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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데오거리’는 미국 비버리힐즈의 세계적인 패션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에서 유래됐다. 할리우드 근처에 위치한 비버리힐즈에 유명 영화배우와 사업가들이 입주하면서 호화주택단지가 형성됐고, 이 호화저택들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자 이들을 상대로 한 패션거리가 조성된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로데오거리가 만들어진 압구정동도 이와 비슷한 케이스다. 압구정동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부유층들과 연예인들이 이곳에 자리 잡으면서 명품 브랜드 매장, 보세옷가게, 액세서리가게 등이 속속 입점해 패션 중심가로 발돋움했다. 이후 홍대, 문정동, 목동 등에 ‘압구정 로데오거리’를 본 딴 패션거리가 생겨났다. 서울 목동에 형성된 ‘목동 로데오거리’는 매장형 아울렛의 등장과 함께 길가 의류매장이 늘어나면서 탄생한 곳이다. 1994년 보성 어패럴 ‘겟유스드’와 일경물산 ‘바자(BAZZAR)’가 목동 로데오 거리의 씨앗을 틔운 뒤, 1996년 지하철 5호선 개통으로 인한 유동인구 증가의 영향으로 길가 양옆에 의류매장 80여개가 줄지어 문을 열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곳은 여러 매장이 밀집해 있어 가격 비교가 쉬운데다, 유명브랜드 상설 할인 매장들이 50~60%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팔고 있어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목동 로데오거리는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현재는 전국 곳곳에 들어선 대형 아울렛 및 복합 쇼핑몰 등에 밀려 침체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목동 로데오거리는 여성 및 아동 의류에서 골프웨어, 아웃도어 등의 스포츠 의류 쪽으로 주력 상품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친 ‘목동 로데오거리’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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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 로데오거리’ 길 양쪽으로 의류 브랜드 매장들이 늘어서 있다. 이곳에는 여성의류, 남성의류, 캐주얼 제품, 골프·스포츠 웨어 등 업종별로 매장이 모여 있다. 과거 여성의류 중심이었던 패션의 거리가 ‘골프웨어’, ‘아웃도어’, ‘스포츠 매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위 지도는 목동 로데오거리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5호선 목동역 2번 출구로 나와 70ｍ정도 직진하면 좌측으로 목동로25길이 나오는데, ‘목동 로데오거리’는 이 목동로25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이곳에는 여성·남성·캐주얼 의류를 비롯해 골프·스포츠 웨어 등을 취급하는 80여개 매장이 분포돼 있다. 대부분 매장은 1층에 자리 잡고 있어 쇼핑하기가 편리하다.
각 매장들은 보통 20~50% 세일을 진행 중이었다. 계절이 지난 이월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었고, 신상품을 최고 50%까지 할인 판매하는 곳도 눈에 띄었다.
목동 로데오거리에 입점한 지 1년 됐다는 ‘르피타’는 여성 캐주얼 의류 브랜드다. 이곳의 제품들은 1만원에서 5만9000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했고, 가을 신상품을 30~50% 세일하고 있었다.
▲ 여성캐쥬얼 의류 브랜드 ‘르피타’는 여성정장을 판매하는 ‘수스’ 매장과 합쳐져 있다. 두 브랜드는 회사가 같다. 여성 캐쥬얼 의류는 1만원에서 5만9000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남성 셔츠와 정장을 판매하고 있는 ‘더 셔츠 스튜디오’에서는 남성 셔츠 가격이 1만9000원대에서 시작하며 30~50% 세일을 진행중이었다. 사진은 여성브랜드 ‘르피타’(위)와 남성의류매장 ‘더 셔츠 스튜디오’ ⓒ스카이데일리
‘르피타’ 직원은 “과거 목동 로데오거리에는 여성 브랜드 매장이 많았으나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며 “현재 남아있는 여성 브랜드 매장은 몇 군데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6년간 매장을 운영해온 ‘더 셔츠 스튜디오(The Shirts studio)’는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의류매장이다. 남성 셔츠와 정장이 주력 상품이고, 구두도 일부 진열돼 있었다. 남성 셔츠 가격은 1만9000원대에서 시작하며 30~50% 세일을 진행 중이었다. 또 맞춤셔츠 1매를 5만9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 행사도 벌이는 중이다.
‘더 셔츠 스튜디오’ 관계자는 “예전보다 목동로데오거리가 많이 침체된 것은 사실이다”며 “그나마 남성 단골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주는 덕분에 평균적인 매출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의류에서 골프웨어, 아웃도어, 음식점 등으로 변신
목동 로데오거리는 전성기 시절 한때 의류매장이 140여개에 육박했으나 현재는 많이 줄어든 상태다. 과거에는 여성의류 또는 아동의류 매장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골프웨어, 아웃도어, 신발 등으로 취급 품목이 바뀌는 추세다. 이에 따라 주요고객들도 여성과 청소년에서 중장년층으로 바뀌었다.
