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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동교로는 과거 인근 개천을 따라 순댓국집이 들어섰다. 싼 값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순댓국은 주머니 가벼운 손님들에게 인기 메뉴였다. 하천을 복개한 곳에 도로가 생기자 순대골목을 찾는 택시기사 손님이 늘었다. 잠시 쉬며 식사를 하려는 택시 기사들이 순대골목으로 모여들었다. 순대골목은 자연스럽게 기사식당골목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순댓국 일색이었던 이곳의 메뉴도 점차 다양해졌다. 그러나 이곳 기사식당골목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중이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는 다양한 기사식당이 있었지만 지금은 단 두 점포만이 당시 기사식당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업종의 점포들이 빠르게 기사식당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제 이 골목에는 족발, 갈비, 불고기 등 다양한 전문 음식점이 자리 잡았고, 이외에도 호프와 카페, 분식집이 늘고 있다. 홍대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고 이곳으로 유입되는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이곳 상권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또한 2010년 ‘경의선 숲길 공원조성’ 공사가 진행되면 이곳 상권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스카이데일리가 기사식당골목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는 ‘연남동 기사식당골목’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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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기사들의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기사식당 골목에는 족발, 갈비, 불고기 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점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이외에도 호프와 카페, 분식집 등도 들어섰다.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직선으로 200m 남짓 걸어오면 연남파출소가 나온다. 파출소 뒤편으로는 경의선 철로 부지가 있는데, 현재는 경의선이 폐선이 되면서 ‘경의선 숲길 공원’ 공사가 진행 중이다. 파출소에서 동교로를 따라 공원 조성 공사를 하는 곳을 지나면 기사식당골목이 보인다.
과거 이곳은 ‘순대골목’이라 불릴 정도로 순댓국집이 많은 곳이다. 그러나 택시 기사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이곳은 자연스럽게 기사식당 상권이 형성됐다.
현재는 상권이 또 한번 변화해 기사식당들이 없어지고 다양한 업종의 점포가 들어와 있다. 두루치기, 족발, 김치찌개, 복해장국, 춘천닭갈비, 삼겹살, 껍데기, 대창, 치킨, 우동을 파는 전문 음식점과 호프집, 실내포차, 카페 등의 업종이 들어온 상태다.
기사 손님보다 일반 손님이 더 많아져…기사식당골목에서 먹자골목으로
▲ ‘동촌 소머리국밥 순대국’ 집 대표는 “주변에 있던 순대국집들이 문을 닫아 기사골목에 남은 옛 기사식당은 이제 우리가게와 ‘송가네’ 두 곳뿐이다”며 “새로운 업종이 들어오면서 먹자골목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데일리
기사식당골목 안에 택시 몇 대가 주차돼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20년 경력의 한 택시기사는 “순댓국집이 많았을 때는 저렴한 순댓국을 먹으러 이곳을 자주 이용했는데 이후 기사식당 거리로 유명해져서 더 자주 왔다”고 말했다.
10년간 택시를 몰아온 다른 택시기사는 “기사들 사이에 입소문나면서 기사들이 많이 찾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업종이 들어오면서 이젠 일반 손님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의 말처럼 이제 이곳은 택시기사보다 일반인이 더 많이 찾아오는 골목이 됐다. 점심시간대에는 여전히 택시기사 손님이 있지만, 저녁에는 일반인 손님이 많다. 주요 고객은 관광객, 학생, 일반인인데 특히 관광객이 늘면서 유동인구가 증가했다.
