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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많은 국가에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우리의 가요나 영화·드라마 등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음식, 의류 등을 포함해 심지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한국에 대한 관심 덕분에 해외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만들어 낸 제품들인 소위 ‘메이드 인 코리아’ 인기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제품은 바로 화장품이다. 국내 기업들이 생산한 화장품들이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여성들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저마다의 특색 있는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시장을 활발히 개척 중에 있다. 이에 여론도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려는 생각인 것 같다”며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선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밝은 빛 이면에는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처럼 업계의 호황과 높은 관심 속에 부작용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안은 업체 간 과열경쟁에 따른 동반 침체 현상이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 동대문, 신사동 가로수길 등에 가면 화장품 로드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에뛰드하우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등이다. 문제는 우후죽순 들어선 이들 업체 점포들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할인’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가격 경쟁을 하고 있는데 있다. 경쟁 구도가 과열되면서 실적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스러운 진단이다. 화장품 업계 한 중역은 “주축를 이루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류 열풍으로 호황을 맞은 국내 화장품 업계가 일부 대기업들간의 과열 경쟁으로 자칫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개의 브랜드를 앞세워 지금의 경쟁 구도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아모레퍼시픽 또한 이 같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특정 계열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행위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라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룹의 지원 아래 성장을 거듭한 계열사가 그룹의 후계구도와 연관된 움직임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다른 계열사의 희생을 통한 성장으로 구설수에 올라 눈총을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딸 만 둔 서경배 회장이 마치 보란듯이 승계작업을 하고 있는 행보를 보인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아모레퍼시픽을 둘러싼 이런저런 구설수와 이에 대한 재계와 증권가 및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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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서경배 회장의 장녀 민정 씨가 지분을 보유한 이후 해당 계열사들의 실적이 급격히 상승해 후계승계를 위한 과도한 밀어주기라는 논란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아모레 후계자 대주주 등극 후 실적 고공행진
최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행보를 두고 이런저런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들이 그룹의 후계 구도를 염두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 일각에서는 ‘서경배 회장의 어긋난 자식사랑’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화장품업계 및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서 회장의 행보를 둘러싼 잡음은 장녀인 민정 씨에 대한 계열사 주식 증여 후 벌어진 일련의 사안들로 인해 불거져 나왔다. 서 회장은 지난 2012년 본인 소유의 이니스프리 주식 전량을 장녀인 민정 씨에게 증여했다. 당시 증여한 주식은 총 4만4450주(18.18%)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니스프리의 지분구조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81.82%, 민정 씨가 18.18%를 각각 나타냈다.
그런데 서 회장이 민정 씨에게 본인의 주식을 증여한 후부터 이니스프리의 실적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주식 증여 직전해인 2011년 140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증여가 이뤄진 2012년 2294억원으로 무려 63.3%나 증가했다. 지난해 또한 전년 대비 45.1% 증가한 33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은 증여 직전해인 2011년과 비교하면 136.9%나 급증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에뛰드도 이니스프리와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2012년 서 회장 소유의 주식 18만1580(19.52%)가 민정 씨에게 넘어간 후부터 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주식 증여 전인 2011년 2148억원에 불과했던 에뛰드의 실적은 2012년 2805억원, 2013년 3372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1년 대비 57% 증가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화장품 업계에서는 로드샵 운영업체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실적 증가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몇 년간 관련 업체들 간의 경쟁 과열로 일부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많은 업체가 실적 저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드샵 운영업체 간에 ‘저가판매’ 경쟁은 ‘치킨게임’의 양상을 띄며 실적 저하를 부채질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영업이익은 이 와중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니스프리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2011년 188억원, 2012년 363억원, 2013년 498억원 등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실적은 주식 증여 전에 비해 2.64배 가량 올랐다. 에뛰드 또한 2011년 196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2012년 234억원, 2013년 261억원 등으로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민정 씨가 주식을 보유하자마자 이례적인 실적 향상을 기록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실시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즉,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재원 마련을 위해 그룹 차원의 지원이 실시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주식 증여가 이뤄진 두 기업의 배당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사실이 드러나 ‘후계 구도 설정을 위한 재원 마련에 그룹이 발 벗고 나섰다’는 의혹에 무게감이 실리기에 이르렀다. 두 기업 중 이니스프리의 배당금 증가는 특히 두드러져 시선을 끌었다. 주식 증여 전인 2011년 24억원에 불과했던 이니스프리의 배당금은 주식 증여 후인 2012년 4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1억원까지 치솟았다.
