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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재계 서열 19위의 동부그룹 오너 일가 소유 주식 가치는 지난 2009년에 약 2배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은 “비금융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이긴 하나 꾸준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금융 계열사들이 오너 일가 주식 가치 상승을 견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계서열 19위의 동부그룹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비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줄곧 유동성 악화에 시달려 왔다. 급기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의 자구책을 내놨다. 그러나 동부그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의 주식 가치 상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들 또한 그룹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주식 가치가 급등한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라고 평했다. 이 가운데 동부그룹 오너 일가는 꾸준한 실적을 이어 온 금융계열사들로부터 배당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금융권 평균 배당금과 비교해 배당 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룹의 위기’라는 배경 때문에 일부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동부그룹 투자자들의 여론을 들끓게 할 만한 사안이 이슈로 부각되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이 지난 2010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선택하고 야심차게 진출한 로봇사업이 오너일가의 전폭 지원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김 회장이 그룹의 위기를 직시해 고집을 꺾고 역량을 다른 곳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동부그룹 로봇사업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동부로봇의 그동안 행보와 이에 대한 재계와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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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동부그룹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김준기 회장의 차세대 사업으로 꼽히는 로봇사업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증권가에 따르면 동부로봇에 직접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가운데 동부그룹 타 계열사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김 회장의 동부로봇 애착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은 동부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김준기 회장의 야심작 동부로봇…“적자에 허덕허덕”
얼마 전 동부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인 동부로봇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실망 섞인 탄식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동안 동부로봇은 불황의 여파로 최근 몇 년간 줄곧 적자를 기록해 왔는데, 그나마 경기가 나아졌다고 평가됐던 올 상반기마저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로봇의 201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실적은 △2012년 매출액 약 311억원, 영업손실 약 43억원, 당기순손실 약 51억원 △2013년 매출액 약 424억원, 영업손실 약 33억원, 당기순손실 약 54억원 △올 상반기 매출액 약 167억원, 영업손실 약 23억원, 당기순손실 약 28억원 등이었다.
K증권 소속 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현재 증권가 투자전문가들 조차 동부로봇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선뜻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긍정적’이라는 의견에는 고개를 젓고 있어 사실상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는 여론이 많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증권가에서 동부로봇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배경으로 꼽히는 사안은 역시 동부그룹의 위기다. 동부그룹 내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많은 계열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자금의 선투자가 필수적인 로봇사업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동부로봇 소액주주들은 실적 부진과 더불어 향후 전망까지 부정적인데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일부는 불만을 표출하는 여론도 일고 있다.
동부로봇 투자자를 자처한 A씨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동부로봇은 그룹의 총수가 애착을 갖고 시작한 사업으로 알려졌고 지속적으로 애착을 드러냈다”며 “그러나 적자에 허덕이는 지금의 상황은 김준기 회장의 경영 능력마저 의심될 정도로 실망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준기 회장, 파격적 인수·담보 대여 등 동부로봇 애착 행보
▲ 김준기 회장은 동부로봇의 계열사 편입을 위해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는 등 과거부터 줄곧 로봇사업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사진=뉴시스>
증권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동부로봇을 제외한 타 계열사의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그룹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만이라도 로봇사업보다는 단기간에 투자 성과가 드러나는 사업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심지어 “현재 동부로봇에 대한 김 회장의 애착은 집착에 가깝다”는 원색적인 평가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김 회장은 로봇사업 진출 초기인 동부로봇 인수 당시부터 로봇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당시 시세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가격을 주고 기존 경영진으로부터 주식과 경영권을 매입한 사실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7월 동부로봇의 전신인 다사로봇의 강석희 전 대표로부터 파격적인 조건으로 주식과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17만5796주와 경영권프리미엄을 약 17억원 가량에 매입한 것이다. 당시 다사로봇의 주당가가 약 3500원대에 머물렀던 점은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더라도 비교적 높게 책정된 가격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6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게다가 기존 대표이사였던 강석희 전 대표에게는 주식 및 경영권 인수 후에도 대표이사직을 그대로 보장해 줬다. 높은 금액으로 주식을 인수한 것도 모자라 동부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 직함까지 유지케 해준 것이다.
동부로봇에 대한 김 회장의 애착을 드러내는 사안은 또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6월 동부로봇에 자금 차입을 위한 담보를 대여해줬다. 당시 담보로 대여한 것은 김 회장 소유의 동부CNI 주식 160만주로, 이들 주식의 시세는 약 95억원에 달했다. 김 회장은 올해 4월 이들 주식의 대여기간을 1년 연장했다.
동부로봇 애착, 동부그룹 후계자 김남호 전무도 ‘대물림’
▲ 김준기 회장의 장남이자 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남호 전무 또한 동부로봇의 유상증자 주식과 실권주를 모두 매입하는 등 로봇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동부로봇에 대한 애착은 김준기 회장에 이어 아들인 김남호 전무에게도 대물림되고 있다. 이는 동부그룹 계열사 소액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이라는 게 주변의 반응이다. 그룹 총수에 이어 후계자까지 가시적 성과가 보이지 않는 동부로봇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투자가 진행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동부그룹 계열사의 한 소액투자자는 “김 회장에 이어 김 전무에게도 동부로봇에 대한 애착이 그대로 대물림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는 ‘김 전무의 유상증자 참여’가 계기로 작용했다”며 “김 전무의 유상증자 참여는 사재를 털어 동부로봇에 투자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김 전무는 지난 2011년 6월 동부로봇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처음으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김 전무가 매입한 주식수는 총 48만486주로, 주당매입가는 5000원이었다. 이에 따라 당시 김 전무가 내놓은 사재는 총 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김 전무는 한 차례 더 개인 지갑을 열었다. 2012년 말에 실시된 유상증자에도 참여한 것이다. 당시 김 전무는 주당 2470원에 12만3648주의 신주를 매입한 것에서 나아가 같은 가격에 21만13주의 실권주도 추가로 사들였다. 실권주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시 기존 주주가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해 남게 된 주식을 말한다.
즉, 김 전무는 타 주주가 미쳐 사들이지 못한 주식까지도 사재로 매입한 것이다. 이는 동부그룹 계열사 소액주주들로부터 ‘동부로봇에 대한 오너 일가의 애착을 엿볼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2012년 말 김 전무가 자신에게 배정된 유상신주 외에 실권주까지 사들이는 데 들인 자금은 약 8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약 두 차례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김 전무가 동부로봇에 출연한 사재는 총 32억원 가량인 것으로 추계됐다. 김 전무는 지난 6월 말 까지도 기존에 매입한 주식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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