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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공기업을 제외하면 삼성에 이어 국내 2위의 대기업집단이다. 올해 자산은 180.9조원, 매출액은 158.7조원이며 57개의 계열사를 거느렸다. 핵심계열사는 현대자동차로 지난해만 약 8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1위를 기록하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현대자동차의 노동조합이다. 8월 기준 현대차 정규직 노조의 전체 조합원은 4만7000여명으로 단일노조로는 국내 최대의 조합원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도 크고 노조도 거대한 현대차는 노조가 파업을 한번 하면 그 피해액이 어마어마하고 사회적 파장도 거세다. 현대차의 정규직 조합원은 4만7000명이고 비정규직 근로자 즉 사내하청 근로자는 약 5500명이다. 현대차의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고 현대차에 들어와 일을 하는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정규직 근로자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 같은 연차의 정규직 근로자와 업무 숙련도 면에서 별 차이가 없지만 이들은 정규직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 우선 임금이 정규직보다 적고 복지나 고용안정 면에서도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왔다. 그래서 지난 2003년 현대자동차에서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비정규직 노조를 세우고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노사 갈등이 10년을 지속한 끝에 현대차 노사는 지난 18일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잠정 협의하는 데 뜻을 모았다. 5500명 중 4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돼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노동계에서는 현대차가 선례가 돼서 향후 고용시장에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생산보다 해외생산비율이 60%가 넘는 현대차의 국내 생산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안 그래도 해외생산비중이 높은 현대차가 그나마 남은 국내생산도 줄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스카이데일리가 18일 협의된 현대차 노사의 정규직 전환 결정과 함께 그 10년간의 기록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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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현대자동차 노사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잠정 협의했다. 이는 2003년 비정규직 노조가 생긴 이후 10여년만의 일이다. 노사는 비정규직 5500명 가운데 4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1500명에 대해서는 기존 정규직 근로자들이 퇴직하는 데로 채용하기로 했다. 사진은 양재동의 현대자동차 사옥. ⓒ스카이데일리
현대자동차 노사가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합의하면서 향후 고용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18일 현대차 노사는 비정규직 생산직 근로자 4000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잠정 협의했고 19일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이에 대한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현재 현대차 근로자 중 비정규직 인원은 총 5500명으로 내년까지 4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나머지 1500명에 대해서는 기존 정규직 직원이 퇴직하면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고용할 예정이다.
노사 전문가들은 국내 최대 노조가 있는 현대차가 대규모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기아차·현대모비스 및 다른 완성차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현대차의 협의에서 가장 큰 비정규직 노조인 울산공장 노조가 빠져 반쪽 협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22일 예정된 현대차 파업에 이번 협의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지가 미지수로 남아있다.
5500명 중 4000명 정규직 전환, 울산노조는 전원 전환 주장
19일 현대자동차와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사측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및 비정규직 전주·아산 지회는 지난 18일 울산공장에서 교섭을 갖고 사내하청 즉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잠정협의안을 도출했다. 전주와 아산 지회는 19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이번 합의안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이번 협의안에 따라 사내하청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되면 61세 정년 보장과 함께 임금·복지 면에서 정규직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2013년 기준 현대차 정규직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약 9400만원이고 비정규직 평균임금은 5900만원이다.
▲ 자료: 현대자동차 ⓒ스카이데일리
현대차는 이미 20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됐고 나머지 2000명은 내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현대차 비정규직 근로자는 울산공장 4000명, 아산공장 700명, 전주공장 800명 등 총 5500명에 이른다. 정규직 근로자는 약 4만7000명이다.
5500명 중 정규직 전환 4000명에 포함되지 않는 1500명에 대해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고용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퇴직 예정인 정규직 근로자는 약 5500명이다. 노사는 더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2015년 별도협의를 갖기로 했다.
이번 협의의 배경에는 오는 21일과 22일 사이 내려지는 법원 판결에 대한 현대차의 의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비정규직 근로자 1940명은 지난 2010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고 3년 10개월만에 1심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노무 전문가들은 유사한 판결의 사례를 볼 때 1000명 이상의 불법 파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 인해 불법 판결 전에 미리 정규직 전환 카드를 현대차 사측이 내놓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가운데 가장 큰 울산지회는 전원 정규직 고용을 주장하며 이번 협의에서 빠졌다. 다만, 전주와 아산 지회의 결정에 대해서는 존중한다는 입장을 울산지회는 밝혔다.
현대차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은 10년 만에 협의된 결과물이다. 지난 2003년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가 결성됐고 2005년 최병승 씨 등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 자료: 현대자동차 ⓒ스카이데일리
2010년 대법원은 서울고법의 “최씨는 현대차 직원이 아니다”는 판결을 파기하고 고법으로 환송했다. 이후 현대차 비정규직 근로자 700여명이 울산 1공장의 일부 라인을 점거하고 농성을 진행했다.
2012년부터 사내하청 근로자에 대한 특별협의가 시작됐다. 같은 해 최병승 씨 등 두 명은 울산공장의 철탑에서 296일간 농성을 벌였고 이후 현대차는 사내하청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규직 채용을 실시했다.
지난 4월 현대차 노사간에 사내하청 특별협의가 재개됐고 4개월만인 8월18일 현대차 노사가 4000명 정규직 채용에 잠정합의했다. 19일 울산지회가 불참한 상태에서 전주와 아산지회가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10년만의 갈등 해소, 22일 예정 파업에 얼마나 영향줄지 미지수
10년간 갈등을 해소할 실마리를 찾았지만 현대차의 갈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우선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가 협상에 불참이 장애물로 제기됐다. 울산지회는 비정규직의 전원 정규직 전환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어 완벽한 협의로 마무리되는 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울산지회는 2010년 현대차 근로자가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의 1심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결과는 오는 21~22일 사이 나올 예정이며 이후 울산지회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 ⓒ스카이데일리
노사가 정규직 전환에 협의는 했지만 현대차 노조는 이미 22일 파업을 예정한 상태다. 지난 15일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7262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그 결과 3만2931명이 찬성해 재적대비 찬성률 69.68%로 가결됐다.
결과대로라면 22일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이후 24번째 파업을 진행한다. 파업 찬반 가결이 무조건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노동계에 따르면 파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임금 협상과 통상임금 확대를 두고 노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여서 파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노조 등도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파업의 파장이 확산될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정규직 전환 협의가 이번의 파업의 규모와 강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현대차 협의에 대해 한 노동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이번 합의는 현대차를 넘어 자동차 업계 그리고 산업계 전반의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노사가 대화를 통해 고용형태를 전환했다는 점에서 노동계와 산업계에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 현대자동차 노사와 전주·아산공장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특별협의를 열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사진=뉴시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국내생산보다 해외생산비율이 60%가 넘는 현대차의 국내 생산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며 “안 그래도 해외생산비중이 높은 현대차가 그나마 남은 국내생산도 줄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현대차의 결정이 다른 업체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 및 기타 업체 근로자들이 현대차 근로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똑 같이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현재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500명, 한국GM의 일부 근로자,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근로자 1000명도 같은 소송을 낸 상태이다. 이로 인해 이번 현대차 노사의 합의는 산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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