▲ 골프웨어를 판매하고 있는 ‘나이키 골프’와 ‘Black&White’ 대표는 로데오 거리의 변화에 대해 “과거에 많이 입점해 있던 여성의류 및 아동 캐쥬얼 매장은 줄어들고, 아웃도어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나이키 골프’(위) ‘Black&White’ 모습. ⓒ스카이데일리
골프웨어 전문 브랜드인 ‘블랙앤화이트(Black&White)’는 확장 이전 기념으로 40~60%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목동 로데오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한지 6년이 됐다는 ‘블랙앤화이트(Black&White)’ 대표는 “로데오 거리는 유행에 따라 변화한다” “예전에는 젊은 층 위주의 캐주얼과 여성복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아웃도어가 대세”라고 말했다.
이곳에 입점한지 4년 된 ‘나이키 골프’ 대표는 “그나마 여성의류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대형 아울렛의 영향으로 스포츠웨어 쪽도 장사하기 어려워진 것은 마찬가지”라며 “로데오거리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목동뿐만 아니라 문정 로데오 거리도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 ‘목동 로데오거리’에 있는 ‘BY JUNE’은 18년간 여성 의류를 판매하며 패션 거리의 전성기와 침체기를 모두 지켜봐 왔다. ‘BY JUNE’ 대표는 “대형 아울렛 및 인터넷 쇼핑몰 등장으로 이전보다 로데오거리는 침체기를 맞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스카이데일리
목동역 1번 출구와 마주하고 있는 골목길에 위치한 ‘보니토그(Bonny Tog)’는 이전에 ‘앤클라인(AnneKlein)’ 브랜드 매장이었으나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보세의류로 전환한 경우다. ‘보니토그’ 대표는 “우리가게가 있는 골목은 과거에는 모두 여성 의류 브랜드 매장들만 입점해 있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업종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보니토그’ 대표의 말처럼 이 골목길에 들어선 매장들은 여성 의류매장에서 보세의류로 전환되거나 음식점, 안경점 등으로 바뀌고 있었다. ‘상구비어’, ‘내 마음을 훔친 닭’ 등은 과거에는 전부 여성의류 매장이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18년간 여성 보세 옷가게를 운영해온 ‘바이준(BY JUNE)’ 대표는 “과거 로데오거리에는 인천·경기 등에서 오는 분들이 많았으나 대형 아울렛이나 인터넷 쇼핑몰이 활성화되면서 외부손님들이 거의 끊겼다”고 설명했다.
상가번영회, 패션거리 축제 등으로 상권 활성화 노력
목동 로데오거리 상가번영회에서는 상권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 매년 봄·가을에 ‘목동 로데오거리 패션거리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축제는 3일간 열리는데, 축제기간 동안 각 매장들이 거리로 나와 대형 세일을 하고 연예인 초청공연, 노래자랑, 경품 추천 등의 행사 및 이벤트 등도 열린다.
▲ ‘링스’를 운영하고 있는 상가번영회 회장은 “목동 로데오거리는 현재 상권의 변화를 겪고 있고, 과거 여성 및 아동의류 중심에서 현재 아웃도어 및 골프웨어 등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상가번영회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링스’ 매장. ⓒ스카이데일리
그러나 이러한 축제의 성과는 피부로 와 닿지 않는 형편이다. 한 매장의 관계자는 “축제가 시행된 지 10년이 됐지만 상권 활성화에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곳에서 11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한 주민도 “축제가 예전보다 규모가 축소돼 동네 잔치로 느껴진다”며 “횟수를 늘리고 홍보도 더 많이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골프웨어 골목에서 ‘링스’를 운영하고 있는 상가번영회 회장은 “아직은 상가 조합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아 번영회 활동에 한계가 있다”며 “상가조합이 구성되면 단체 활동을 통해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목동 로데오 거리에는 현재 신발 매장 입점 대기중인 공실이 있는가 하면 임대중인 공실이 곳곳에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또 그는 “목동 로데오 거리는 상권 추세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며 “예전보다는 위축됐지만 주요고객이 바뀌었을 뿐 실제 구매고객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자위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로데오거리 내 상가 1층 15평 기준으로 보증금은 4000~ 5000만원, 월세는 150~200만원, 권리금은 5000만원 미만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로데오거리 상가 1층 6평짜리는 보증금 2500만원, 월세 130만원, 권리금은 4000만원 선이고 30평짜리는 보증금 7000만원, 월세 420만원, 권리금 5000만원 정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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