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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선진화를 통한 세계일류국가’를 국가 비전으로 정하고 ‘국민을 섬기는 정부’, ‘활기찬 시장경제’, ‘능동적 복지’, ‘인재대국’, ‘성숙한 세계국가’를 5대 국정지표로 삼았었다. 기업인 출신답게 ‘친(親) 기업주의’ 성향인 그는 5대 국정지표 중 ‘활기찬 시장 경제’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과 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과감한 규제개혁을 이뤄내기 시작했다. 이처럼 열린 시장을 지향했던 이 전 대통령의 정책은 2013년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로 이어졌다. ‘낙수효과’에 의한 경기부양을 기대하는 이 같은 정책 기조는 지난 정부에서 현 정부로 넘어왔지만 경기 침체의 여파로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환경’ 만큼은 상당히 개선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세계은행(WB)이 29일 발표한 ‘2014년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7위)보다 두 계단 상승한 5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7위에 머문 경제대국 미국(지난해 4위)을 앞지르는 조사결과다. 스카이데일리가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4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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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매년 세계은행이 실시하는 기업환경평가에서 올 해 5위에 올랐다. 이는 G20국가 중 1위, OECD국가 중 3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그 순위가 상승하고 있으며 4년 연속 10위권 진입 기록을 세웠다. 사진은 기업들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 ⓒ스카이데일리
기획재정부는 29일 “세계은행의 ‘2014년도 기업환경평가’에서 우리나라는 평가대상 189개국 중 5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순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이 조사해 매년 발표하는 ‘기업환경평가’에서 5위를 차지한 우리나라는 G20국가 중 1위, OECD국가 중에서는 뉴질랜드(2위)와 덴마크(4위)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는 기업의 ‘생애주기’에 따라 기업의 창업에서 퇴출까지를 10개 부문으로 구분하고 특정 시나리오를 부여해 법령분석·설문조사 등을 통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10개 부문은 창업, 건축인·허가, 전기 공급, 재산권등록, 자금조달, 소액투자자보호, 세금 납부, 통관행정, 법정분쟁 해결, 퇴출이다. 지난해 발표시점 기준 7위에서 두 계단 상승한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10개 부문 중 5개 항목이 지난해 대비 상승했으며 3부문에서 유지, 2부문에서는 하락을 나타냈다.
4년 연속 10위권 진입…올해는 사상 최고 5위 달성
▲ 자료: 세계은행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 조사에서 2007년(30위) 이후 지속적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2008년 23위, 지난 2009년 19위, 2010년 16위에 머물렀지만 2011년 8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2년 8위, 지난해 7위에 이어 올해 5위까지 4년 연속 10위권에 진입했다.
G20 국가 중 1위, OECD 국가 중 3위를 달성한 우리나라는 주변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기업환경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보다 상위권 순위를 살펴보면 싱가포르, 뉴질랜드, 홍콩, 덴마크가 각각 1~4위를 차지했다. 미국(4위→7위), 일본(27위→29위), 말레이시아(6위→18위), 인도(134위→142위) 등은 순위가 하락한 가운데 독일(21위→14위), 러시아(92위→62위), 중국(96위→90위) 등은 순위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은행, ‘한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사례 소개
세계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가업승계지원을 위한 상속세 감면범위 확대와 법인·소득세율을 인하한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조세정책을 위기 극복의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하고 이 사례를 보고서에 실었다.
▲ 자료: 세계은행 ⓒ스카이데일리
세계은행은 세금납부에 대한 ‘금융위기 전후의 각국의 조세정책’을 분석한 결과 캐나다, 영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47개국이 법인세율을 인하한 점을 들어 법인세율 인하가 세계적인 추세였음을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조세정책을 소개했다.
금융위기 발생이후 우리나라는 저소득 및 중위 소득 납세자를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책을 펼쳐왔다.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승계 지원을 위해 가업상속 공제한도를 2009년 최고 100억원에서 올해 최고 500억원까지 상향 조정시켰다. 또한 영세개인사업자의 경제활동 재개를 지원하기 위해 2012년 이전 폐업 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취업한 자의 결손 처분된 체납액 중 1인당 최대 500만원의 납부의무를 소멸시켰다.
또 해외에서 한국으로 ‘유턴’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7년간 법인세를 감면(5년 100%, 2년 50%)해 주고 과표 구간별로 법인세율 및 소득세율을 인하했다.
반면 조세회피 및 포탈에 대한 처벌은 강화했다. 현금영수증 발급의무사업자가 현금영수증 미 발급 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으며 일부 세금관련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연장시켰다.
▲ 자료: 세계은행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적극적인 조세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기타 OECD국가들에 비해 빠르고 안정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 세계은행의 분석이다. 특히 세계은행은 대다수의 OECD국가들이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공공부채가 증가한데 반해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이 기간(2009년부터 2012년까지)동안 공공부채가 감소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기업인 “코웃음 나온다”…국가경쟁력 19위에서 올해 26위 추락
세계은행은 국가별 기업환경을 ‘기업 생애주기’에 따라 창업에서 퇴출까지 10개 부문으로 구분하고 각 부문별로 기업이 직면하는 규제를 절차·시간·비용 위주의 33개 세부지표로 측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 국가에게 공통으로 ‘특정 시나리오’를 부여해 조사대상국 내 기업·부동산·재산권 분야의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등으로 구성된 민간전문 법령분석·번문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특정 시나리오에 대한 평가만 수행해 기업환경 전반에 대한 종합적 평가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재계와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또 “우리나라가 기업환경 1위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온갖 규제가 만연해 있을 뿐만 아니라 ‘관피아 논란’ 등을 감안하면 과연 제대로 조사한 것인지 아니면 변수들을 올바르게 반영한 것인지 의문시 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섬유사업을 평생 해왔다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한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정상적인 루트로는 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아 이른바 ‘별’(전과)을 달아야 하는 것이 마치 코스처럼 된 것 같다”며 “나만 해도 본의 아닌 이런저런 전과가 15개나 되는데 어떻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인지 코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최근 8년동안 100억달러 정도에 그칠 정도로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인식이 외국기업들에도 퍼져 있는 상황이다.
국가경쟁력 순위(국제개발연구원·IMD, 스위스)의 경우도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19위에서 올해는 26위로 7계단이나 추락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경제자유지수 조사에서도 지난해 우리나라는 34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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