코스비전, 원가 가까운 금액으로 오너 계열사에 납품해 “이례적이다” 분분
▲ 서경배(사진) 회장의 장녀인 민정 씨가 지분을 보유한 에뛰드와 이니스프리는 또 다른 계열사인 코스비전으로부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인 코스비전은 OEM제품을 제작해 그룹 내 계열사들에게 납품하는 사업형태를 갖춘 기업이다. 지난 2011년 10월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인수됐고, 지난해 말 현재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분의 100%를 보유한 상태다.
코스비전은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인수된 후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 인수된 첫 해인 2011년 41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불과 1년만인 2012년 737억원으로 무려 78.5%나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34.9% 증가한 994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비전의 이런 화려한 매출신장은 그룹 내 계열사들의 탄탄한 지원사격 덕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2011년 157억원에 불과했던 내부거래액은 2012년 725억원, 2013년 969억원 등으로 매년 껑충껑충 뛰었다. 그 결과 2011년 38%에 불과했던 내부거래 비중은 2012년과 2013년에는 100%에 가까운 98.4%, 97.5%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 정도의 내부거래 비중은 ‘사실상 내부거래 없이는 기업의 존속 자체가 불가능 한 사업구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런데 그룹의 탄탄한 지원에 힘입어 매출액이 급등한 코스비전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2012년 20억3414만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9억910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매출액이 250억원 가까이 오른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증권가 애널리스트 B씨는 “바로 이 부분에서 코스비전이 오너 일가 계열사를 위해 희생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코스비전이 제작한 제품을 민정 씨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에 저가에 공급했기 때문에 매출액 상승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떨어진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실제 이렇게 되면 저가에 물건을 공급받아 판매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실적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코스비전의 매출원가율은 2012년 95%, 2013년 96% 등을 나타냈다. 제조업 평균 매출원가율인 85%에 비해 약 10% 가량 높은 수치다. 매출원가율 95%는 1000원짜리 물건을 판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타 제조기업의 제조원가는 850원인데 반해 코스비전은 950원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라면 제품 판매가를 올려 매출원가율을 낮추는 데 반해 코스비전은 매출원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상당한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고 밝혔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매출액 거의 전부를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로 올리는 코스비전은 계열사 중에서도 이니스프리 및 에뛰드와의 거래가 특히 많았다. 2012년 코스비전 내부거래 매출액 중 이니스프리 및 에뛰드와의 거래로 올린 매출액은 각각 340억원, 330억원 등 총 67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해 매출액의 90.9%, 내부거래 매출액의 92.4%에 가까운 금액이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같았다. 코스비전 내부거래 매출액 중 이니스프리 및 에뛰드와의 거래로 올린 매출액은 각각 452억원, 415억원이었다. 코스비전이 두 기업과의 거래로 올린 매출액은 867억원은 같은해 매출액의 87.2%, 내부거래 매출액의 89.5%에 달하는 액수다.
업계 “껌 값에 물건 구입 후 금 값에 팔았다” 비아냥 여론
▲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모레퍼시픽 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이 내부거래를 통해 과도한 이득을 취해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에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구설수들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에는 이들 두 기업이 제품 가격과 관련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코스비전의 저조한 실적을 감수하면서 까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매입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가 고객들에게는 비교적 비싼 가격에 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코스비전으로부터 제품을 들여 온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매출원가율은 코스비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니스프리의 매출원가율은 2012년 29.2%, 2013년 30.3% 등의 수준에 불과했다. 에뛰드 또한 2012년 42.5%, 2013년 43.9% 등에 그쳤다. 회계 전문가는 이에 대해 “이니스프리의 경우 원가 950원 짜리 제품을 코스비전으로부터 1000원에 들여와 3000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팔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코스비전의 실적은 무시한 채 이니스프리에 싼 값에 물건을 제공토록 하고 있어 ‘오너 일가 기업을 위해 계열사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며 “게다가 코스비전으로부터 속칭 ‘껌 값’에 들여온 제품이 이니스프리를 통해 고객들에게 ‘금 값’에 팔리고 있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고객을 기만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련의 사안들이 대부분 그룹 차원에서 벌어진 사안임을 감안할 때, 황제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서경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따라서 비난의 화살은 서 회장을 향하고 있다. 심지어 ‘서경배 회장이 딸을 위해 계열사와 고객신뢰 등을 팽개치는 것 아니냐 원색적인 이야기도 회자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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