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에 고가아파트 ‘빚 매입’ 유인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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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에 고가아파트 ‘빚 매입’ 유인 통할까
6억 이상 대출액, 6억 이하 보다 평균 6배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4-08-01 14:39:29

지난 7월 30일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당초 여야 모두 15개 의석 중 8개를 목표로 했으나,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강세를 보인 새누리당이 11개 의석을 휩쓸며 원사이드하게 승리했다. 최대격전지로 꼽혔던 서울 동작을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야권단일후보인 노회찬 후보에게 신승을 거뒀으며, 특히 이정현 후보는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돼 보수정당 후보로는 26년 만에 호남 지역에 깃발을 꽂는 이변을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이처럼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기업의 투자 유인 정책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최경환 노믹스’를 꼽고 있다. 유권자들이 ‘정권 심판론’보다는 ‘경제 살리기’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부양은 ‘최경환 노믹스’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에서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는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거래증가를 촉진시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면 내수 또한 풀릴 것이라는 기재부의 의도가 담겨져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114는 기재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서울 소재 6억 초과 고가 아파트들이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최대 2억원에 이르는 등 큰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부동산114의 자료를 바탕으로 LTV·DTI 완화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분석해봤다.

▲ 지난 달 24일 발표한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안의 부동산관련 골자는 단연 LTV와 DTI완화다.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으나 수도권 소재 6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들의 반응은 민감하다. 기존 LTV 50%를 적용받았던 이들이 이달부터 최대 70%까지 적용받아 20%의 상승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달 24일 발표한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안의 부동산관련 골자는 단연 LTV와 DTI 완화다. 아직까지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으나 수도권 소재 6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들의 반응은 민감하다. 기존 50%를 적용받았던 LTV를 이달부터 최대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어 20%의 상승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소재하는 아파트 중 6억원을 초과하는 곳은 전체 11.7%인 42만4526가구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이 33만909가구로 가장 높고 경기 8만5125가구, 인천 8492가구 순이었다.

▲ 자료제공:부동산114 ⓒ스카이데일리

시군구별 통계로는 강남구에 8만137가구로 들어서 있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강남구 전체 아파트 중 81%에 해당한다. 뒤를 이어 송파구 6만2396가구, 서초구 5만7171가구 순으로 강남 3구 일대에 수도권 고가아파트의 절반에 육박하는 47%가 밀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 3구의 지역별 6억원 초과 가구수를 살펴보면 송파구 잠실동 2만5053가구(전체 94.4%), 서초구 반포동 1만6848가구(전체 94.3%) 등 일대에 가장 많이 밀집돼 있었고, 뒤이어 강남구 대치동(1만4915가구), 강남구 개포동(1만4622가구) 순으로 고가 아파트들이 포진해있었다.

▲ 자료제공:부동산114 ⓒ스카이데일리

6억원 초과주택 대출액 6억 이하 보다 6배

기존 주택가격의 5~60%만 대출이 가능하던 것을 70%로 증가한 만큼 대출금액이 증가했으며 수도권 전체적으로는 약 5624만원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기존 3억11만원에서 3억8318만원으로 약 8307만원 늘어났으며, 경기도는 3692만원, 인천은 2804만원 각각 증가했다.

최근 주택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늘어나는 대출가능금액이 효율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가격구간에 따라 구분하면 체감 정도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띤다.

▲ 자료제공:부동산114 ⓒ스카이데일리

수도권 내 LTV 50%와 60%로 구분됐던 주택가격 6억원을 기준으로 제도 개선 전후 대출가능금액을 추산한 결과 6억원 이하의 대출평균은 3018만원 증가에 그쳤지만, 6억 초과 대출평균은 1억9289만원에 달했다. 특히 서울 소재 6억 초과주택은 LTV 변경에 따라 2억200만원을 대출금 신장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 성공의 키는 고가아파트

국토부에서 공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수도권 내 6억원 초과 고가아파트의 거래사례는 1만4671건, 올 상반기는 7198건으로 월평균 1200건 수준이지만 감소세가 눈에 띄는 모습이다. 서울의 경우 전체 거래사례 중 약 20% 수준을 보이던 6억 초과 고가아파트 거래가 10% 중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 자료제공:부동산114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한때 거래량의 2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던 6억 초과 고가아파트는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한 축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고가주택 선호도 감소 및 수요층 한계 등의 원인으로 10% 중반으로 그 비중이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LTV 상향조정으로 이들 6억 초과 고가아파트들이 주요 수혜단지로 부상하는 만큼 이들 아파트들이 시장점유율 회복을 이룬다면 부동산 시장을 다시 견인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부동산 114의 관계자는 “LTV 상향조정 영향력이 고가주택에 한정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6억 초과 주택에는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수요도 다수 유입된다”며 “이들 아파트 거래량 회복이 단순히 고가주택 거래증대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체에 확산될 수 있는 휘발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이 얼마나 반응할지는 두과 지켜봐야겠지만 6억 초과 아파트의 거래량 회복과 시장 견인 여부에 따라 정부의 하반기 부동산 정책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