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주 
부산 
제주 
)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의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대우의 아크아웃 15주년을 맞아 ‘대우특별포럼’이 개최됐다. 대우그룹 전직 임직원들이 모인 이 자리에 노신사 한 명이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올랐다. 그는 바로 대우의 창업주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이다. 올해로 만 일흔일곱이 된 김 회장은 임직원들을 둘러본 뒤 담담한 어조로 인사말을 꺼냈다. 5분 가량 이어진 인사말에서 김 회장은 대우그룹 해체가 정말로 합당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5년 전 가슴 아픈 일이 있었고 억울함, 분노가 있지만 돌릴 수 없는 과거라고 생각해 감수하려고 했다”며 “이제는 시간이 충분히 지났기 때문에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말을 하다 감정이 복받쳤는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 날 출간된 책 ‘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통해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김우중 회장은 IMF 금융위기 이후, DJ 정부가 의도적으로 대우그룹을 해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경제 고위 관료였던 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이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은 IMF 극복방안을 구조조정이라고 했지만 김 회장은 수출확장이 답이라며 정부의 의견에 반대했다. 이들 관료들과 충돌하면서 김우중 회장이 눈 밖에 났고 이후 자금줄이 막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정부는 대우를 대표적인 부실기업으로 발표하고 대우의 주 계열사인 대우 자동차를 미국의 자동차 회사 GM에게 넘겼다. 이후 한국 산업과 경제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됐고 얼마 안 있어 IMF 구제금융을 극복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이 때 만들어진 잘못된 시스템이 중산층을 파괴하고 양극화를 확산시켰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책을 통해 DJ정부의 ‘대우 기획 해체’와 판단 착오를 정면으로 비판해 파장이 예상된다. 스카이데일리가 대우의 기획 해체설과 정부의 오판설을 ‘김우중과의 대화’를 통해 긴급 진단해 봤다. 
|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대우그룹의 해체가 부당하다며 DJ 정부 시절 관료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 의견에 반대하다 밉보여 대우그룹이 몰락했고 당시 경제관료들의 오판으로 한국경제에 큰 손실이 갔다고 김 회장은 주장했다. 세계경영·탱크주의를 표방하며 전세계로 영역을 확장했던 대우는 한 때 재계 2위의 그룹이었으나 1999년 해체됐다. 사진은 서울역 앞 구·대우빌딩(현·서울스퀘어 빌딩) 전경. ⓒ스카이데일리
대우그룹 해체와 관련해 김우중 대우 전 회장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김 회장에 따르면 대우 해체가 DJ 정부가 손을 댄 기획 해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26일 출간된 책을 통해 당시 대우 해체를 주도했던 고위 공무원들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면서 대우그룹의 해체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아울러 대우 자동차를 사들인 GM이 중국시장에서 선전하는 예를 들면서 실제로 대우가 부실기업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당시 경제에 대한 DJ 정부의 판단 착오로 인해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서 넘어졌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우중 “정부의 구조조정 반대하다 자금줄 막히고 자산 팔려” 눈물
지난 26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77)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우특별포럼’에 참석해 15년 동안 함구했던 ‘대우 비화’를 털어놨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충분히 시간이 지났으니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한국 현대경제사에서 대우가 한 일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대우 해체의 부당성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연설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 자료: 아카넷 출판사 ⓒ스카이데일리
포럼 석상에서 ‘대우 해체 비화’의 운을 뗀 김 회장은 같은 날 출간된 책을 통해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26일 출간된 ‘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신장섭 싱가폴 국립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김우중 회장 인터뷰와 김 회장의 증언을 대담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김 회장은 책을 통해 부실로 인해 대우가 해체됐다는 정설(定說)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대우의 몰락이 DJ 정부의 판단 착오로 인한 기획 해체라고 김 회장은 주장했다. 세계경영을 모토로 지나친 투자와 대우 자동차의 부실로 대우가 몰락했다는 것이 국내외에 알려진 정설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대우 자동차와 대우그룹이 부실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부가 오판을 해 한국경제에 손실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이렇게 대우차를 잘못 처리해서 한국경제가 손해 본 금액은 210억달러, 약 3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추산한 액수는 IMF로부터 한국 정부가 빌린 210억달러와 같다.
