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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아 방황하던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관객들의 환호성이 들리는 무대 위에 올라 열창을 하거나 연주하는 그 모습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그것은 멋진 상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관심과 흥미를 갖고 바라본 이들은 꿈을 갖고 도전한다. 하지만 그 조차 어려운 현실과 부딪쳐 그저 꿈으로 아쉬움을 달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진로에 대해 보수적 경향이 짙은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금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음악에 도전하는 길이 다양해지고 넓어졌다. 각자의 개성이 보다 더 많이 주목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음악인생은 도전적이고 위험한 것이었지만 이젠 인식도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한국 사회에서 진로를 고민한다는 것은 개인의 특성을 살려 길을 선택한다는 것보다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취직을 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것이었고, 그것이 통상적으로 올바른 길이라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빠져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영화 ‘즐거운 인생’에서도 백수, 기러기아빠 등 밤낮으로 먹고살기 빠듯한 대한민국 중년 아저씨들이 등장한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한때 대학시절 잘나갔던 락그룹 ‘활화산’의 멤버들이었다. 이들의 리더인 상우의 죽음을 겪은 뒤, 잊고 지냈던 열정을 되살려 락밴드를 재결성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지친 일상 속에서 열정을 되살려 밴드를 결성하듯 틀에 박힌 일상 속에서 활력을 되찾고자 직장인들이 밴드를 결성한 곳이 있다. 바로 ‘줄라이 밴드’다. 룰이 없는 자유로움 속에서 비슷한 음악 성향, 그리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며 한마음으로 하나의 소리를 내는 곳이다. 이곳 회원들은 직위나 직함으로 나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 내가 잘하는 개인의 특성을 되찾고자 온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또 한 때 관심을 가졌지만 현실에 부딪혀 관심에서 멀어진 사람들이나 음악을 직업으로 삼았지만 자유로운 음악을 즐기고자 온 회원 등 다양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줄라이 밴드’를 찾아 직장인 밴드 동호회를 통해 무료한 일상에 활력을 되찾으며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회원들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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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라이 밴드’ 수요일 밴드팀은 보컬 4명, 건반 2명, 드럼, 기타로 구성됐고 주요 장르는 펑키다. 이 팀에는 약 8년차 활동한 회원에서부터 활동한지 4개월 밖에 안 된 새내기 회원도 있다. 연령대는 29세에서 43세까지 다양했다. 사진은 ‘줄라이 밴드’ 수요일 팀 ⓒ스카이데일리
록밴드는 대중음악의 여러 분류 중 록 음악을 추구하는 이들이 모여 결성한 동호회다. 적은 인원으로 밴드를 구성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밴드를 만들고 있다.
보통 록밴드는 보컬, 드럼, 기타, 베이스키타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여기에 키보드 혹은 리드키타를 더하기도 한다. 또 이 조합에 ‘크라잉 넛’처럼 트럼펫, 색소폰, 아코디언 등을 추가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버스커 버스커’처럼 기타, 베이스, 드럼의 3인으로도 밴드구성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록밴드는 꼭 어떤 악기파트가 있어야 한다는 절대적 규정이 없고, 자유로운 구성이 가능해 어떤 시도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비슷한 공감대를 가진 이들이 모여서 하모니를 구성하고자 하는 의기투합이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음악을 즐기는 직장인 밴드 ‘줄라이 밴드’는 지난 2010년 7월 출발했다. 7월에 생겨서 이름을 ‘줄라이’로 지었다. 당시에는 소수의 회원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규모가 꽤 커졌다.
동호회 회원수만 55명에 달하게 돼 요일별로 시간이 맞는 회원들이 모여 밴드를 구성하며 활동을 한다. 요일마다 장르가 달라 음악성향에 따라 밴드가 정해지기도 한다.
‘줄라이 밴드’에서 회원을 뽑을 때는 음악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내적동기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한다. 줄라이는 여기저기 직장인 밴드 동호회에 막 지원하기보다는 여러 옵션을 보고 판단하는 회원들을 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꾸준히 활동하며 마음이 맞고 친목을 쌓을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했다.
