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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 배우 중에는 연기와 실제 모습이 동일할 것 같은 배우들이 종종 있다. 건달 역을 자주 맡았던 송강호가 대표적인 경우다. 영화 ‘초록 물고기’와 ‘넘버 3’에서 깡패로 출연했던 배우 송강호를 보고 많은 이들이 그가 진짜 건달이 아닌지 의심했다. ‘넘버 3’의 여주인공 이미연 조차 촬영장에서 송강호를 보고 진짜 건달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관객들이 송강호를 건달로 착각한다면 류승범은 ‘양아치’로 착각한다. 많은 관객들이 류승범을 보고 ‘류승범=양아치’이라는 등식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이런 등식은 그의 형인 류승완 감독이 가장 먼저 떠올렸다. 류 감독은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준비할 때 양아치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아 헤맸다. 배역에 어울리는 사람이 허탕을 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양아치 한 명이 집에 있었다고 한다. 동생 류승범이었다. 애초 류승범은 영화배우가 될 생각이 없었다. 형의 권유로 영화 한 편만 찍고 말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류 형제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영화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류승범은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류승범은 거칠고 비열한 역할을 자주 맡았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그에게는 아직 야생의 이미지가 남아있지만 관객들은 그를 더 이상 양아치 배우로 보지 않는다. 그의 모습에서 천박과 비열과 가난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거칠면서도 도회적인 류승범의 아우라는 어떤 배우도 따라할 수 없는 유니크함을 지녔다. 류승범은 어릴 적 양친을 일찍 여의고 할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할머니와 형의 도움으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유복한 환경도 아니었다고 한다. 배우로 성공한 그는 빌딩 두 채를 가졌는데, 그 시세가 115억원에 이른다. 빌딩 두 채는 모두 신사동 가로수 길 근처에 위치해 있고 류승범의 주소지 역시 이 근처로 돼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양아치 배우에서 아우라 넘치는 연기자로 변신한 배우 류승범과 그의 신사동 빌딩을 유명인사 건물 탐방 시리즈 스물세번째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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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류승범은 신사동에 빌딩 두 채를 소유하고 있다. 빌딩 한 채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가로수 길에 위치했는데, 부동산에 따르면 시세가 약 60억원에 달해 류승범은 8년 사이 약 22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사진은 가로수길에 위치한 류승범 빌딩 ⓒ스카이데일리
가로수길 인근 2개 빌딩 소유, 83억 투자해 115억 가치 보유
배우 류승범(34)의 빌딩 두 채는 강남구 신사동의 ‘가로수길’과 인접해 있다. 첫 번째 빌딩은 가로수길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대로변은 아니고 가로수길 도로와 이면도로 사이에 위치한 4층 짜리 건물이다.
이 건물은 지하 2층·지상 4층이며 연면적 654.8㎡(약 198평)로 지난 6월에 신축됐다. 부동산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류승범은 이곳 부지를 지난 2006년 16억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류승범은 은행으로부터 약 22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등본에 채권최고액이 28억6000만원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박종복 미소부동산 원장은 “가로수길과 이면도로 사이에 있는 이 빌딩의 시세는 약 6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 빌딩의 대지면적은 217.4㎡(약 65.8평)로 3.3㎡(약 1평) 당 9118만원의 시세를 보였다. 매입원금 16억원과 차입금 22억원을 제외하면 이 빌딩을 통해 류승범은 22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고 있는 중이다.
▲ 류승범은 강남을지병원 사거리 인근에도 빌딩 한 채를 본인 명의로 소유했다. 부동산에 따르면 시세는 약 55억원이며, 그는 4년만에 약 9억원의 차익을 내고 있다. 사진은 가로수길과 강남을지병원 사거리 사이에 위치한 류승범 빌딩 ⓒ스카이데일리
두 번째 빌딩은 가로수길 입구와 강남을지병원 사거리 사이에 위치해 있다. 대로에서 한 블록 안쪽의 이면도로에 들어서 있다. 류승범은 지난 2010년 21억5000만원에 이 부지를 매입했다.
부동산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2011년 채권최고액은 19억5000만원으로 설정됐으며 류승범은 15억원을 차입한 것으로 추산됐다.
박종복 미소부동산 원장에 따르면 이 빌딩은 약 55억원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빌딩 부지는 310.6㎡(약 93.9평)로 3.3㎡ 당 가격은 5857만원으로 나왔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류승범은 이 빌딩을 매입한 후 추가로 9억원을 투자해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747㎡(225.9평)의 건물을 신축해 지난해 5월 준공했다.
매입가 21억5000만원, 차입금 15억원, 건축금액 9억원 등 류승범은 이 빌딩에 45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현 시세 55억원임을 감안하면 그는 약 9억5000만원의 차익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류승범의 빌딩 두 채 시세는 각각 60억원, 55억원으로 총 115억원이다. 류승범은 모두 83억5000만원을 투자했고, 이를 감안하면 약 8년 사이 31억5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올린 상황이라는 게 부동산의 설명이다.
