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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제품 분야에서 만큼은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서도 그 명성이 자자한 한국타이어그룹은 세대교체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선대회장인 조양래 회장의 두 아들인 조현식·현범 사장 모두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면서 지주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어 경영 승계에 돌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후계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혼미한 후계구도 마저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현식·현범 사장이 가진 지주회사(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율이 각각 19.32%, 19.31%등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자적통의 명분을 가진 장남 조현식 사장과 전직 대통령의 사위라는 화려한 배경을 가진 차남 조현범 사장 등 두 사람 모두 “한국타이어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후계구도는 아직 미궁 속에 있다는 평판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한국타이어그룹의 후계구도에 대한 재계와 증권가 등 주변의 관심은 유독 높은 게 사실이다. 특히 아직까지 아들들에게 넘겨주지 않고 조 회장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지분율이 23.59%에 달하는 점은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덕분에 최근 한국타이어 2세들의 행보에도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작은 사안에서부터 큰 사안까지, 두 사람의 행보를 경영 승계와 연관 지어 보는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경영승계의 키를 쥔 조 회장의 눈에 들기 위한 행보로 짐작되는 사안에는 그 관심이 특히 더하다. 그런데 최근 장남인 조현식 사장의 행보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조 사장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계열사뿐만 아니라 심지어 협력업체의 지원까지 받은 사실이 드러나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조 사장의 경영 능력을 재검증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형성될 정도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같은 비난 여론이 자칫 후계구도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하면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타이어그룹의 후계구도의 핵심인물인 조현식 사장을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업계와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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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이 적극 추진한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조 사장의 경영 능력 탓 아니냐”며 조 사장의 경영 능력을 재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한국타이어 본사 ⓒ스카이데일리
한국타이어 유력한 후계자 장남 조현식 ‘경영 능력 도마 위’
최근 한국타이어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조 사장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오너와 계열사, 심지어 협력업체 까지 나선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을 거듭하는 악재에 시달려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증권가 일각에서는 “황태자의 계열사에 대한 퍼주기에도 불구하고 부진을 거듭하는 것은 결국 조 사장 탓 아니냐”며 “이번 일이 여전히 안개 속인 한국타이어그룹 후계자 선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분분하게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및 재계, 증권가 등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인 아노텐금산은 폐타이어의 파쇄, 타이어 분말의 제조 및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지난 2010년 설립됐다. 폐타이어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생산, 즉 친환경적 사업을 영위한다는 이유로 아노텐금산은 설립 당시부터 관련 업계와 환경 단체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 조현식 사장(사진)은 폐타이어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생산, 즉 친환경적 사업을 영위하는 아노텐금산을 설립해 주변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아노텐금산이 줄곧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실망감을 나타내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사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는 동시에 후계자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신사업을 직접 주도한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처음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지난 2012년 조 사장은 아노텐금산의 지분을 97.13%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변의 기대는 얼마 되지 않아 실망으로 바뀌었다. 아노텐금산이 설립 후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초에는 아노텐금산의 회계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기업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불러 일으킬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감사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아노텐금산은 설립 후 이듬해인 2011년 매출액 10억원, 영업손실 33억원, 당기순손실 38억원 등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실적도 매출액 11억원, 영업손실 43억원, 당기순손실 51억원 등 전년 보다 적자규모가 더욱 컸다. 이 같은 적자 행진은 급기야 재무상황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 2011년과 2012년 두 해 모두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나타냈다.
당시 관련 업계에서는 “설비 구축에 초기 자금이 많이 소요된 가운데서도 매출처는 많지 않았다는 점이 자본잠식의 이유이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해 그나마 우려가 덜했다. 아노텐금산 측도 “그동안 설비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고 앞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비교적 긍정적인 관측을 내놨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러나 지난해에도 전년에 비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아노텐금산의 실적은 매출액 8억원, 영업손실 30억원, 당기순손실 40억원 등을 보였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도 해소되지 않았다. 급기야 주변에서는 우려감을 나타내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아노텐금산의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조 사장의 경영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는 불신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결국 지난해 말 아노텐금산은 시설자금 명복으로 30억원(25만주)의 제3자배정(지엔에스)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에는 자동차 부품 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지엔에스가 참여했다. 유상증자후 지난해 말 지분구조는 조현식 사장 49.57%, 아노텐WTE 1.47%, 지엔에스 36.65%, 공문규 사장 12.31% 등으로 지분 구조가 바뀌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아노텐금산은 지난해 유상증자에 대한 표면적인 이유로 ‘고형연료 생산라인 증설’을 들었다”며 “그러나 주변에서는 조현씩 사장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덜면서 재무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의도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목할 점은 유상증자 후에도 조 사장측 지분율의 합이 절반이 넘어 사실상 지배력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며 “즉, 유상증자를 해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기긴 했지만 아노텍금산의 부진은 전적으로 조 사장 책임으로 보여진다는 의미다”고 덧붙였다.
후계 장남 계열사 퍼주기, 협력업체 등장에 ‘갑의 압력’ ‘협력 관계’ 의혹
▲ 한국타이어의 1차 협력사인 현일코프레이션은 아노텐금산에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고, 아노텐금산은 이를 이용해 은행으로부터 약 80억원의 돈을 빌렸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협력사로부터 담보를 제공받은 과정에서 압력이 아니면 적극적인 협력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 않느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아노텐금산의 실적부진으로 조 사장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여론이 적지 않은 가운데 조 사장과 계열사, 심지어 한국타이어 협력업체까지 나서 아노텐금산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실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른바 한국타이어 황태자 계열사에 대한 퍼주기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동시에 “협력업체에 압력을 가해 지원을 받은 것 아니냐. 아니면 협력 관계라면 무엇인가”라는 주장들이 분분히 불거져 나왔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아노텐금산의 특수관계자에 대한 채무금액은 총 62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주요 경영진(조현식 사장 외) 30억원, 아노텐WTE 32억원 등이다. 이 중 아노텐WTE는 조 사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본인 63.25%를 포함해 84.13%에 달해 사실상 조 사장 개인계열사로 불리는 기업이다. 결국 조 사장이 아노텐금산에 약 60억원의 자금을 수혈해 준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의 한 소액주주는 “조 사장은 부진한 실적과 재무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자금 지원을 실시하는 등 아노텐금산에 대한 유독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게 사실이다”며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조 사장이 아버지인 조 회장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악수를 두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아노텐금산은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통해 “관계기업인 현일코프레이션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고 80억원을 차입했고, 이 가운데 10억을 다시 현일코프레이션에 장기대여금으로 빌려줬다”고 밝혔다. 현일코프레이션은 합성고무 제조 판매업 및 임가공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그런데 현일코프레이션이 한국타이어의 1차 협력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잡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협력사로부터 담보를 제공받은 과정에서 압력이 아니면 적극적인 협력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익명을 요구한 관련업계 한 중역은 “지위상 우위에 있는 한국타이어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유력한 인물이자 오너 일가인 조 사장의 계열사가 아니면 8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에 대한 담보제공을 선뜻 결정할 수 있겠냐”며 “업계에서는 이 과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일코프레이션의 최대주주(67%)이자 대표인 조철래 사장은 창업주 조홍제 회장의 창업공신으로 분류되면서 친인척일 가능성이 나돌기도 한다”며 “공신이든 친인척이든 그것이 사실이라면 사실상 방계기업을 1차 협력사로 지정한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나아가 방계기업에까지 손을 빌린 ‘퍼주기 논란’도 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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