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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금융투자업계와 재벌닷컴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재벌기업 2곳 중 1곳은 재산상속이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혈족간의 분쟁이 발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 기준 재계 서열 40위내에 있는 그룹이다. 재벌 혈족 간 분쟁은 특히 형제지간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1위의 기업인 삼성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소송을 불사하는 공방을 벌였고, 롯데그룹의 창업주 신격호 회장과 그의 동생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은 ‘라면’사업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두산그룹은 고 박두병 초대회장의 아들들간에 분쟁이 발생해 차남인 고 박용오 전 회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금호그룹도 형제간 이전투구로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재벌그룹 중 하나다. 지난 2009년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형제간의 이견차가 발생하면서 발발한 ‘금호가(家) 형제의 난’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검찰고발까지 서슴치 않는 진흙탕 싸움으로 창업주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최근에는 박찬구 회장이 운전기사를 몰래 사무실에 잠입시켜 정보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나돌아 ‘치졸한 싸움을 거듭하고 있다’는 강도 높은 비난여론이 쏟아졌다. 현재 금호가 형제의 싸움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그러다 여전히 두 형제간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언제 다시 싸우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게 여론의 평판일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동생 박찬구 회장의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론의 비난마저 개의치 않는 모습에 일각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고 해석하는 견해가 적지 않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당기순손실로 적자 상태에서도 무리한 배당잔치를 벌였을 뿐만 아니라 박찬구 회장은 화학업계 최고의 고연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동생이 형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나까지 넘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제3자가 보면 알짜 아시아나항공을 탐내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인수할 실탄을 무리하게 마련하는 듯한 행보는 마치 위기에 빠진 형에게 정조준한 채 실탄을 장전하는 모습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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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몇 년간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진흙탕 싸움을 벌여 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최근 적자를 기록한 회사에서 40억원이 넘는 고액의 연봉을 받고 배당잔치까지 한 사실이 재계에 알려지면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은 금호석유화학 본사 ⓒ스카이데일리
박찬구 회장, 적자 기록하고도 ‘통 큰 배당잔치’ 비난 확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지난 몇 년 동안 형제간 이전투구를 벌여 여론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이런 박 회장이 또 다시 새로운 논란에 휩싸여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박 회장을 ‘재계의 트러블 메이커’라는 조소 섞인 표현으로 대신 부를 정도로 평판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박 회장을 둘러싼 논란은 금호석유화학(이하·금호석화)이 지난해 실시한 이른바 ‘통 큰 배당’에서 불거졌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금호석화는 배당금 명목으로 약 420억원(주당 1500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같은 기간 오너 일가 지분율은 총 24.19%에 달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3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주주별로는 박찬구 회장이 6.67%(203만964주), 박 회장의 아들 박준경 상무보가 7.17%(218만3120주), 박 회장의 딸인 박주형 씨는 0.36%(12만9758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보가 지분 10%(304만6782주)를 보유했다. 단일주주 중에는 가장 높은 지분율이다. 박 상무보는 박 회장의 형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지분보유 기준 지난해 오너 일가가 챙긴 배당금은 총 110억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개인별로 살펴보면 박찬구 회장 30억4645만원, 박준경 상무보 32억7468만원, 박주형 씨 1억6254만원, 박철완 상무보 45억7017만원 등으로 각각 계산됐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오너 일가가 적지 않은 배당금을 챙기기는 했지만 단순히 배당금 액수만으로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 여론의 반응이기는 하다.
문제는 ‘금호석화의 실적 악화’라는 배경에서 비난여론이 불거졌다. 금호석화가 지난해 막대한 손실액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상황에서 오너 일가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머니 채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금호석화(개별)는 매출액 4조1932억원, 영업이익 1605억원을 기록하고도 3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금호석화는 앞서 2012년에는 순이익 961억원, 주당순이익 3615원 등을 각각 올렸다. 그 당시에는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정상적인 배당 구조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주당 1433원의 손실을 기록하고도 배당금을 지급해 ‘비정상적 배당’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이에 대해 자신을 ‘금호석화의 소액투자자’라고 소개한 P씨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 배당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박찬구 회장은 이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위해 무리한 자금매집” 업계 여론에 무게감
▲ 박찬구 회장이 고배당·고연봉의 무리한 행보를 보이는 데는 금호가(家) 형제간 분쟁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염두한 행보라는 해석이 재계와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K증권 소속 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현재 증권가에서는 박찬구 회장이 ‘여론의 비난이 불 보듯 뻔 한 가운데 무리수 행보’를 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소식통들은 “현재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기는 하지만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형제 간 분쟁을 준비하기 위한 목적 아니겠느냐”는 주장을 제기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계열사이자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배력 확보가 ‘금호家 형제 분쟁’의 핵심 사안인 만큼 ‘지배력 확보에 필요한 자금 매집을 위해 무리한 행보를 걷고 있다’는 해석에 공감표가 몰린 것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지분구조는 금호산업이 30.08%, 금호석유화학이 12.61%로 아직은 금호산업의 지분율이 현저히 높은 상황이다. 금액가치로 따져 보면 금호산업이 금호석화에 비해 약 1575억원 가량(23일 종가 기준)의 주식을 더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지배구조는 바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두 기업이 서로 지분 매입 경쟁에 돌입할 경우 승패는 가진 돈이 얼마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보유 현금은 금호석화가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금호석화의 연결 이익잉여금은 무려 1조304억원에 달한 반면 금호산업은 결손금 108억원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여기에다 박 회장이 그동안 배당금 및 연봉으로 받은 자금이 더해진다면 박삼구 회장도 ‘금호家 형제 전쟁’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의 소유권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여론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무리한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업계의 여론들은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마치 기정사실화 된 것처럼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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