이곳에서 30년간 ‘동촌 소머리국밥 순대국’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는 “주변에 있던 ‘연남 순대국’이 문을 닫아 기사골목에 남은 옛 기사식당은 이제 우리와 ‘송가네’ 두 곳뿐이다”며 “새로운 업종이 들어오면서 기사식당골목이 먹자골목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 3층 규모의 ‘송가네’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다른 가게에 비해 손님이 많았다. 특히 기사 손님 이외에 단체손님이 많았다. 전세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관광객을 잡기 위해 가게 뒤 주택 세 곳을 헐어 주차장을 마련했다. ⓒ스카이데일리
기사식당 골목에서 23년간 장사를 해온 ‘송가네’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다른 가게에 비해 손님이 많았다. 특히 기사 손님 이외에 단체손님이 많았다. 전세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관광객을 잡기 위해 가게 뒤 주택 세 곳을 헐어 주차장을 마련됐다.
‘송가네’ 대표는 “순대골목은 70~80년대 생겨났는데, 순댓국집이 사라지고 일반 식당들이 늘어나면서 기사식당 골목으로 유명해 졌다”고 했다. 이어 “20년 전 가게 앞으로는 개천이 흘렀으나 복개공사로 인해 지금의 길이 됐다”며 기사식당 골목의 변화과정을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순대골목에는 포장마차식의 순댓국집이 있었다. 그 중 지금 남은 ‘동촌 소머리국밥 순대국’ 집은 신축 건물에 입점해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는 전부 사라졌다고 한다.
과거 이 골목의 빌딩을 화교들이 소유한 적도 있었다. 한 식당 대표는 “중국인이 이 거리에 가게를 차리고 이곳을 중국인 거리로 만들려고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가 있어 다른 곳에 차이나타운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경의선 숲길 공원’ 내년 준공…공원 조성 기대감에 상가 권리금 들썩
▲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를 나와 약 200m 직진하면 연남파출소가 보인다. 기사식당 골목 이르기 전 파출소 주변은 현재 ‘경의선 숲길 공원’이 한창이다. 기사식당 골목에는 ‘광장호프’, ‘학교앞1교시’와 같이 호프, 분식 등이 생겨났다. ⓒ스카이데일리
기사식당 골목 부근에는 ‘경의선 숲길 공원’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내년 봄 준공을 앞두고, 골목 주변의 양화로 21길과 동교로에 개인 카페가 늘어나는 추세다.
분식을 판매하는 ‘학교앞1교시’ 대표는 “홍대입구 앞은 건물 임대료가 높아 기사식당 골목으로 밀려온 점포가 일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권리금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15년간 기사식당 골목에서 장사한 ‘연남동 돼지구이 백반’ 대표는 “기사식당 골목은 위치에 따라 가게 권리금이 차이가 나며, 잘되는 가게도 있고 안되는 가게도 있다”며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점포는 거리 분위기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요새 젊은 고객층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기사식당 골목의 전망은 밝다”고 평가했다.
M부동산 대표에 따르면 1층에 위치한 10평 점포는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30만원이고, 권리금은 없었다. K 부동산 대표는 “상가 1층 20~25평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5000만원, 월세 250~300만원이고, 권리금은 1억~1억5000만원이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적으로 “1층과 2층 각각 45평, 40평 총 85평 기준으로 보증금 1억5000만원, 월세 190만원, 권리금 7000만원인 건물이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 10월 서울시는 폐철로로 방치돼 있던 옛 경의선 자리에 ‘경의선 숲길 공원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2005년 지상으로 운영되던 경의선이 지하화되면서 용산문화센터~마포구 가좌역 구간 총 6.3km의 지상부 폐철로를 녹색의 선형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원조성 1단계로 2010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대흥동 구간 706m가 공원화됐다. 2단계사업은 지난해 10월 마포구 도화동에서 용산구 효창동으로 넘어가는 새창고개(백범교) 0.6km 구간과 홍대입구역과 홍제천을 잇는 연남동 폐철로 1.31km 구간에 대한 숲길 공원조성 사업이 지난해 10월 착공됐다.
인근 부동산 대표는 “내년 봄에 준공될 공원으로 주변 환경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권리금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변 골목으로 카페가 들어오고 있고, 기사들을 비롯해 관광객과 학생 등의 유동인구가 늘어나 다양한 업종의 점포가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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