수색, 태광그룹 주요 계열사 압수수색, 이호진 전 회장 소환 조사 등이 이뤄졌다.
약 111일간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한 검찰은 2011년 1월 31일 “이호진 전 회장을 1700억원대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 자료:보도종합 ⓒ스카이데일리
당시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무자료 거래와 회계 부정처리, 제품 빼돌리기, 임금 허위 지급, 직원 피복비 착복 등 수법으로 회삿돈 536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또 계열사가 보유한 한국도서보급 주식과 골프연습장을 오너 일가가 헐값에 매입했고, 본인 소유의 골프장 건설업체에 무담보 대출을 실시해 회사에 총 1175억원 가량의 손해를 떠넘긴 사실도 드러났다.
이 전 회장은 임직원 명의로 된 본인 소유 차명계좌 7000여개를 이용해 비자금 4400억여원을 관리해 온 정황도 포착됐다. 또 국내 가입자 수 1위의 유선방송 업체 ‘티브로드’를 운영하며 CJ미디어에 ‘채널 배정 청탁’을 들어주고, 그 대가로 주식 186만주를 받아 25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사실도 밝혀졌다.
이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회장은 1년 후인 지난 2012년 2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6개월,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회장은 항소했고, 선거공판을 앞두고 그룹 내 직책을 모두 내려놓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열린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판결을 받았다. 현재 이 전 회장은 다시 한번 상고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은 2012년 6월 간질환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현재는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리스크 몸살 주력계열사 실적 부진 이어져
▲ 최근 태광그룹의 지배구조에 약간의 변화가 나타면서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의 변화는 과거 태광그룹을 수사하는 데 결정적 제보 내용으로 한 차례 거론됐던 비상장 계열사가 주체라는 점에서 시선이 쏠린다. 사진은 흥국생명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태광그룹은 지난 2011년 이후 오너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오너리스크의 몸살을 앓는 대표적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력계열사의 실적악화로 까지 이어져 주변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광그룹은 △섬유·석유화학(태광산업·대한화섬) △금융(흥국생명보험·흥국화재보험) △방송통신(티브로드홀딩스) 부문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이들 사업을 영위하는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합계는 △2011년 매출액 약 15조1551억원, 영업이익 약 6974억원, 당기순이익 약 6671억원 △2012년 매출액 약 16조7051억원, 영업이익 약 5733억원, 당기순이익 약 4848억원 △2013년 매출액 약 13조3451억원, 영업이익 약 4296억원, 당기순이익 약 2706억원 등이다. 2011년에 비해 지난해 매출액은 약 11.9%, 영업이익은 약 38.4%, 당기순이익은 약 59.4% 감소한 셈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실적은 태광산업(연결), 대한화섬(개별), 흥국생명(연결), 흥국화재(연결), 티브로드홀딩스(연결)을 합산한 수치며, 이들 중 3월결산인 흥국생명 및 흥국화재는 2011년 3월부터 2013년 12월까지의 실적을 더했다.
태광그룹, 3세 중심의 지배구조 변화 ‘꿈틀’ 촉각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태광그룹의 지배구조에 약간의 변화가 있어 재계와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배구조의 변화는 과거 태광그룹을 수사하는 데 결정적 제보 내용으로 한 차례 거론됐던 비상장 계열사가 주체이기 때문에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0일 한국도서보급은 이호진 전 회장으로부터 흥국생명보험의 주식 39만5147주(2.91%)을 매입했다. 거래는 장외거래로 이뤄졌고, 총 매입가는 266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식을 매입한 한국도서보급의 지난해 말 기준 지분구조는 이호진 전 회장이 51%, 아들인 이현준 씨가 49%를 각각 보유해 부자가 100%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지배구조 때문에 한국도서보급은 과거부터 줄곧 오너 개인 회사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들어왔다고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한국도서보급은 도서 상품권 및 기타 상품권 발행, 보급에 관한 서비스, 인쇄업, 인터넷 빌링서비스, 금융서비스업 등을 주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의 변화는 태광그룹 3세들과 연관 있는 계열사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져 “총수 부재 속 후계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적지 않다. 또 일각에서는 “타계한 전 회장의 장남과 현 회장의 장남 사이에 지배력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와 재계에서는 이번 지분 거래를 ‘이현준 씨를 염두한 경영 승계 과정’으로 보는 견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해 간접적인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의 지배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한 것이다.
이호진 전 회장 부자, 주력사 태광산업 지배력 강화
▲ 이호진 전 회장 부자가 개인회사를 적극 활용하는 배경에 대해 간접적인 지배력을 올리는 효과와 동시에 이 전 회장의 적장자 조카 이원준 씨를 의식한 움직임이란 시각도 있어 주목된다.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이번 거래 전까지 이 씨는 티시스와 한국도서보급을 통해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이 씨가 지분의 44.62%를 보유한 티시스는 태광산업의 지분 11.22%, 대한화섬의 지분 4.2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5년 9월 설립된 티시스(구·동림관광개발)는 골프장 운영 등의 종합체육시설업 및 음식점업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해 왔으나 지난해 5월 31일자로 (주)티시스 및 (주)티알엠을 합병해 IT사업 및 부동산관리사업을 추가로 영위하고 있다.
합병 후 회사의 사명은 동림관광개발(주)에서 현재의 상호인 (주)티시스로 변경됐다. 합병율은 동림관광개발, 티시스, 티알엠이 각각 1.0000000, 2.1431892, 4.3366461 등이었다. 티시스는 합병과 관련해 “기업집단 내 계열사 수 축소 및 역량 집중화로 경영효율성 제고”라고 밝혔다.
하지만 합병 전 티알엠의 지분은 이호진 전 회장 51.02%, 이현진씨 48.98%를 각각 보유해 이들 부자가 100%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현 티시스의 지분은 이호진 전 회장 부자가 그룹의 주력사인 태광산업 지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는 재계의 평가가 뒤따랐다. 태광산업에 대한 이호진 전 회장의 지분 15.14%와 티시스의 지분을 합치면 26.36%에 달하기 때문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한국도서보급도 대한화섬의 지분 17.74%, 흥국생명보험의 지분 2.91%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폭이지만 지난해 7월 발생한 거래로 인해 이 씨는 금융계열사에 대해서도 간접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또한 이 회장 부자가 개인회사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의 조카 이원준 씨를 의식한 움직임이란 시각이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은 지난 2003년 창업주의 장남 이식진 부회장이 별세하면서 그룹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당시 재계에서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태광그룹의 가풍으로 미뤄볼 때, 이 회장 다음은 지분을 상속받은 고 이식진 전 부회장의 장남 이원준 씨가 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실제로 이원준 씨는 지난해 말 기준 태광산업 지분 7.49%, 흥국생명보험 지분 14.6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이 씨가 그룹 내 주력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평가 받는 배경이다.
재계의 한 중역은 “현재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미비한 수준이지만 이 전 회장의 아들인 이현준 씨가 금융계열사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지분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태광그룹 3세들간의 지분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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