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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회의원들에게는 많은 권한이 있다. 물론 가장 큰 권한이자 의무이기도 한 기본업무는 바로 입법권이다. 법을 새로 만들거나 개정할 수 있는 이 권한은 국내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권한이 막강하다. 그래서 정부 각 부처는 물론이고 대기업, 이익단체 등이 국회를 수시로 오가며 국회의원들 눈에 들려고 안간힘을 쓴다. 유리한 법안을 입법시키거나 불리한 법안 저지를 위한 로비가 벌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 자금이 국회의원들에게 흘러들어가 정치적·사회적 문제가 되곤 한다. 이른바 정경유착인데, 과거의 적폐로 치부하고 싶은 이 같은 비리는 지금도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지난 19일 검찰은 현직 여·야 국회의원 다섯 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조현룡(69) 의원과 박상은(65)은 각각 철도 부품 업체와 해운 업체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신계륜(60)·신학용(60)·김재윤(49) 의원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이하·서종예) 이사장으로부터 입법로비와 함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의 사전구속영장 발부에 해당 의원들은 혐의를 부인하며 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검찰은 강제구인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의원들은 잠적, 도주, 대치 등으로 검찰의 칼을 피하려 했고 야당은 ‘자정 1분전’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개회하는 ‘방탄국회’로 응수해 줬다. 하지만 성난 민심이 격화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해당 의원들은 21일 법원에 자진출석했다. 법원은 조현룡·김재윤·박상은 등 세 명 의원에 대해서는 구속을 결정했고 신계륜·신학용 의원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했다. 현직 국회의원의 구속은 2004년 김영일 한나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여섯 명이 뇌물 수수와 선거법 위반 등으로 구속된 뒤 10년 만에 일이다. 현역 의원 세 명이 같은 날 구속되면서 정치권에 충격을 줬다. 그러나 영장기각에 대해서는 또 다시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적폐 청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성역 없는 수사를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사건을 두고 두명의 의원이 구속을 피한 것은 누가봐도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아울러 영장이 기각된 두 의원에게 입법로비를 한 김민성 서종예 이사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이어지며 김 이사장은 다시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청렴해야 할 교육자가 돈으로 정치권을 매수하고 있다는 비판이 더욱 거칠게 제기되면서 이번 기회에 정치권 비리사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스카이데일리가 법원의 영장기각 결정과 함께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의 입법 로비 사건에 대해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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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로부터 입법로비를 받은 혐의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재윤 의원이 구속됐다. 반면 함께 로비를 받은 신계륜·신학용 의원은 법원이 영장을 기각해 구속을 면했다. 이번 입법로비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은 삼성역 일대 2100억원 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김 이사장 소유의 빌딩 중 일부(사진 좌측은 서·종·예 본관, 우측은 서·종·예 창조관) ⓒ스카이데일리
지난 21일 법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신계륜·신학용 의원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입법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야당 의원 세 명 중 중진 의원 두 명이 빠져나오자 국민들은 분노한 민심을 여과없이 토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서종예 파장을 감안한 꼬리 자르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이 이들을 상대로 벌인 ‘국회의원 입법로비 사건’이 야당 국회의원 한 명으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이에 적지 않은 국민들은 “비리혐의가 있는 국회의원들이 잠적과 도주를 일삼고 대치까지 하면서 방탄국회 우산 아래에 있다가 사법부의 용서까지 받는 일이 벌어졌다”며 흥분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하자는 여론이 사회적으로 힘을 얻은 상황에서 나온 이번 영장기각 파문은 당분간 가라않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성역 없는 재수사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법원이 야당 중진 의원들에 대해 부담을 갖거나 정치적 야합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법원 ‘서종예’로부터 입법로비 혐의받은 ‘신계륜·신학용’의원 영장 기각
지난 19일 검찰은 입법로비와 철도로비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여야 현직 의원 네 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현직 국회의원은 앞서 청구된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까지 합하면 모두 다섯 명이다.
