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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일요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뭉크’와 ‘마돈나’가 올랐다. 이날 방영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 ‘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걸작 중 하나인 ‘마돈나’의 탄생 비화가 소개됐기 때문이다. 방송내용에 따르면 뭉크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이해해주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연인 다그니가 절친이었던 작가 프시비지예프스키와 눈이 맞아 이별을 통보하자 배신감에 사로잡혔다. 뭉크가 다그니와 프시비지예프스키의 결혼 소식을 듣고 다그니를 관능적이고 요염하면서 퇴폐적인 여인으로 묘사해 그린 작품이 바로 ‘마돈나’로 이름 붙여진 3점의 그림이다. 이 ‘마돈나’에 평단은 뜨거운 호평을 보냈고, 뭉크는 최고의 표현주의 화가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이런 사연을 가진 뭉크의 대표작들을 한 자리에 만날 있는 기회가 왔다. 지난 7월 3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뭉크의 국내 최초 기획전시전인 ‘에드바르드 뭉크와 영혼의 시’를 열고 있다. 그간 판화 몇 점이 소개된 적은 있으나 이처럼 대규모로 기획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대표작 ‘절규’의 석판화를 비롯해 유화 ‘생의 춤’, ‘마돈나’, ‘뱀파이어’, ‘키스’ 등 99점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뭉크의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 애호가들의 발걸음이 몰리고 있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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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바르드 뭉크 영혼의 시’전이 열리고 있는 예술의 전당 ⓒ스카이데일리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7월 3일부터 10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에드바르드 뭉크전’에 관람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장마가 끝나고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린 30일 찾은 한가람 미술관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가득했다. 뭉크의 작품들을 보기위해서 폭염을 뚫고 예술의전당으로 향한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특히 관람객 중에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방문한 여성들이 많았다. 길게 늘어선 줄 사이사이에 유모차를 끌고 미술관을 찾은 젊은 주부들도 간간히 찾아 볼 수 있었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아이를 데리고 한가람미술관을 찾은 한 여성 관람객은 “평소 뭉크그림을 좋아했는데 흔치 않은 전시라고 해서 유모차를 끌고 찾아왔다”며 “아이는 아직 어려 잘 모를 수 있으나 오늘만큼은 날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설렌 마음을 드러냈다.
▲ 뭉크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설렘과 기대로 많은 사람들이 예술의 전당으로 발걸음하고 있다. 방학과 겹쳐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뭉크의 작품을 보기위해 인산인해로 변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스카이데일리
“뭉크의 예술에는 실존적 차원이 있다. 이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그의 능력과 특히 회화 및 판화에서 보여지는 표현적이고 형식적인 잠재력과 더불어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혁신적인 실험은 그의 예술에 우리가 지속적으로 매혹되고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이다”라고 언급한 뭉크 미술관 수석큐레이터 존 우베 스타이하우그의 말처럼 전시장 내의 많은 관람객들은 뭉크의 작품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방학을 맞은 자녀들의 손을 잡고 전시장을 방문했다는 친구 사이의 두 여성은 “아이들 교육상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방문하게 됐다”며 “정작 아이들은 시큰둥했지만 우리들은 좋은 그림을 볼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소감을 밝혔다.
예술의전당 관계자에 따르면 초중고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전시장을 찾는 학생 관람객 수가 최근 급증했다. 전시장 내 스태프는 “개장 이후 40~50대 주부관람객이 많았으나 방학이후 초중고생이 늘었다”며 “유명작가인 뭉크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보니 연일 붐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인 동생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한 여대생은 “평소 미술작품을 좋아하고 예술의전당 근처에 살아 자주 오게 된다”며 “특히 이번에 뭉크 전시에 큰 기대를 갖고 왔는데 매우 흡족하다”고 말했다. 또 “목판화이긴 하지만 ‘절규’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뿌듯했다”면서 전시장을 빠져 나갔다.
▲ 뭉크의 대표작 석판화 ‘절규(1895)’ <사진=컬쳐앤아이리더스>
뭉크의 대표작 ‘절규(1895)’…서울에서 8년만의 해외전시
수많은 뭉크의 작품이 전시됐지만 무엇보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아무래도 그의 대표작 ‘절규’다. 신을 잃고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에 지친 현대인들의 불안을 표현한 이 작품은 여러 가지 본으로 제작됐다. 유화, 템페라, 크래용, 파스텔로 그린 것들이 익히 알려진 것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판화로 제작된 본을 감상할 수 있다.
