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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LTV·DTI 규제 완화를 한 이후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가계대출이 11조원 급증했다. 또한 지난 10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계기로 가계대출 규모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지난 3년 동안 가계 부채가 월평균 1.4조원 증가한 반면 정부가 LTV·DTI 규제 완화를 한 지난 8월부터는 월평균 5.2조원으로 급증했다.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가계부채가 특정 연령대에 몰려있다는 점과 가계부채를 진 가구주가 고령화되는 점이 더 큰 문제다. 40~50대 가구주에게 집중된 가게부채는 향후 이들이 은퇴함에 따라 소득이 급감하는 고령층이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많고, 가계대출 역시 단기·일시 상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현재 우리나라의 가게 대출의 문제는 심각한 상황에 있다.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이러한 가계부채의 문제를 드러낸 ‘가계부채의 연령별 구성변화’ 자료를 냈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개발연구원 자료를 자세히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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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로 확대되는 가계부채가 자칫 파산위기를 촉발하는 악성부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은 약 10년 후 소득이 낮아지거나 불확실한 40~50대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단독주택 단지 전경.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스카이데일리
한국개발원은 21일 ‘가계부채의 연령별 구성변화’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2013년 우리나라의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부채를 2004년 미국의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부채와 비교하고 있다. 미국의 2013년 수치가 아닌 2004년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2013년 말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0%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2003년도 미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가계부채의 약 35%를 가구주 연령이 50대인 가구가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가구주 연령이 50대인 가구의 부채 비중이 22%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인구구조는 다르다. 이런 차이를 통제하기 위해서 가구주 연령이 아닌 전 가구 평균 대비 가구당 부채 비율을 살펴봤다. 이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상대적으로 고령층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50대의 부채 비율이 높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50대 가구는 경제 전체의 평균적인 가구보다 40% 가량 많은 부채부담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50대 가구가 지고 있는 20% 내외의 부채 부담보다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보다 50대 인구비중도 높아, 전체 가계부채에서 50대 가구가 가진 부채의 절대 규모가 미국에 비해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층은 미국에 비해 은퇴 시점 이후의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층의 부채문제가 심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 50대의 소득비중이 미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는 50대가 차지하는 인구비중이 미국보다 높아서이지 가구당 소득 비율은 오히려 미국보다 낮다.
▲ 자료:한국은행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고령층의 부채문제가 심각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고령층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상대적으로 작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고령층 가구당 자산은 청년층에 비해 많기는 하나, 미국과 비교하면 고령층의 자산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미국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하락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미국과 달리 연령이 높아질수록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은 젊었을 때 차입한 부채를 생애에 걸쳐 상환하는 패턴이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 자료:통계청 ⓒ스카이데일리
가계부채 분포의 동태적 측면
향후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문제를 예측함에 있어서 현재 중장년층에 집중돼 있는 가계부채 분포가 향후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가늠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40~50대 중장년층이 자신들이 지고 있는 가계부채를 줄이지 못하고 은퇴를 할 경우 소득이 급감함에 따라서 가계부채의 상환가능성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연령별 분포가 시간 경과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추적했다. 고령가구의 부채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패턴이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두 나라 모두에서 40대 이하의 부채비중은 감소했으나 50대 이상의 부채비중은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는 특정 시점의 동세대가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부채를 상환하지 않고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 40대였던 베이비부머 세대가 차입한 부채 중 상당 부분이 상환되지 않고 동세대가 50대가 되면서 2013년의 50대의 부채비중을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계량분석 결과는 현재 40~50대 연령의 가구주가 은퇴하는 10~20년 후에는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가 현재보다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 자료:통계청 ⓒ스카이데일리
빚 많은 40~50대, 조속한 대처방안 시급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40~50대 가구주에 집중돼 있다. 이 부채 중 상당 부분은 향후 소득이 급감하는 고령층이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단기상환이나 일시상환 방식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비중이 높다. 우라나라는 전체 주택담보대충 중 계약기간이 3년 이하인 비율이 18%, 만기시 일시상환하는 방식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주택담보대출 계약기간이 30년 이상인 경우가 64%이고, 일시상환은 0.08%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채를 단기·일시상환하는 비율이 미국보다 높아 은퇴 때까지 부채 규모를 줄이지 못할 경우 대출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단기·일시상환 방식의 대출구조를 장기·분할 상환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대출을 받은 사람의 현재 소득뿐만 아니라 미로 소득 흐름까지 감안한 DTI(부채대비상환비율) 방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자산 가격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예방하는 한편 자산유동화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현재 중장년층에게 가계부채가 집중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동시에 이들은 자산 역시 많이 가진 세대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가치가 어느 정도 유지돼야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줄어든다.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고 주택건설 관련 규제들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주택연금 및 역모기지 제도 등을 활성화해 부동산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는 여지를 확대해야 한다.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고령층의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조기 은퇴는 가계부채의 부실화를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조기 은퇴의 대안으로 임금피크제의 조속한 확산이 필요하다. 현재 노동시장에서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로 인해 고령의 임금 근로자의 조기 퇴직을 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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