입법로비 혐의로 영장이 발부된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신계륜(60)·신학용(60)·김재윤(49) 의원 등 모두 세 명이다. 새누리당의 조현룡(69) 의원과 박상은(65) 의원은 각각 철도 부품 업체와 해운 업체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사진 왼쪽부터), 신계륜, 김재윤 의원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속영장이 발부된 의원들이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의사를 내비치자 검찰은 강제구인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 21일 검찰은 국회의 체포동의안 없이 해당 의원에 대한 강제구인 절차에 나섰다.
대상 의원들을 국회가 보호한다는 ‘방탄 국회’ 여론이 일면서 잠적·도주 등의 성난 비난여론이 일자 해당 의원 네 명은 입장을 바꿔 지난 21일 서울지방법원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박상은 의원은 인천지법으로 출석한 후 구속됐다. 서울지법의 심사 결과, 조현룡·김재윤은 구속이 확정돼 구치소로 이송됐고 신계륜·신학용 의원은 영장이 기각돼 집으로 돌아갔다.
지난 21일 해당 의원들에 대해 피의자심문을 진행한 윤강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 된다”며 조현룡 의원과 김재윤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반면 윤 부장판사는 신학용 의원과 신계륜 의원에 대해서는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 또 현재까지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여부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신계륜·신학용 의원에게 모두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김민성 이사장의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이 든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계륜·신학용·김재윤 의원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의 김민성(55) 이사장으로부터 ‘서종예’의 교명에서 ‘직업’이라는 명칭을 뗄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발의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청탁명목으로 신계륜·김재윤 의원이 각각 5000만원씩을, 신학용 의원이 1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김민성 이사장은 강남 삼성동의 노란 자위 땅에 2100억원대의 부동산을 소유한 거부로 드러났다. 김 이사장 소유의 부동산은 빌딩 7채, 토지 2필지 등이다. 빌딩 6채는 전부 삼성역 사거리 인근에 위치했고 나머지 빌딩 1채는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김 이사장이 소유한 삼성역 인근의 빌딩 6채는 모두 서종예 본관과 별관 등이다. 김 이사장의 이면이 밝혀지자 일각에서는 “겉으로는 청빈한 교육자의 모습이지만 속은 부동산 재벌이며 부를 바탕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입법로비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영장이 기각된 후 귀가하면서 두 의원은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신계륜 의원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고 진실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학용 의원은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앞으로 좀 더 마음을 정진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치적 사건 아니라 도덕적·경제적 사건으로 보고 재수사해야”
신계륜·신학용 의원에 대한 영장 기각 사실이 알려지자 몸통은 살리고 꼬리를 자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됐다.
신계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일 무렵 비서실장직을 수행한 인물이다. 14·16·17·19대에 당선된 4선 의원이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워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야당을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가 신계륜 의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학용 의원은 17·18·19대에 당선된 3선 의원이며 열린우리당 시절 원내 부대표를 지낸 중진의원이다. 그래서 법원 입장에서 볼 때 야당 중진의원 두 명이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 ⓒ스카이데일리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세월호 이후 적폐 척결에 대한 여론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고 있다”며 “영장기각이라는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검찰이 자신감을 가진 사안이고 당사자들이 관련 법안을 입안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철저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서종예 입법로비 사건’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 도덕적 사건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돈으로 정치인을 매수할 수 있다는 의식을 근본부터 바꿔야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 뿐 아니라 로비를 한 경제인들도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자 재수사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장이 기각된 야당 의원들에 대해 검찰은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수 있고 또는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계속 할 수 있다. 하지만 혐의를 분명히 입증하려면 추가 수사가 필요한데 불구속 상태에서 하는 수사는 한계가 있다.
▲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던 신계륜 의원이 봉변을 당했다. 한 남성이 장난감 칼을 신 의원에 휘둘렀고 이를 신 의원이 손으로 막았다. <사진=뉴시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법원이 신계륜 의원에 대해 구속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신학용 의원에 대해서는 법리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해서 검찰이 곧바로 영장을 재청구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두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불법의혹 국회의원 놔주나”, “법원이 야당의 눈치를 본다”, “서종예 사건 파헤치면 다른 게 더 있나”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한편 신계륜 의원은 지난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법원에 들어서면서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한 시민이 신 의원을 향해 ‘비리 국회의원’이라며 장난감 장칼을 휘둘렀던 것이다. 남성이 칼을 들이대자 신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손으로 칼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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