실제로 GM은 헐값에 대우 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대우차 모델로 중국 시장에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2011년 기준 중국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들은 모두 대우 자동차 시절 제작된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 자료: 아카넷 출판사 ⓒ스카이데일리
또 대우인터내셔널,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전 대우종합기계) 등 대우그룹의 예전 계열사들이 현재까지 살아있어 김 회장의 증언을 방증하고 있다. 아울러 대우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이미 다 회수가 됐으며 대우 채권단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큰 이익을 봤다. 김 회장은 이를 근거로 대우그룹이 부실기업이 아니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김우중 회장은 IMF 환란 당시 DJ 정부의 경제관료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회장은 당시 경제관료였던 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이름을 입에 올렸다. 김 회장에 따르면 이들이 추진한 무리한 구조조정에 반대하다 대우가 밉보였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자금줄이 막히고 자산이 헐값에 매각됐다고 김 회장은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당시 대우가 정치권이 요구한 정치자금을 대주지 않아 밉보여 해체됐다는 소문도 파다하게 돌았다”고 전했다.
김 회장 “공장 돌려 IMF 극복 가능했는데 헐값에 매각했다” 비판
▲ 자료: 아카넷 출판사 ⓒ스카이데일리
또 김우중 회장은 IMF 금융위기에 대한 DJ 정부의 대처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대우와 경제관료들은 IMF 극복방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김우중 회장은 수출확대를, 경제관료들은 구조조정을 주장했다. 대우 해체와 IMF 극복 이후, 정부는 “우리가 IMF 구제금융 사상 가장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논리는 한국 경제가 원래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했는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 경제의 체질이 개선되고 외국투자자의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 김 회장은 “당시 위기는 금융 부문에서 비롯된 것이다”며 “기업이 보유한 우수 시설이 있으니 수출 확대를 통해 얼마든지 외환 부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현재 문제가 되는 양극화와 중산층 붕괴는 금융위기 때 잘못 만들어진 시스템 때문이다”며 “금융위기를 대응을 잘못해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3~4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수출확대론은 실제로 맞아 떨어졌다. 1998년 초, 정부는 연간 28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998년 대한민국 무역수지는 416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김 회장은 당시 경제관료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10·20년을 내다보고 정책을 세워야 하는데 관리들은 경제를 길게 보지 못한다”며 “그들은 외국 금융기관이 내놓은 보고서만 쳐다보고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김우중 회장을 인터뷰한 책의 저자, 신장섭 교수는 “과거 김 회장이 주장한대로 2000년대에 들어서자 신흥시장의 시대가 열렸다”며 “대우가 해체되지 않았다면 신흥국 출신 최대 다국적기업이라는 위치를 계속 유지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교수는 “금융위기 때 한국은 비관론에만 휩싸여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 지난 26일 ‘대우특별포럼’에 참석한 김우중 회장이 인사말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15년 전 가슴 아픈 일이 있었고 억울함, 분노가 있지만 돌릴 수 없는 과거라고 생각해 감수하려고 했다”며 “이제는 시간이 충분히 지났기 때문에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1967년 서른 살의 나이에 대우를 창업했다. 이후 수출만으로 회사를 키워 ‘대화신화’를 쓰면서 샐러리맨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김 회장은 세계경영·탱크주의를 표방하며 국내 보다는 해외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한 때 대우는 재계 서열 2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지만 외환위기로 인해 1999년 대우그룹은 해체됐다. 당시 김 회장은 한국을 떠났다.
나이 여든을 앞둔 김 회장은 주로 베트남에 머물며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국 청년 사업가를 육성하는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그는 경제교육과 함께 정신교육, 생활지도 등 젊은이들의 멘토 역할을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