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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산로32길’에는 ‘땡땡거리’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과거에는 이 길 중간쯤에 경의선 철로가 깔려있었다.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가야만 기차가 이곳을 가로질러 갈 수 있었고, 차단기에서는 ‘땡땡’하고 경고종 소리가 났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 골목길을 ‘땡땡거리’로 부르게 된 것이다. 서울의 번화가에서 지상으로 기차가 지나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그리 흔치 않았다. 이 때문에 ‘땡땡거리’에는 돼지껍데기나 부속물 등을 파는 저렴한 고깃집들이 들어서 먹자골목을 형성했다. 최근에는 홍대상권의 확장으로 젊은 층들을 타깃으로 카페와 펍 등이 입점하면서 업종 교체의 바람이 부는 추세다. 유입인구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지난 6월부터 상가번영회 성격을 지닌 ‘홍대앞 문화예술활력상인회’가 플리마켓(flea market)인 ‘땡땡거리마켓’을 진행하는 등 자체적인 홍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현재 포화상태에 이른 홍대상권은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중이고, 동교동·서교동·창전동이 만나는 꼭짓점에 위치한 ‘땡땡거리’는 홍대와의 접근성이 좋아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경의선 폐철로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이곳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홍대와 신촌을 잇는 지름길인 ‘땡땡거리’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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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홍대 상권이 포화되면서 연남동, 상수동 등 상권이 확장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와우산로32길 땡땡거리는 홍대와 가장 근거리에 위치한 곳인데, 최근 업종 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신촌역 7번 출구에서 창전삼거리 방면으로 약 250m 걷다보면 우측으로 완만한 오르막길인 신촌로12길이 나타난다. 이 신촌로12길 약 200m 지점과 만나는 좌측 골목길이 바로 ‘땡땡거리’다. 이 일대는 오래된 주택을 상가로 개조한 건물이 많아 상가와 주택이 혼재돼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
과거 경의선이 지나다녔던 땡땡거리는 ‘도심 속 기찻길’이라는 운치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자연스레 이들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들이 들어섰다. ‘철길왕갈비’, ‘칙칙폭폭소갈비’, ‘홍대원조통골뱅이’ 등은 오래 전부터 이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명한 맛집들이다.
땡땡거리는 홍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하며 홍대와 신촌을 잇는 지름길이어서 사람들의 유입이 잦은 곳에 속한다. 이처럼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곳은 홍대상권이 계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라져가는 홍대 예술적 분위기 되살려… 이색카페, 캐주얼 펍 등으로 업종 교체
▲ 땡땡거리에는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는 ‘철길왕갈비’, ‘칙칙폭폭소갈비’, ‘홍대원조통골뱅이’ 등 유명한 맛집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 땡땡거리에는 약 30여개의 고깃집, 캐주얼 펍, 카페 등이 있다. ⓒ스카이데일리
미대로 유명한 홍대의 이름에 걸맞게 문화와 예술의 거리로 대변됐던 홍대상권은 그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점차 본래의 색깔을 잃고 상업적인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홍대상권의 특색이었던 소규모 갤러리·화랑, 소품점, 예술시장 등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반면 땡땡거리에 최근 들어서고 있는 이색카페, 캐주얼 펍 등의 점포들은 홍대상권에서 사라져가는 예술적인 느낌을 되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테리어에 일러스트레이트를 가미하고 수공예품, 그림 등으로 젊은 층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려 애쓰고 있다. 상인회에서 지난 6월부터 개최하고 있는 ‘땡땡거리마켓’도 과거 홍대 분위기를 재연해 내기 위한 일환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이곳을 찾는 고객의 소비행태가 1차 고깃집으로 끝나고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근래에 카페, 펍 등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한 다른 업종이 들어오면서2차까지 여기서 해결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추세다.
땡땡거리에서 25년간 장사를 하고 있는 ‘칙칙폭폭 소갈비살’ 대표는 “이제는 이곳도 젊은 세대들을 위한 상권이 된 것 같다”며 “20~30대들과 잘 융화가 돼야 하는데 고깃집 운영으로 함께 어울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최근 땡땡거리에는 입점을 위한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중이다. 20~30대를 타깃으로 한 점포들이 대부분이며, 젊은 세대의 유입이 늘면서 이 골목 상권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홍대상권의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 일대로 점포들이 밀려 내려오고 있다”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이곳의 주택들이 상가로 개조되는 일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경의선숲길 공원 조성공사가 완료되면 홍대와 서강대, 신촌역의 중심에 땡땡거리 일대는 지금보다 한층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홍대상권보다 저렴한 임대료에 인기…“건물주 계약기간 줄여 어렵다”
이곳 상인들에 따르면 땡땡거리 점포들은 주중보다는 주말, 낮 시간대보다는 저녁 시간대 매출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보다 매출 편중이 두드러져서 보통 5시에 가게를 열면 새벽 2~3시까지 영업을 해야 하루 매상을 맞출 수 있는데 새벽까지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인근의 한 점주는 “주말보다 평일 매출이 저조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늦은 시간까지 점포를 운영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며 “심야시간대 아르바이트생들은 인건비가 비싼 편이어서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 최근 땡땡거리에는 한창 입점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젊은 20~30대를 타깃으로 한 점포들이 늘면서 더욱 더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데일리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와우산로32길은 한동안 매물이 나와도 잘 나가지 않는 정체된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매물도 없을 뿐만 아니라 매물이 나오면 빠르게 계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층 15평 기준으로 보증금은 3000만~5000만원, 월세 130만~300만원 수준이다”며 “권리금은 자리마다 큰 차이를 보이나 대부분 5000만~1억원 정도로 홍대 메인 상권보다는 저렴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촌 일대에 비해 임대료 거품이 심한 홍대상권은 거대 자본이 들어와 건물을 매입해서 임대료를 올리고 있고, 요즘에는 건물주가 계약기간을 1~2년에서 6개월 또는 1년으로 낮추고 있다”며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상권이 땡땡거리 등 홍대의 가장자리로 넓어지고 모습이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땡땡골목 일대에는 유명한 고기집이 많아 단골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고, 공항철도 개통으로 해외관광객들도 증가해 장사를 하기 위한 유동인구는 충분하다”며 “자신만의 개성을 잘 살려 점포를 운영한다면 독자적인 고객확보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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