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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관혼상제(冠婚喪祭)를 중시해 왔다. 관례·혼례·상례·제례로 구분되는 관혼상제는 누구든 거쳐야 하는 인생의 ‘큰 일’에서 상호 예를 갖추고 함께 어우러지는 삶의 언저리에서 중요하게 행해진다. 특히 조선시대 유교적 질서는 이 같은 예(禮) 문화를 크게 발달시켰다. 갓을 쓰는 성인식에서 혼인을 하고 가정을 이룬 뒤 죽음에 이르는 삶은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여기에 선조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것 또한 ‘삶의 이상적 가치’를 내재한 철학의 범주였다. 오늘날에는 개인의 선택과 신념 등에 따라 이들 절차가 간소화되고 방식도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결혼 예식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했다. 과거 연지곤지 대신 지금은 면사포와 부케가 일반적이다. 형식뿐만 아니라 결혼의 개념 자체도 바뀌었다. 결혼은 가문과 가문의 결합의 의미가 컸지만 지금은 개인과 개인의 ‘사랑의 결실’로 생각하는 개념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결혼에 있어 여전히 부모와 당사자들의 ‘며느리·배우자 욕심’은 아직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실제로 요즈음 젊은 층은 애정이라는 조건 보다 현실적인 조건을 중시하고 따지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는 그만큼 현실의 삶이 녹녹치 않은데 따른 현상으로 치부된다. 속칭 ‘마담뚜’라는 전문 중매쟁이들이 아직도 부유층에서는 ‘콜’을 받는 추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에는 이 같은 중매들이 대형 기업화되기도 했다. 지난 1990년대 들어 ‘결혼정보회사’란 이름의 중매업체가 속속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기업형 중매는 최근 들어 결혼문화의 한 유형이 됐을 정도가 됐다. 가연결혼정보도 성공한 기업형 업체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 2006년 결혼정보업계에 뛰어든 ‘가연결혼정보’는 현재 강남구 테헤란로에 자리 잡고 있다. ‘가연타워’란 이름을 내건 가연결혼정보의 사옥은 테헤란로를 사이에 두고 르네상스서울호텔과 마주한 곳에 위치해 있다. 가연타워(등기부상 낙양대빌딩)의 소유권자인 여성 박모씨는 17세였던 지난 1981년 상속을 받은 뒤 이후 증여 등을 통해 단독소유자가 돼 지금에 이른다. 박씨는 강남대로에도 역시 17세에 상속을 시작으로 증여·상속을 통해 단독소유가 된 진우빌딩도 소유하고 있다. 빌딩전문 부동산에 따르면 두 빌딩의 시세는 가연타워가 약 250억원, 진우빌딩이 약 750억원 등 1000억원에 달하고 있는데 전세권 이외에는 금융권 대출로 추정되는 근저당권이 보이지 않는다. 스카이데일리가 가연결혼정보의 사옥처럼 보이는 가연타워와 평당 토지 약 5억원을 호가하는 진우빌딩 그리고 가연결혼정보의 발자취 및 최근 실적 등을 테헤란로의 빌딩 시리즈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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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8년 만에 국내 정상급의 결혼정보업체로 성장한 가연은 등기부등본 상 ‘낙양대빌딩’(사진 왼쪽)으로 돼 있는 테헤란로 변 17층 건물 전체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가연 측은 건물외벽에 ‘가연타워’란 이름의 간판을 내걸어 시민들 사이에서는 낙양대빌딩이 아닌 가연타워로 인식되고 있다. 17세의 나이에 상속으로 테헤란로 변 토지의 주인이 된 박모씨는 강남역사거리 인근 강남대로에 있는 6층 진우빌딩(사진 오른쪽)도 같은 나이에 상속을 받아 소유했다. ⓒ스카이데일리
1990년대에는 결혼의 풍속도가 달라지면서 속속 기업형 결혼정보업체들이 생겨났다. 그 이전에는 속칭 ‘마담뚜’로 불리는 중매쟁이들이 활약했으나 그 자리에 대규모 기업형 정보를 갖춘 업체들이 대신하게 됐다. 요즈음에는 결혼 적령기의 남녀들이 결혼정보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2006년 ‘대한민국 가족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기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업계에 뛰어든 ‘가연결혼정보(이하·가연)’는 현재 대한민국 경제1번지인 강남구 테헤란로에 둥지를 틀고 있다.
