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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주요 역할은 경쟁촉진, 소비자 주권 확립, 중소기업 경쟁기반 확보, 경제력 집중 방지 등이다. 공정위는 규제를 개혁해 경쟁적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나 부당한 공동행위, 기타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불공정 약관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상호출자금지 및 부당내부거래 억제 등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시장 감독 기구 중 하나인 공정위는 이렇듯 준사법적 기능을 수행하며,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판단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갖는다. 그러나 최근 경제개혁연구소는 “공정위 등 시장 감독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들이 국민들로부터 전문성 및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어 재량권 행사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부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종 과징금은 최초 산정 과징금의 47.53%로 나타나 종합적 사유나 시장여건과 같이 모호한 기준으로 감면해 과징금 부과근거에 대한 설명이 결여됐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2월 과징금부과기준 고시 개정안을 심의^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현행 과징금 고시 상의 각종 감경사유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결정과정의 투명성 및 합리성 제고를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개혁연구소서가 과징금 부과단계별로 공정거래위원회 의사결정 과정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과징금 부과근거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합리성이 부족한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스카이데일리가 경제개혁연구소에서 발표한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현황분석’ 자료를 자세히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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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3년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공정위가 부과한 최종 과징금 총액은 2조 3256억원으로 최초 산정 과징금 기준액 4조 8923억원의 47.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하는 과징금이 ‘기초금액’을 토대로 법령상 조정사유를 고려해 조정한다고 하지만 과징금 부과근거에 대한 설명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종합적 사유에 의한 감면’, ‘시장여건에 따른 감면’ 등 모호한 기준으로 과징금 부과근거 제시·가중 및 감면사유의 합리성이 결여됐다는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20일 경제개혁연구소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3년동안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최종 과징금 총액은 2조3256억원으로 최초 산정 과징금 기준액 4조8923억원의 47.5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최초산정 과징금 기준액의 52.46%가 조정과정 중 감면된 것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과징금의 가중 및 감면을 과징금 부과절차 단계별로 분석했다. 과징금 부과 1단계에서는 위반행위의 중요성에 따라 부과기준율 또는 부과금액을 산정한다. 2단계에서는 위반행위의 기간 및 횟수 등에 따라 1차 조정하며, 3단계에서는 위반사업자의 고의, 과실 등에 따라 2차 조정이 이뤄진다. 마지막 4단계에서는 2차 조정이 현실적 부담능력, 시장에 미치는 효과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현저히 과중한 경우 감액해 부과과징금을 결정한다.
공정위 ‘과징금 산정기준’…중대성의 정도와 부과기준율만 기재해
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분석기간동안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회사는 총 781개사(중복포함)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은 공정위가 2011~2013년 중 공정거래법 위반과 관련해 과징금을 부과한 사안이다.
▲ 자료:경제개혁연구소 ⓒ스카이데일리
유형별로 파악한 결과 ‘부당공동행위 등’으로 인해 과징금을 부과 받은 회사는 총 590개사로 전체의 75.54%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유형으로는 ‘불공정행위 등’으로 66개(8.45%), ‘부당지원행위’로 28개(3.59%), ‘경제력집중억제규정위반행위’로 9개(1.15%),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로 88개(11.27%) 등이었다.
과징금은 위반행위의 중요성에 따라 부과기준율 또는 부과금액이 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산정기준은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에 따라 점수를 산정하고 해당 점수에 따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중대한 위반행위’,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각 중대성의 정도에 따른 부과기준율이 정해진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구소는 “공정위가 단순히 중대성의 정도 및 부과기준율만을 기재하고 있다”면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에 따른 점수 및 그 결정근거가 공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과징금 감면’ 문제는 감면금액이 많다는 것보다는 감면사유의 타당성 여부
부과과징금 결정단계에서 각종 사유로 과징금이 줄어든 회사는 총 656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징금을 부과 받은 전체 회사 781개사의 83.99%에 해당한다.
▲ 자료:경제개혁연구소 ⓒ스카이데일리
최종 부과과징금은 2차 조정된 과징금을 기준으로 현실적 부담능력 등을 감안할 때 과중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일부 금액을 조정해 결정된다. 주요 조정사유는 현실적 부담능력, 그 위반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과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다. 또 위반사업자가 객관적으로 과징금 납부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여러 가지 사유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징금이 과하다고 판단한 경우를 ‘종합적 판단’으로 분류하는데, 총 225건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740건의 30.41%를 차지했다.
‘종합적 판단’ 이외 과징금 감면 사유는 부담능력(14.73%), 사업여건 및 시장상황(13.11%), 재무상황(12.03%), 이익환원(10.14%), 시장에 제한적 효과(6.49%), 기타(13.11%)로 파악됐다.
‘종합적 판단’이 과징금 감경사유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에 대해 경제개혁연구소는 “과징금 조정에 있어 다양한 사유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공정위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중 일부는 과징금 가면 사유로 적정한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 자료:경제개혁연구소 ⓒ스카이데일리
감경된 회사를 행위유형별로 보면 과징금을 감면받은 회사 656개사 중 81.40%인 534개사가 ‘부당공동행위 등’에 속했다. 또 ‘부당공동행위 등’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회사(590개사)의 90.51%가 과징금을 감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 자료:경제개혁연구소 ⓒ스카이데일리
‘부당공동행위’ 경우 3년간 총 최초산정 기준 4조6606억원이었으나 최종 부과과징금은 2조 1787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구소 관계자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감면사유가 적용돼 실제 기업들이 상당금액의 과징금을 감면받는다”며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과징금 감면금액이 많다는 것보다는 감면사유의 타당성 여부일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보고서 분석결과를 토대로 “공정위의 재량권 행사에 대한 신뢰가 강화되기보다는 불신을 초래하는 자의적 요소가 상당부분 개입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최초 부과 받은 과징금은 ‘기초금액’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는 세법상 ‘과세표준’ 개념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가중·감경 사유를 고려한 조정이 예정된 금액이다”며 “‘기초금액’ 제체를 공정위가 최초에 부과한 과징금으로 표현한 것은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과정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2월 과징금 산정단계에서의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해 과징금 조정단계에서 감경사유 및 감경률을 대폭 축소하는 등 과징금 고시를 개정해 오는 2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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