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
한국도로공사의 방만 경영이 도를 넘었다. 도로공사의 빚은 지난 해 말 기준 26조원으로 이는 하루 이자 31억원, 월 이자 959억원을 발생시키고 있다. 도로공사는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을 손쉽게 어기기도 했다. 이 규칙에 따르면 공기업은 계약 체결시 일반 경쟁을 원칙으로 계약을 체결해야하지만 도로공사는 수백건을 수의계약으로 계약을 진행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전국 고속도로 톨게이트 335개 중 265개를 수의계약을 통해 영업자를 선정했다. 게다가 이곳의 대표들은 모두 전직 도로공사 출신들로 드러났다. 나머지 70곳은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됐는데, 여기마저도 도로공사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의심됐다. 박 의원에 따르면 70개 업체의 사장은 모두 명의만 빌려준 이른바 ‘바지사장’이었다. 이 업체의 사무장들은 전부 도로공사 출신들이었다. 수의계약을 체결한 265개 업체 중 229곳의 사무장들 역시 도로공사 출신들로 채워져 사실상 전국 고속도로영업소의 실세들은 대부분 도로공사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로공사는 출자회사나 자회사에도 자기 사람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 도로공사는 KESTA Corp 등 2개의 자회사를 뒀고 한국건설관리공사 등 13개 사에 출자를 한 상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에 의하면 이들 기관 가운데 7개 기관의 기관장 및 임원이 도로공사 출신이거나 국토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 KESTA corp의 경우 사장은 도로공사 해외사업단 차장이, 비상근 감사는 도로공사 감사실장이 겸직했다. 자회사 부산울산고속도로의 대표이사는 도로공사 총무처장 출신이다. 도로공사 측으로부터 자료를 건네받은 국회의원들은 공사의 방만경영에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이미경 의원은 “도덕성이 결여된 낙하산 인사는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기업이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하는 심각한 경영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박성호 의원은 “고속도로영업소 대표에 바지사장을 세우고 도로공사 출신은 실세인 사무장 자리에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8년 일단락된 도로공사 민영화가 다시 제기됐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공의 방만경영이 도를 넘었는데 반성은커녕 도속도로 통행료를 올리려고 한다. 정말 해도 너무한 ‘그들만의 굿판’을 이젠 끝내야 한다”며 “이런 공기업은 대안이 민영화가 답이다”고 목청을 높였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도마 위에 한국도로공사의 방만경영 실태를 취재했다. 
|
▲ 한국도로공사의 방만 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루 31억원을 발생시키는 26조원의 빚이 있는 도로공사는 특별한 경우만 체결해야하는 수의계약을 전국 고속도로영업소 335개 중 265개의 업체와 체결했다. 이곳 대표는 모두 도로공사 출신들이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런 도로공사의 행태에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사진은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스카이데일리
도로공사의 방만경영이 도를 넘고 있다.
낙하산 인사, 수의계약 체결, 부채 등 도로공사가 보여준 방만경영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관피아의 적폐를 여지없이 보여준 한국도로공사를 민영화 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도로공사 자회사는 도로공사 출신들이 대거 점령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출자·출연한 국내 11개 기관 중 7개 기관의 기관장 및 임원이 국토부와 도로공사 출신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로공사 지분율이 높은 출자 회사일수록 국토부와 도로공사 출신 인사가 기관장 등 요직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낙하산 인사들은 요직을 맡으면서 7700만~1억5800만원의 연봉을 챙겨갔다.
도로공사가 12억원(지분 60%)을 출자한 ‘KESTA corp’의 경우 사장은 도로공사 해외사업단 차장이, 비상근 감사는 도로공사 감사실장이 겸직했다. 250억원(지분 51%)이 출자된 부산울산고속도로 대표이사는 도로공사 총무처장 출신이다.
▲ 자료: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2013년 12월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도로공사가 40억원(지분 42.5%)을 출자한 한국건설관리공사는 김원덕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이 지난 1월 신임 사장으로 자리했다. 상임이사 3명과 감사 1명은 모두 국토부와 국토부 산하기관 출신 인사들이다.