가연이 사옥으로 활용하는 빌딩은 등기부등본 상 ‘낙양대빌딩’으로 돼 있지만 건물 전체를 가연이 임대해서 사용한 탓에 건물 외벽에는 ‘가연타워’란 이름의 간판이 붙어 있다. 등기부등본을 떼보지 않으면 가연결혼정보의 소유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가연타워를 통해 결혼정보 회사 광고에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17세 소녀(상속당시) 땅위에 250억 무대출 빌딩…가연, 건물전체 임대
가연은 지난 2012년 이 건물의 완공과 함께 입주했다. 가연타워는 333.6㎡(약 101평) 대지 위에 세워진 지하 3층, 지상 17층 규모의 건물로 연면적은 3339㎡(약 1012평)에 이른다.
지하 층에는 직원들을 위한 복지공간과 주차장이 자리하고 있다. 지하 1층에 직원전용 휘트니스 센터가 있고 지하 2·3층은 기계실, 전기실, 발전실 등과 주차장이 배치돼 있다.
지상 층은 2·3층에 갤러리와 웨딩스튜디오가 있고 4~6층에는 상담실이 자리해 고객을 맞이하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는 중이다. 지상 7층부터 17층까지는 가연결혼정보의 사무실로 사용된다. 가연의 대표실은 이 건물의 맨 꼭데기 층인 17층에 자리 잡았다.
▲ 자료: 가연결혼정보 ⓒ스카이데일리
지난 1975년 이 곳 토지는 윤모씨와 박모씨가 절반씩 공동소유했으나 지난 1981년 박모씨의 지분 전부는 그의 자녀로 부동산업계에서 추정되는 인물에게 상속되며 소유주 일부 변동이 있었다. 등기부등본상 상속을 받은 박모씨는 상속 당시 17세(1964년생)의 소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피상속인 박모씨는 지난 1998년 또 다른 공동소유자 윤모씨로부터 나머지 지분마저 증여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토지 및 건물등기부등본상에 모두 전세권 이외에는 금융권 대출로 보이는 근저당 등 설정이 없는 것이 눈에 띈다.
또한 박모씨는 강담대로 한복판의 건물 한 채도 소유하고 있다. 강남역사거리에서 교보타워사거리 방면의 강남대로 우측에 자리한 진우빌딩은 지하 3층, 지상 6층의 구조로 돼 있다. 빌딩이 위치한 토지의 규모는 504.91㎡(152.71평), 건물 연면적은 2562.01㎡(775.01평)이다. 이 빌딩에도 전세권 이외에 금융권 대출로 추정되는 근저당 설정이 보이지 않는다.
박 씨는 이 빌딩 또한 어린 나이에 상속·증여 받았다. 박 씨는 가연타워와 같이 17세에 불과했던 1981년 토지 지분 3분에 1을 우선적으로 상속받았다. 이어 1988년과 1995년 두 번에 걸쳐 지분의 3분에 1씩을 각각 증여와 상속(명의신탁해지)으로 받았다.
진우빌딩은 유동인구가 많기로 소문난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덕분에 각 층별로 다양한 업체가 들어서 있다. 진우빌딩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업체로는 영단기어학원 3관학원, 디자인스킨, 배스킨라빈스 등이 있다.
▲ 자료: 가연결혼정보 ⓒ스카이데일리
테헤란로의 동서축 기준 중앙에 해당하는 르네상스서울호텔 맞은편에 자리한 가연타워는 지하철2호선 역삼역과 지하철2·분당선 선릉역의 이용이 용이하고 인근의 ‘언주로’를 통해 압구정동, 대치동, 논현동, 성수대교 등과의 접근성이 우수한 곳으로 꼽힌다.
빌딩매매 전문가인 원빌딩 부동산의 이승진 팀장에 따르면 박 모씨가 소유한 빌딩의 시세는 진우빌딩이 약 750억원, 낙양대빌딩(가연타워)이 약 250억원 등 총 1000억원 가량이다. 특히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진우빌딩의 경우 지리적 이점이 뛰어나 평당 토지시세가 5억원에 달한다는 게 이 팀장의 추산이다.
2006년 출범 가연, 후발업체 불구 승승장구…과장광고 시정명령도
지난 1990년대부터 속속 등장한 결혼정보업체는 2000년대 들며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과다경쟁과 글로벌금융위기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현재는 다소 감소한 상태다. 여성가족부의 ‘2014 결혼중개업체 현황’을 보면 국내 결혼중개업체 수는 총 954개로 지난 2011년(1054개)에 비해 감소한 상태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은 결혼정보업체 시장에 가연은 후발주자 격으로 지난 2006년 간판을 내 걸었다. 하지만 가연은 결혼정보업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닻을 올린 후 3년차였던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찾아왔던 것을 감안하면 그 성장세가 놀라울 정도라는 게 업계의 평판이었다.
