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전주 
)
한라그룹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동생 고 정인영 회장이 설립한 기업집단이다. 그룹은 크게 건설업을 영위하는 한라 계열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만도 계열로 양분돼 있다. 그룹은 지난 IMF 외환위기 당시 부도를 맞는 위기를 겪었다. 자구 노력 끝에 재기에 성공했고 현재는 정인영 회장의 차남인 정몽원 회장이 한라와 만도의 회장직을 겸임하면서 그룹 회장에 올라있다. 올 1분기 기준 정 회장은 한라 주식 23.58%, 만도 주식 7.71%를 보유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라비빌디, 시그마 등 아파트·오피스텔 브랜드를 보유한 한라는 최근 몇 년간 건설업계의 불황으로 실적악화의 국면을 맞았다. 지난 2년간 영업손실은 각각 2022억원, 2507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390억원, 4281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만도의 실적은 우수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59억원, 3130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1621억원, 1777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한라의 재정이 악화되자 만도의 자금이 한라마이스터를 통해 한라로 흘러들어갔다. 약 3385억원이 자금이 순환출자구조를 통해 지원된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다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 한라그룹은 지주사체제를 선언했다. 지난 28일 만도 이사회는 회사를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지주사 한라홀딩스를 만들고 한라그룹을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겠다는 포석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지주사 설립으로 만도에서 한라로 이어지는 순환구조는 끊기지만 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또 다른 순환구조가 생성된다. 한라그룹은 이를 풀 묘안이 필요한 상태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도의 인적분할로 인한 한라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분석했다. 
|
▲ 한라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지난 28일 만도는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지주사 한라홀딩스와 사업회사 만도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재계 전문가들은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한라홀딩스에 대한 한라 주식 처분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한라그룹 본사가 위치한 송파구 신천동의 시그마타워. ⓒ스카이데일리
한라그룹이 지주사를 설립하면서 부실계열사에 대한 순환고리를 끊을 전망이다.
그동안 한라그룹은 건설계열사인 주식회사 한라를 순환출자고리를 통해 지원해왔다. 주식회사 한라는 최근 몇 년간 실적부진으로 재정악화를 겪어왔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우량계열사인 만도의 지원금이 흘러들어간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많았다. 한라는 올 1분기 실적이 흑자전환하면서 회생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 또한 좋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한라그룹이 만도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만도, 지주사와 사업사로 분할되고 자회사도 나눠
지난 28일 주식회사 만도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지주회사 한라홀딩스와 사업회사 만도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체주주 66%가 참석했고 이 가운데 77%가 찬성해 안건이 가결됐다.
예정일은 오는 9월 1일이며 자산분할비율은 한라홀딩스와 만도가 0.4782대 0.5217이다. 절차가 끝나면 기존 만도 주주들은 한라홀딩스 주식 0.48주, 만도 주식 0.52주씩 각각 보유하게 된다. 사업회사 만도는 10월 6일 재상장하며 주식은 8월 28일부터 10월 5일까지 거래정지된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3월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만도의 분할로 한라그룹은 지주회사 중심으로 지배구조로 재편될 전망이다. 올 1분기 기준 한라그룹은 만도, 한라, 한라마이스터 등 국내법인 21개와 해외법인 42개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한라그룹의 지배구조는 한라→만도→한라마이스터→한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다. 한라는 만도 주식 17.29%를 보유했다. 만도는 한라마이스터의 주식 100%를 보유해 마이스터는 만도의 자회사다. 마이스터는 한라 주식 15.86%를 보유했다. 정몽원 만도 회장 겸 한라 회장은 한라 주식 23.58%, 만도 주식 7.71%를 보유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건설회사 한라의 실적은 최근 몇 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2010년 영업이익 1158억원, 당기순이익 2646억원을 시현하던 한라는 이듬해 2011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481억원, 133억원으로 급락했다. 2012년부터는 실적이 적자로 전환됐다. 2012~2013년 사이 영업손실은 각각 2022억원, 2507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390억원, 4281억원이다.
자동차 부품 회사 만도는 실적이 양호한 편이다. 올 1분기 기준 매출액 1조4219억원, 영업이익 852억원, 당기순이익 637억원을 시현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만도는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왔다.
2010~2013년 사이 매출액은 3조6396억원, 4조5601억원, 5조593억원, 5조6338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26억원, 3004억원, 2559억원, 3130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2055억원, 2251억원, 1621억원, 1777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7월28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한라의 재정이 악화되자 지난해 한라그룹은 주요 계열사간 주식매입을 통해 한라에 대한 재정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4월16일 한라는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이를 한라마이스터가 약 3385억원에 사들였다. 한라가 유상증자를 실시한 날, 한라마이스터 역시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발행한 신규 주식은 만도가 3786억원에 모두 매입했다.
결국 만도의 자금이 재정악화에 빠진 한라로 흘러들어간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 자금 돌려막기를 보고 있자니 과거 IMF 당시 한라그룹의 부도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만도가 한라에 대한 부당지원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한라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한라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수사를 받았고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신규구조 생성, 만도 빠져도 순환구조 여전해 해법 필요
지난 28일 만도가 지주사 설립을 선언해 만도와 한라의 지원구조가 끊길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기준 만도의 자회사는 총 여섯 개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의하면 여섯 개 자회사 중 한라마이스터,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한라스택폴 등은 지주사 한라홀딩스의 자회사가 된다. 만도브로제, 만도차이나홀딩스, 만도신소재는 사업회사 만도의 자회사가 된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3월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한라마이스터가 한라홀딩스의 자회사가 되면서 만도→한라마이스터→한라로 이어지는 구조는 끊어진다. 대신 한라→한라홀딩스→한라미아스터의 구조가 생기고 만도의 자금이 한라로 이어질 줄이 없어진다.
신규 구조에서 만도가 빠지긴 했어도 여전히 순환출자구조는 남는다. 한라→한라홀딩스→한라마이스터→한라로 생성된 이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한라그룹의 묘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한라홀딩스가 그룹 지주회사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계열사 지분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인적분할에 대해 신사현 만도 부회장은 주총에서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해 부실 계열사 지원을 차단하겠다”며 “이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고 밝혔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3월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한라는 최근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실적은 영업이익이 119억원, 당기순이익 38억원으로 나타났다. 한라 홍보실 관계자는 “원가, 이자비용 등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실적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2분기 실적 역시 흑자로 나올 것이다”고 전했다. 한라는 내일 29일 올 2분기 잠적 영업 실적을 발표한다.
한편 만도 주식 13.59%를 보유해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사업분할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 날 임시 주총에 국민연금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