▲ 직장인 밴드 ‘줄라이 밴드’는 2010년 7월에 생겨나 이름이 ‘줄라이’라고 붙여졌고, 소수의 회원으로 시작해 규모가 커졌다. 실제 동호회 회원수는 55명이며, 요일별로 시간이 맞는 회원들이 모여 밴드를 구성한다. 1년에 1~2번 MT와 연말공연을 통해 전체 모임을 갖는다. 사진은 회원들(위)과 공연 모습 <사진=줄라이밴드>
평소에는 요일별로 각 밴드끼리 연습을 하면서 동호회 활동을 하고, 연습할 때 다른 요일의 팀 또는 멤버가 참관을 하기도 한다. 또 1년에 1~2번 MT와 연말공연을 통해 전체 모임을 갖는다.
때때로 마음이 맞는 요일별 몇몇 팀이 모여서 소규모 공연장을 빌려 공연을 펼친다. 소규모 공연에는 부모님이나 결혼한 회원들이 아이들을 데려오기도 한다. 또 외부 밴드팀 및 주변지인을 초대해 행사를 갖고 있다.
밴드 회원은 둘로 나뉘다. 하나는 밴드에 소속돼 활동하는 회원이고, 또 하나는 팀에 소속되지 않았지만 밴드음악을 감상하면서 자유롭게 친목을 즐기는 회원들이다.
기본 활동기간은 6개월에서 1년이다. 기본기간을 활동하고 나면 다른 장르팀으로 이동해 활동을 하기도 한다. 밴드에 소속된 회원들의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 다양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수요일 밴드팀은 보컬 4명, 건반 2명, 드럼, 기타로 구성됐고 주요 장르는 펑키였다. 수요일팀에는 약 8년차 활동한 회원에서부터 활동한지 4개월 밖에 안된 새내기 회원도 있었다. 연령대는 29세에서 43세까지 다양했다. 취재하던 수요일 저녁에 금요일팀에서 활동하는 회원 한명이 수요일팀의 연주를 참관하기도 했다.
정말 좋아했던 것이 무엇이었나…직함에서 벗어나 자신의 개성찾기
‘줄라이 밴드’ 연습실을 처음 찾았을 때, 회원들이 저녁을 먹으러 간 사이 회원 한명이 당일 연습하기로 했던 곡에 관해 같이 공유한 동영상을 들으면서 기타연습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나머지 회원들도 활기찬 웃음소리를 내며 연습실에 들어왔다.
이들은 직장 일로 피곤할 수 있는 저녁시간이었음에도 생기있고 활력있는 모습을 보였다. 활달한 분위기가 고조된 느낌은 회원들이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을 때 생생하고 분명해졌다.
▲ 밴드에서 보컬을 맡고있는 정현선(사진)씨는 “틀에 박힌 지친 일상생활에서 정신적 여유가 필요했고, 무엇을 했을 때 가장 기뻤나 생각해보니 노래하는 순간이었다”며 “동호회 활동을 시작한 후 노래하는 날을 기다리고, 노래하면 모든 걸 다 잊게 되면서 나를 되찾게 된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이곳에서 8년차 활동중인 정현선씨는 보컬을 맡고 있다. 그녀는 낮에 학교강의를 하고 있는데, 전공특성상 컨설팅과 프로젝트 일이 많다고 한다.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면 또 다른 프로젝트를 이어가면서 바쁘게 지내다보니 사람답지 않게 사는 것 같이 힘들었다며 고단했던 일상을 떠올렸다.
주변에서 힘들어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들은 그녀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보상도 없는 것 같아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는 “직장을 다니면서 일상 생활 속 자신은 직함만 있었을 뿐 정작 개성은 사라져갔다”고 말했다.