가연의 전년대비 연도별 매출성장률을 보면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각각 207%, 307%, 64%, 138% 등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이후 2011년(52%)부터 지난해(5%)까지 점차 둔화되는 상태다. 가연측에 따르면 가연의 2012년과 2013년의 매출은 각각 190억원, 200억원 규모다.
회원 수의 경우 전년대비 연도별 성장률 역시 2007년과 2008년 각각 148%와 170%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데 이어 2010년 101%의 신장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다 지난 2011년(55%)부터 지난해(6%)까지 점차 안정화되는 분위기다.
▲ 가연측은 홍보 과정에서 결혼정보 업체 중 1위임을 언급하면서 공정위의 제지를 받기도했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결혼정보업체를 선택할 때 유료회원 수, 성혼률, 회사규모 등은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선택에 영향이 적은 ‘홈페이지 방문자수’라는 정보를 알리지 않아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고 판단했고, 이에 가연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스카이데일리
가연은 2006년 4월 설립 첫해 돋보이는 실적을 보이면서 불과 10개월 만에 온라인 회원 10만명을 돌파했었다. 이후 가연은 한차례 고비를 겪었다. 현재 20만명이 넘는 온라인 회원을 보유한 가연은 과거 온라인회원과 방문자 수 등을 광고에 활용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허위·과장광고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지난 2012년 공정위는 가연이 ‘결혼 정보 분야 1위’라는 표현을 사용해 광고한 사례가 부당하다며 시정초치를 내렸다.
당시 공정위는 “소비자가 결혼정보업체를 선택할 때 유료회원 수, 성혼률, 회사규모 등은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선택에 영향이 적은 ‘홈페이지 방문자수’라는 정보를 알리지 않아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고 밝혔다.
당시 공정위의 의결서에 따르면 가연이 ‘20만 회원이 선택한 서비스’의 표현을 사용해 광고하면서 이성소개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무료회원이 대부분(95%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유로 또는 무료회원수를 밝히지 않아 ‘기만적인 광고행위’로 지적받게 된 것이다.
▲ 자료: 여성가족부 ⓒ스카이데일리
공정위의 ‘행위중지 명령 및 공포명령’에 가연측은 즉각 반발했다. 당시 가연측은 “2011년 5월부터 광고에서 쓴 표현에 대해 랭킹닷컴 기준임을 밝혔고 정확히 해당 날짜를 명시했으며 같은 해 6월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문제없음을 인정받았다”고 주장하며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가연의 홍보실 관계자는 “1·2·3차 세 차례의 재판에서 모두 무효를 인정받아 현재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했으나 공정위의 답변은 가연 측과 달랐다.
공정위 송무담당관 안병훈 과장은 “고등법원에서 승소한 후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며 “고등법원의 경우 2011년 5월 이후 랭키닷컴의 조회 수 등이 일부 표기된 부분에 있어 ‘기만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 밖의 광고 등 나머지 문제가 된 부분에 있어서는 공정위가 승소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등법원이 인정한 그 부분에 있어서도 공정위측이 납득하지 못해 대법원에 상고를 한 상태며 가연측도 고등법원이 기만이라 판단한 판결에 대해 똑같이 상고를 한 상태다”고 소송이 진행 중임을 밝혔다.
대기업·공기업 등 제휴 통해 성장…테헤란로 사옥, 고객신뢰 제고 활용
단기간 내 업계 상위기업으로 성장한 가연은 각종 기업들과의 제휴를 맺고 있다.
행정안전부 등 42개 중앙부처와 30여개 삼성계열사,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LG전자 등 기업들을 비롯해 공기업, 교육청, 공단에 이르기까지 우수 인력자원들이 근무하는 곳들과 제휴를 맺어 이들을 주축으로 하는 이벤트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현대자동차 남직원들과의 미팅파티’, ‘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회와 함께하는 미팅파티’ 등은 그 사례다.
▲ 가연타워의 1층부터 6층까지 웨딩갤러리, 스튜디오, 상담실 등이 운영 중이다. 가연은 상담과정에서 사옥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제고하는 등 가연타워는 단순한 임대 사옥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가연측은 사옥의 위치가 테헤란로에 있는 점을 고객의 신뢰제고에 활용하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가연 측과 상담전화를 하자 김 모 매니저는 “결혼정보업계 중 강남 테헤란로에 사옥을 보유한 곳은 아무 곳도 없다”며 “(원하는 상담시간) 30분 전에만 연락을 주시면 저희 사옥에서 상담을 진행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요사이 믿음이 가지 않는 숱한 결혼정보회사들이 많은데 저희 가연은 믿을 수 있는 곳이다”며 “강남 한복판에 결혼정보만을 위한 사옥을 보유한 회사를 믿지 못한다면 어딜 믿을 수 있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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