‘절규’들 중 가장 유명한 템페라는 노르웨이 내셔널 갤러리에, 유화와 파스텔은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 각각 소장돼 있다. 크래용 버전의 절규는 2012년 경매사상 최고가인 1억1990만 달러(약 1300억원)에 미국인 개인소장자에게 낙찰돼 뭉크의 인기를 가늠 할 수 있었다.
1994년과 2004년 잇따른 작품 도난 사건 탓에 외부 반출이 금지된 회화를 대신해 이번 전시에 나온 석판화 ‘절규’는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전시 이후 8년만의 해외 나들이를 한 셈이다.
이 밖에도 회화 47점, 판화 44점, 드로잉 4점, 사진 4점 등 총 99점의 작품들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의 한 관계자는 “전시 리스트 작성만도 1년여가 소모될 만큼 신중을 기해 준비했다”며 “전성기 뭉크의 작품들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작품 기획부터 선정까지의 과정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5개의 주제별 섹션…뭉크 전성기 집대성
뭉크는 20세기로 향하는 세기말의 전환점에서 유럽 모더니즘의 선구자였다. 뭉크는 작품을 통해 기존의 회화적 관습과 단절함으로써 동시대 부르주아들과 보수적인 미술 비평가들을 도발했다. 그의 작품을 특정 짓는 요소 중 하나는 에로티시즘, 멜랑콜리, 사랑, 슬픔과 관련된 감정을 시각적으로 밀도 있게 표현해내는 능력이다. 뭉크의 작업은 무엇보다도 극화, 강렬함, 역동성에 집중되는 성향을 지닌다. 이 같은 관점을 담은 뭉크의 작품세계는 크게 5개의 주제로 전시돼있었다.
1섹션인 ‘뭉크 그 자신에 대하여(Munch Himself)’에서는 다양한 그의 자화상과 셀프카메라가 전시돼 있었다. 이 같은 자화상을 통해 뭉크는 대중적인 이미지를 형성했는데 이는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스스로가 어떠한 예술가로 비추어질지 연출하는 그만의 방법이라는 평가다.
▲ 뭉크의 ‘지옥에서의 자화상(1903)’ <사진=컬쳐앤아이리더스>
2번째 섹션에서는 ‘새로운 세상으로(Mordern Breakthrough)’라는 주제로 뭉크가 보헤미안적 철학과 인상주의 회화를 공부하던 당시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니체의 선동적인 철학과 더불어 문학과 시각예술의 퇴폐적이고 상징주의적인 풍토는 1880년대를 이끄는 시대정신의 하나였다. 이 기간 동안 뭉크는 시대상을 화폭으로 옮기는데 인상주의 회화기법을 실험했다고 한다.
▲ 뭉크의 ‘생의 춤(1925)’(上)와 ‘마돈나(1895, 1902)’ (下) <사진=컬쳐앤아이리더스>
3번째 섹션은 유명한 작품들이 모여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삶(Existence)’이라는 주제로 명명된 이곳에 ‘마돈나’, ‘절규’ 그리고 ‘생의 춤’과 같은 뭉크의 1890년대 작업했던 회화 연작들이 모여 있었다. 전시관 내 가장 다수의 대표작이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4, 5섹션에는 각각 ‘생명력(Vitality)’과 ‘밤(The Night)’이라는 주제로 뭉크 후기 작품들과 고독과 어둠 그리고 멜랑콜리가 스며있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마지막 섹션의 대표작인 ‘별이 빛나는 밤’은 쓸쓸함이 묻어나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가직 작품인 동시에 빈센트 반 고흐의 밤하늘과 유사점을 지녀 방문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 뭉크의 ‘별이 빛나는 밤(1922~24)’ <사진=컬쳐앤아이리더스>
이번 전시의 관계자는 “‘영혼의 시(The Mordern Soul)’라는 주제명은 현대적 감성과 뭉크 내면을 견주어 볼 수 있음을 의도한 것이다. 서울(Seoul)과 영혼(Soul)의 발음적 유사성과 함께 현대 서울의 감성과 뭉크의 내면의 진심이 닿길 바라는 의미이며 번역 과정에서 보다 감성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표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기획전은 거장 뭉크의 작품들이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전시장를 주로 찾는 연령대가 아닌 30~50대 여성들의 방문이 많으며 만족도 또한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10월 12일까지 열리며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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