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사고 월세 부담에 ‘전세 귀하신 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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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사고 월세 부담에 ‘전세 귀하신 몸값’
이달 3주차, 끝 안 보이는 치솟는 전세가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4-09-19 14:19:46

전세는 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특유의 부동산 임대차 방식이다. 부동산 주인이 임차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받아 이를 재투자하거나 은행 예치를 통해 이자 수익을 내는 수단으로 널리 사용하면서 일반화됐다. 임차인 입장에서도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가, 월세처럼 다달이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 때문에 전세는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를 만족시켰던 전세 제도는 점차 최근 들어 급격한 감소를 하는 모습이다. 참여정부 시절 끓어올랐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집값이 점차 하락하고,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준금리가 인하된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또 경기침체의 여파 탓에 목돈을 가지고도 수익을 낼만한 재테크가 마땅치 않아 당장의 이익을 보장하는 전월세(반전세)나 월세가 전세를 대체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세가가 매매가의 70%에 육박할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9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는 3.3㎡당 전세가가 1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카이데일리가 부동산써브 지료를 통해 서울의 전세가구 수와 전세가 및 자치구별 전세가구수 분포 등을 알아봤다.

▲ 부동산 써브에 따르면 서울 시내 40%에 육박하는 전세가구가 3.3㎡당 전세가로 1000만원 이상을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전국 최고의 전세가와 매매가를 보이는 서울 서초의 한 고급아파트 전경.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스카이데일리

서울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의 3.3㎡당 전세가가 1000만원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써브가 19일 발표한 9월 3주차 서울시 아파트 전세가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매시장 침체로 전세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서울에서 3.3㎡당 전세가 1000만원 이상 아파트 가구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3.3㎡당 1000만원 이상 가구 40% 육박

자료를 살펴보면 현재 서울의 3.3㎡당 전세가 1000만원이 넘는 가구수는 총 46만3338가구로 조사대상 아파트 120만133가구의 약 39%를 차지했다.

▲ 자료:부동산써브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5년 전인 2009년 9월(7만1580가구)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늘었고 작년 동기간 대비 15만9743가구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세계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기침체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아파트 매매가 하락세가 지속되자 매수자들이 매매를 기피하며 전세로 수요가 몰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한 저금리로 인한 전세물건의 월세 전환 및 전세난으로 인해 전세 재계약이 증가하는 등 전체적인 전세 물건이 부족해진 것도 3.3㎡당 1000만원이 넘는 전세 가구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3㎡당 1000만원 넘는 전세 가구수 강남3구에 집중

▲ 자료:부동산써브 ⓒ스카이데일리

자치구별로 보면 3.3㎡당 1000만원 넘는 전세 가구수는 강남구가 8만2064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송파구 6만6336가구, 서초구 5만8079가구로 강남 3구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강남 3구에 이어서는 양천구 3만2557가구, 성동구 2만6347가구, 마포구 2만3984가구, 동작구 2만2301가구 순이었다.

동별 순위를 보면 송파구 잠실동이 가장 많았다. 송파구 잠실동의 3.3㎡당 1000만원 이상 전세 가구수는 2만1286가구로 서울시 동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 자료:부동산써브 ⓒ스카이데일리

잠실동 일대는 잠실엘스(5678가구), 잠실리센츠(5563가구), 트리지움(3696가구), 레이크팰리스(2678가구) 등 대단지가 많고 우수한 학군과 교통·편의시설이 밀집하는 등 입지가 양호해 고가 전세 가구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양천구 목동 1만9629가구, 서초구 반포구 1만7437가구, 서초구 서초동 1만6334가구, 강남구 대치동 1만5790가구, 송파구 신천동 1만2860가구, 강남구 도곡동 1만3396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써브 관계자는 “당분간 3.3㎡당 전세가 1000만원이 가구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정부가 DTI·LTV를 완화한데 이어 9·1대책을 발표하는 등 매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세선호 현상은 여전한데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전세난으로 전세물건 자체가 워낙 귀해 전세가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도현 기자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