이외에도 17억6000만원(지분 10%)을 출자한 행담도개발의 감사는 도공 교통기계팀장 출신이고, 30억7000만원(지분 8.28%)을 출자한 KR의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처장 출신이다. 80억원(지분 5.5%)을 출자한 서울북부고속도로의 사장은 행복청 도시계획국장 출신이다.
낙하산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한 곳은 적자를 내기도 했다. 한국건설관리공사는 지난해 첫 8억원 흑자를 냈지만 지난 3년간 누적적자가 60억원에 이르렀다. 서울북부고속도로는 지난해 13억원 적자를 냈다.
이미경 의원은 “도덕성이 결여된 낙하산 인사는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기업이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하는 심각한 경영상태에 빠졌다”며 “공기업 퇴직자의 재취업 제한기관을 설정하고 관련 분야의 외부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낙하산 인사를 척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65개 톨게이트가 예외규정? 수의계약 남발하는 도로공사
도로공사의 낙하산 인사와 함께 수의 계약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에 따르면 올 10월 현재 고속도로 영업소 외주업체 총 335개 중 수의계약을 하는 265개의 대표 모두가 전직 도로공사 출신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은 매매·대차·도급 등을 계약할 때 경매·입찰 등의 방법을 통하지 않고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 맺는 계약이다.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은 계약 체결시 일반 경쟁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는데, 도로공사는 이를 어긴 셈이다.
▲ 자료: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2013년 12월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박 의원에 따르면 수의계약 상태인 265곳 중 229곳의 사무장은 도로공사 출신이었다. 또 전체 계약 중 나머지 공개경쟁입찰을 하는 70곳인데, 이곳도 도로공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받았다.
이 곳 사장들은 도로공사 출신이 아니지만 박 의원에 따르면 이곳 사장들은 명의만 빌려준 이른바 ‘바지사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바지사장이 있는 70곳의 사무장들은 모두 전직 도로공사 출신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 고속도로 톨게이트 전체 335개는 모두 도로공사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수의계약을 하고 있는 265곳 중 229곳의 사무장도 도로공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호 의원은 “도피아(도로공사+마피아)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자 사장 자리는 이른바 바지사장을 세우고 도로공사 출신은 실세인 사무장 자리에 숨어 있다”며 “도로공사는 이를 알고도 모른 척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채 26조, 통행료 인상 의혹까지 “국민 배신 공기업에 민영화가 답”
도로공사의 부채는 26조원으로 하루 평균 이자만 31억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로공사는 전년보다 6146억원 증가한 25조9628억원의 빚을 진 것으로 드러났다. 도공의 부채는 한국토지주택공사 142조3312억원, 한국전력공사 104조766억원, 한국가스공사 34조7336억원에 이어 공기업 중 4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 자료: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2013년 12월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박 의원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에 의하면 도로공사의 연도별 부채 추이는 2009년 21조8418억원, 2010년 22조8547억원, 2011년 24조5910억원, 2012년 25조3482억원으로 부채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박 의원실은 이런 추세라면 2017년에는 부채가 2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유형별로는 금융성 부채가 24조4751억원으로 자산 대비 94%에 해당했다. 금융성 부채의 이자비용은 연간 약 1조1517억원에 이른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신설·확장·유지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공기업으로 국토교통부가 주식 82.22%, 한국수출입은행이 12.27%, 기획재정부가 1.06%를 소유했다.
과거 도로공사는 여러 부실 공기업 등과 함께 민영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공기업 민영화가 논란이 되자 지난 2008년 정부는 민영화 대신 도로공사에 대한 경영 효율화 방안을 실시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 한국도로공사의 경영에 대한 비판과 지적이 나오면서 도로공사를 민영화 하자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민을 배신하는 공기업에게는 민영화가 답이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도로공사의 방만경영이 도를 넘어서자 도로공사의 민영화를 추진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과거 민영화 논란이 일자 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며 도로공사는 위기를 넘겼다”며 “하지만 그 사이 이들이 보여준 행태는 관피아의 폐단을 모두 답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5조원의 도로공사 부채는 결국 국민이 떠안는 부채인데, 이들은 경영 정상화를 통해 부채를 줄일 생각은 안하고 고속도로 통행료를 올리려고 수작을 부리고 있다”며 “국민들을 배신하는 이들에게 민영화만이 해답이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