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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일)은 우리민족 최대의 수치였던 일제 36년 치하에서 벗어난지 69년이 되는 날이다. 고희에 가까운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우리 국민들에게 광복절이 여전히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그만큼 일제의 만행과 패악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끔직했고 잔인했었기 때문이다. 일제는 우리의 재산을 모두 빼앗아 거의 빈사상태로 만들다시피 하면서 그것도 모자라 노예나 다름없는 징용으로 잔인하고 살인적인 노동력 수탈을 자행했다. 일제는 이 조차 모자라 산 사람에게 세균을 주입하고 마취 없이 해부를 하는 등의 생체실험을 하는가 하면 앳된 10대의 소녀들을 마구잡이로 끌고 가 일본군의 성노예로 삼아 온갖 학대를 서슴지 않았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에 의하면 하루에 10~30명의 군인들에게 성행위를 강요당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 이하의 짐승처럼 멸시와 학대, 폭력은 물론 잔인한 죽임까지도 당했다. 이 같은 천인공노할 인면수심의 만행을 저질러 놓고도 그 후손들이 반성할 줄 모르는 몰염치한 행동을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분노를 사게 하고 반일감정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일본의 아베 정부는 위안부 사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나아가 일부 보수인사들은 ‘전쟁 중에는 어디나 있었던 사건’이라며 오히려 정당화하는 태도를 보인다. 소녀시절 당한 엄청난 사건에 평생 공포와 두려움 속에 살아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영혼이 지금도 쓰리고 아픈 이유다. 같은 아픔은 아니지만 북한에서 또 다른 아픔을 갖고 탈북한 북한이탈청소년들이 이들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 따듯하게 손을 잡고 마음을 다해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남경찰서는 최근 광복절을 맞아 ‘통일대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위안부 할머니를 찾아 자원봉사에 나섰다. 스카이데일리가 아픈 마음을 가진 위안부 할머니들과 탈북청소년들이 만나 그 아픔을 씻는 활동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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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청소년 15명의 학생들이 위안부 할머니 10명이 거주하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나눔의 집’을 찾아 그동안 사랑과 봉사를 받아 온 것을 따듯하게 전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올바른 역사의식을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행사를 주관한 강남경찰서 보안과 직원들 및 학생들의 모습(위)과 할머니들로부터 생생한 역사의 증언을 듣고 있는 진지한 모습의 탈북청소년들. <사진=강남경찰서>
탈북청소년들 15명, 위안부 할머니 찾아 생생한 역사를 듣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나눔의 집’에 최근 일단의 청소년들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찾았다. 앳된 청소년들을 반기는 이들은 올해 87세가 된 강일출 할머니 등 10명의 위안부 할머니들이다.
나눔의 집에는 현재 생존해 있는 56명의 위안부 할머니들 중 일부다. 이 집은 일제가 벌인 태평양전쟁 말기 성적 희생을 강요당했던 앳된 소녀들이 이제는 머리가 희끗한 노인이 돼 안식을 찾고 있는 삶의 마지막 터전이다.
어려서 당한 끔찍한 사건에 평생 공포와 두려움으로 살아온 할머니들에게 영혼의 양식을 주고 있는 사람은 나눔의 집 대표를 맡고 있는 송월주 큰 스님이다. 이름이 낮 익은 그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냈다.
북한이탈청소년 15명은 이날 할머니들에게 과거 아픈 역사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학생들은 증언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견학하는 시간을 갖고 처절했던 역사에 또다시 분노를 삭여야 했다.
일제의 무자비한 인권침탈 행위를 체험한 탈북청소년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북한에서의 아픔과 오버랩하면서 할머니들의 마음을 가슴으로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작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과일 등 선물을 할머니들에게 전달하고 큰 절을 올렸다. 탈북청소년들은 그동안 한국 땅에 정착하면서 수많은 봉사자들로부터 사랑과 후원을 받기만 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수요자에서 봉사자로 변한 학생들은 따듯한 마음을 주고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 우리의 선조들이 겪은 처절한 아픔을 느끼고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남경찰서, 통일 대박 프로젝트 Ⅻ…아픈 마음 위로하고 위로받아 뭉클
방문 행사는 강남경찰서(총장·김희규) 보안과가 ‘2014년 정부3.0 및 통일시대 기반구축 통일 대박 프로젝트 Ⅻ’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강남경찰서는 평소에도 탈북청소년들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교육, 복지, 생활 등을 물심양면 지원해 오고 있다.
▲ 위안부 할머니들은 탈북청소년을 마치 자신의 친손주처럼 따듯하게 포옹하면서 맞으며 자애로운 말들을 건넸다. 학생들은 할머니들에게 큰 절을 올리고 과일 등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면서 할머니들을 위로했다. 이날 학생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처절했던 역사의 증언을 듣고 충격과 슬픔에 빠지기도 했으나 더욱 굳건한 의지를 보였다. <사진=강남경찰서>
할머니들은 북한에서 온 청소년들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며 반갑게 친손자처럼 학생들 맞았다. 할머니들은 학생들에게 “얼마나 고생이 많았느냐, 먹지를 못해 키가 작구나,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는 등 따듯하고 자애로운 말을 건넸다.
학생들은 해방이 돼서도 북한에서 살다가 월남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또 고향이 평양인 할머니와는 서로의 외로움과 어려움을 애기하며 공감대를 갖는 애절한 시간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일부 탈북청소년들은 할머니들의 뼈아픈 증언을 들으며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학생들은 모두 아픈 역사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는 의지를 더욱 굳건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 식민지배의 아픔 속에 할머니들은 위로를 받고 학생들은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다.
광복절은 김일성 3대 우상화의 날…“진실된 역사를 듣고 가슴 아팠어요”
지난해 입국한 탈북청소년 김 모(22세·여) 양은 “북한에서 ‘광복의 날’은 김일성 3대 우상화의 날이었다. 역사책에서 김일성이 일본 제국주의를 물리친 날이라고 배웠다”며 “여기 와서 보니 그것이 완전히 날조였다. 할머니들이 가슴 아픈 역사를 말씀해 주시니 정말 가슴이 아파왔다”고 말했다.
▲ 학생들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태평양전쟁 말기 일제에 의해 성적 희생을 강요당했던 기록들을 접했다. 일제가 벌인 가장 끔찍했던 전쟁범죄 중 하나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위안부 사건에 대해 탈북학생들은 절치부심 북한에서 받은 잘못된 광복의 역사를 새로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강남경찰서>
광복절은 북한에서 민족해방기념일로 돼 있다. 이날은 김일성이 ‘항일의 혈전만리를 헤치고 찾아 준 조국해방의 날’로 정치적 선전물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눔의 집 간사 정희준 씨는 “여기 나눔의 집 건립이후 탈북자의 방문은 처음이다. 그것도 어린 나이에 혼자서 탈북한 청소년들 이라니”하면서 잠시 말끝을 잇지 못했다. 정 간사는 이어 “북한 주민들도 같은 역사를 공유한 우리의 국민인데 같은 사실을 다르게 알고 있는 것이 또한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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