“양아치 역할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배우”
배우 류승범은 1980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서울과 충남 온양에서 살았고 대동상고를 중퇴했다. 일찍 양친을 여위었고 할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위로는 7살 터울의 류승완이 있었는데 형이 소년가장이 돼 할머니와 동생의 새계를 책임졌다고 한다. 류승범은 형의 그늘 아래 그리 어려움이 없이 자랐다고 회고했다.
▲ 류승범은 양아치 배우의 최고봉이라는 찬사 아닌 찬사를 받아왔다. 데뷔 14년차를 맞은 30대 중반의 류승범에게서 더 이상 저급한 면은 찾아 볼 수 없다. 그에게는 야성미와 도시의 세련미가 합쳐진 독특한 아우라가 풍긴다. <사진=뉴시스>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형 류승완은 23살의 나이인 1996년 단편 영화 ‘변질 헤드’로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장편으로 데뷔한 영화는 2000년 만든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였다. 류승완은 감독과 주연을 맡았고 동생 류승범도 함께 출연시켰다.
류승완이 류승범을 자신의 영화에 출연시킨 이유는 동생이라서가 아니었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제작 전 양아치 역할을 할 배우를 찾다가 매번 허탕을 치고 말았다. 어느 날 집에 들어와 보니 자신이 찾던 양아치가 집구석에 처박혀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동생 류승범이었다.
이때만 해도 류승범은 영화배우가 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었다고 여러 매체를 통해 고백했다. 형의 부탁으로 딱 한 편만 찍고 관둘 생각이었다고 한다. 영화가 개봉하자 처음에는 그리 반응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입소문이 타면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류승범은 영화계에 진출했다. 그가 스크린에 등장하면 관객들은 류승범은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진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떤 관객들은 그를 가리켜 “양아치 역할에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배우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 류승범은 친형 류승완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과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찍고 영화계에 데뷔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그는 약 28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2012년 ‘베를린’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영화에 출연하지 않고 있다. <사진=뉴시스>
2000년 ‘다찌마와 리’, 2002년 ‘품행제로’, 2005년 ‘주먹이 운다’ 등에서 류승범은 거칠고 비열하고 폭력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를 열연했다. 류승범의 천역덕스러운 불량함은 전에 볼 수 없던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아 그를 주연급 배우로 성장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그는 ‘아라한 장풍대작전’, ‘야수와 미녀’, ‘사생결단’, ‘라듸오 데이즈’, ‘용서는 없다’, ‘방자전’, ‘부당거래’, ‘페스티벌’, ‘용의자 X’, ‘베를린’ 등에 연달에 출연했다.
그가 영화에서 꼭 불량스러운 역할을 맡은 것은 아니다. ‘라듸오 데이즈’에서는 지식인으로, ‘방자전’에서는 이몽룡으로, ‘용의자 X’에서는 소심한 수학선생으로 출연했다. 류승범의 연기 변신에 대해 어색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다수의 평론가와 관객들은 류승범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쌓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10년 연인과 이별… 파리에서 혼자 시간 보내며 자신과의 만남
류승범은 지난 2012년 영화 ‘베를린’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영화에 출연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패션 화보를 촬영하거나 자유로이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 때인 그가 갑자기 영화 출연을 멈춘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동갑내기 연인 공효진(34)과 이별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연예계는 보고 있다.
류승범과 공효진은 지난 2002년 SBS 드라마 ‘화려한 시절’에 동반 출연하며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2002년 영화 ‘품행제로’에서는 커플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 류승범과 공효진(오른쪽)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연인관계로 지냈다. 2012년 두 사람은 이별을 했고 이후 류승범은 지금까지 영화에 출연하지 않고 있다. 올 5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승범은 자신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며 그런 자신이 대견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두 사람은 10년간을 사귀다 2012년 결별했고 그 이후 류승범은 영화에 출연하지 않아 공효진과 이별이 그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소문이 나돌았다. 이별의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2년 류승범과 공효진의 소속사 매니지먼트 ‘숲’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부담감과 망설임을 느껴 헤어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공효진은 배우 이진욱(33)과 잠깐 사귀다 얼마 전 헤어지기도 했다.
올해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체류하던 류승범은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와 화보 촬영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기도 했다. 촬영 현장에 하퍼스 바자와 인터뷰를 가진 류승범은 자신의 심정을 담담히 밝혔다.
인터뷰에서 류승범은 “파리에서 지내며 나에 대한 많이 생각했고 나 자신을 바꾸고 싶어졌다”며 “무엇이 어떻게 변했다고 설명하기는 좀 그렇지만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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