음악밴드 동호회에서 활동하다보면 개인이 무엇을 잘하는지 특성이 뚜렷하지만 직업적 틀이 갖고 있는 개인의 직함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녀는 “정신적 여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무엇을 했을 때 가장 기뻤나 생각해보니 노래하는 순간이었다”며 “동호회 활동을 시작한 후 노래하는 그날을 기다리고, 노래하면 모든 걸 다 잊게되면서 나를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또 ‘줄라이 밴드’는 룰이 없고 음악을 자유롭게 즐기며 쉼을 주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 고희중(사진 위)씨는 ‘룰이 없다’는 ‘줄라이 밴드’에 대해 “밴드는 물 흘러가듯이, 원하는 음악, 원하는 생각 등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수요일 팀 연습을 참관한 차상율(사진 아래)씨는 “동호회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과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고 친목도 쌓을 수 있어 일상에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회사를 운영하며 동호회 활동을 함께하는 고희중씨는 밴드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겪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했지만 취업 때문에 밴드 활동을 접은 사람이 많다고 했다. 그는 ‘줄라이 밴드’의 자율성에 대해 “물 흘러가듯이 원하는 음악, 원하는 생각 등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동호회 활동에서는 일부 부작용도 없지는 않다. 이에 회원들은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는 신경을 더 쓰기도 하지만 분발하라는 진심어린 충고도 함께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호회 분위기가 잘 조율되고 있다.
수요일 밴드팀의 연습장을 찾은 차상율씨는 ‘줄라이 밴드’에 들어온지 4개월이 됐고 팀에서 보컬을 맡았다. 그는 고등학교·대학교 때 밴드관련 동아리에 들고싶었지만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전에 관심 가졌던 밴드 동아리를 찾아서 들게 됐다고 했다. 그가 속한 금요일 팀은 주요 장르가 락발라드였다.
그는 “동호회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과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고 친목도 쌓을 수 있어 일상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생동감 넘치고 일상의 활력소…밴드음악은 나에게 ‘오아시스’
줄라이 밴드에는 지인 소개로 우연히 접하게 돼 많은 사람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는 회원, 밴드 음악을 통해 지친 마음의 갈증을 해소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회원, 직업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음악을 즐기는 회원 등 다양한 이들이 함께 했다.
▲ 김다애(사진 맨 위)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한정적이었는데 동호회를 통해 여러사람들과 소통하게 돼 생각하는 것이 젊어지고 생동감이 넘치게 됐다”고 말했다. 클래식 전공을 한 이유미(사진 가운데)씨는 “혼자 음악을 즐기는 것보다 다같이 함께 연주하는 밴드활동의 연주가 즐겁다”고 했다. 성악을 전공한 한은비(사진 맨 아래)는 “일로써 음악하는게 아닌 순수하게 음악을 하면서 편하게 즐기고 싶었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6년차 활동중인 회사원 김다애씨는 ‘줄라이 밴드’에 다른사람 소개로 들어오게 됐다.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즐겁고 일상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
그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한정적이었는데 동호회를 통해 여러사람들과 소통하게 돼 생각하는 것이 젊고 생동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또 “각자 맡은 섹션이 합쳐져서 하나의 소리를 만드는 것 자체가 너무 신선하고, 연주해서 곡을 완성하는 과정이 즐겁다”고 덧붙였다.
방송국 음악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이유미씨는 친구따라 직장인 밴드에 들어오게 됐다. 그녀는 클래식 전공을 해서 혼자 음악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밴드활동은 다같이 한번에 연주해서 좋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다같이 함께 연주함으로써 그 자체에서 희열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동호회는 나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운사막에서 발견해 갈증을 해소하듯 음악 또한 그렇다고 했다.
4개월째 활동 중인 한은비씨는 팀에서 보컬을 맡고 있다. 그녀는 성악을 전공한 뒤 음악학원과 뮤지컬, 팝페라 일 등을 함께 하고 있다. 그녀는 “일로써 음악하는게 아닌 순수하게 음악을 하면서 편하게 즐기고 싶었다”며 “직업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음악을 즐기는 것이 새롭다면 밴드 활동은 계획없이 편하게 즐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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