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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1953년 국제연합한국부흥단의 ‘한국경제재건계획’과 1959년 작성된 경제개발 3개년 계획안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5년 단위로 짜여져 1991년까지 6차에 걸쳐 시행된 이 경제계획으로 6·25 전쟁 후 황폐화됐던 땅위에 도로가 닦이고 조선소와 자동차공장이 생겼으며, 도심은 고층건물들로 빌딩숲을 이루는 등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환골탈태하는 성과를 낳았다.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었다. 자원이 없던 우리나라는 수출과 제조업에 주력하며 대기업 육성책을 펼쳐 단기간 내 고도성장을 이뤄냈고 경제성장률, GDP(국내총생산), GNP(국민총생산) 등 각종 경제지표는 꺾일 줄 모르고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20세기 말 IMF 경제위기를 거치며 성장이면에 웅크리고 있던 부작용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경제성장률은 곤두박질쳤고 구조조정으로 밀려난 넥타이부대들이 아침부터 공원을 배회하기 시작했으며 청년들은 취업난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미국 발 글로벌금융위기는 이 같은 현상들을 고착화시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1990년대 중반 부동산 버블(거품) 붕괴 이후 장기간 저성장에 머물고 있는 일본 경제를 뜻하는 용어인 ‘잃어버린 20년’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각계각층의 우리나라 경제전문가 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저성장 탈피를 위한 중장기 정책과제’ 설문결과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침체를 지속하다 완만하게 회복되는 U자형 성장’으로 예견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각종 위협요소와 변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전경련이 발표한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중장기 정책과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꼼꼼히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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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5년간 우리 경제가 보여줄 경기순환 형태에 대해 경제전문가 10명 중 6명은 ‘U자형(장기불황)’ 성장곡선을 예상했다. 나머지 4명도 ‘L자형(장기침체)’이나 ‘W자형(복합불황)’이라고 답했다. 반면 ‘V자형(급반등)’이나 ‘J자형(꾸준한 상승)’ 등 과거 우리 경제가 위기직후 보여줬던 탄력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전무했다. 한마디로 현 상태로는 한국경제에 희망이 없다는 진단이다.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경제의 2015년 키워드는 ‘Secular Stagnation(구조적 장기침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서비스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 및 가계부채 해소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국내 경제전문가 3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해 25일 발표한 ‘저성장 탈피를 위한 중장기 정책과제’ 설문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중국경제정책 전환’과 ‘국내 경제 성장주역의 쇠퇴’를 꼽았다.
10명 중 6명 ‘U자형’ 성장곡선 예상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성장의 가장 큰 위협요인은 ‘중국’과 ‘제조업·수출의 쇠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2.1%는 ‘중국 정부의 내수중심 경제구조로의 전환’을 가장 큰 대외 위협요인으로 지목했고, ‘미국 연방 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18.4%)’이 그 뒤를 이었다. 대내변수의 경우 ‘성장주역(제조업·대기업·수출)의 쇠퇴(47.4%)’와 ‘수요부족 및 내수위축 장기화(39.5%)’가 큰 위협요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 자료: 전경련 ⓒ스카이데일리
향후 5년간 우리 경제가 보여줄 경기순환 형태에 대해 경제전문가 10명 중 6명은 ‘U자형(경기가 저점에서 오래 머물다 완만하게 회복)’ 성장곡선을 예상했고 나머지 4명도 ‘L자형(경기가 바닥 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저점에서 계속 머무는 상황)’이나 ‘W자형(위기 직후 소폭 회복하다 다시 침체를 겪는 더블 딥 상황)’이라 답해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V자형(위기 직후 경기가 탄력적으로 회복되면서 성장률이 급반등)’이나 ‘J자형(위기 직후 잠시 정체국면을 보이다가 성장률이 꾸준히 상승)’ 등 과거 우리경제가 위기직후 보여줬던 탄력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특히 내년도 우리 경제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할 핵심 키워드로 응답자의 44.7%는 ‘Secular Stagnation(구조적 장기침체)’을 꼽았다. 만성적인 수요부족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는 구조적 침체 현상이 우려된다는 진단이다. 두 번째로 선정된 단어인 ‘New normal(뉴 노멀, 28.9%)’도 저성장과 저금리 등이 노멀(Normal, 보통)로 자리 잡은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2015년 물가상승률 1~2%대 전망이 압도적
2015년 소비자 물가전망에 대해서는 ‘한은 물가안정 목표(전년동기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 2.4%~3.5%)의 하한선인 2%대에서 움직일 것이다’는 전망(63.2%)이 우세했고 ‘1%대 저물가인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예상’하는 응답도 34.2%였다.
‘3%대 물가전망’은 2.6%에 불과했고, ‘디스플레이션(0% 또는 마이너스 물가) 상황 진입’에 대한 응답은 없었다.
▲ 자료: 전경련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경제전문가들은 저성장 기조탈피를 위해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할 분야로 ‘서비스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39.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에 정부가 가장 초점을 맞춰야 할 경제정책의 과제의 경우 ‘성장 엔진인 기업·제조업에 대한 집중 지원(28.9%)’을 가장 많이 택했다.
현재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수요부족에서 오는 만큼 산업구조 개혁을 통해 서비스 분야의 내수시장을 새로 열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지금까지 우리 경제성장의 동력이었던 제조업의 재도약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전경련 “투자·소비 활성화 위한 구조개혁 시급”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과 방향에 관련해서는 ‘가계부채 해소를 통한 금융안정 도모(36.8%)’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 자료: 전경련 ⓒ스카이데일리
확장적 통화정책에 대한 지지도 높게 나타나 ‘디플레이션 탈피 및 수출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화환율 약세 유도(34.3%)’ 및 ‘경쟁국에 비해 높은 기준금리 지속 인하로 유동성 확대(18.4%)’ 등에 대한 응답도 높게 나타났다.
전경련 김용옥 경제정책 팀장은 “경기위축 국면에서 벗어나려면 정부와 중앙은행의 재정·금융정책을 통한 적기대응도 필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투자·소비 활성화를 위한 구조개혁에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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