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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1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총 7건의 합의와 교환식을 마무리했다. 핵심은 한중 중앙은행 간 원·위안 통화스와프 연장(규모 70조 원·4000억 위안·만기 5년)으로, 양국은 금융·외환시장 안정과 교역 촉진 효과를 기대했다. 이와 함께 6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되며 경제·치안·민생 전반을 포괄하는 협력 틀이 재가동됐다.
이번에 서명·교환된 문건은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 △한중 2026~2030 경제협력 공동계획 MOU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 MOU △실버(고령) 경제 협력 MOU △혁신창업 파트너십 공동추진 MOU △한국산 감 생과실의 對중국 수출 식물검역 요건 MOU △보이스피싱·온라인사기(스캠) 공동대응 공조 MOU 등이다.
특히 스캠 공조 MOU는 최근 동남아 일대에서 확산한 한국인 대상 조직범죄 대응을 염두에 둔 것으로, 양국 수사·치안 라인의 정례 공조 기반을 제도화했다.
정상회담은 97분간 진행돼 한·미 정상회담(87분)보다 길었다. 의전은 국빈급 격식을 갖췄지만 메시지는 ‘현실 관리’에 기울었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고, 시 주석은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고려해 갈등과 차이를 우호적으로 처리하자”고 응수했다. 공동성명 없이 MOU 패키지에 집중한 점은, 민감 현안의 이견을 부각하기보다 실무 협의의 공간을 남겨둔 ‘관리형 회담’의 성격을 보여준다.
핵추진잠수함(핵잠) 관련해 중국은 전통적 입장인 ‘한반도 비핵화(북·남 모두 핵 보유 불가)’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한·미 간 협의가 연료공급 승인 등 실무 현안 중심으로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중국이 제재 명단에 올린 한화오션 자회사 문제는 “미·중 통상 환경 변화에 연동해 생산적 진전을 기대”하는 수준의 신호가 나왔다. 사드 보복의 잔영인 ‘한한령’과 서해 구조물 현안도 “좋은 논의가 있었고, 실무 소통으로 조율”하자는 원칙선에서 정리됐다.
이 대통령이 “수직 분업에서 수평 구조로의 전환, 호혜적 협력”을 강조한 대목은 한국 산업의 자율성과 공급망 다변화를 겨냥한 신호로 읽힌다. 시 주석이 “대한국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내세운 것은 기존 질서의 관리와 리스크 억제를 중시하는 중국식 언어다. 서로의 단어는 다르지만, 충돌을 피하면서 실익을 취하려는 ‘계산된 공존’이 이번 회담의 준거 틀이다.
통화스와프의 직접적 유동성 투입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환율 변동성 완화와 심리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이프티넷(안전망)’ 역할을 한다. 서비스무역 MOU와 2026~2030 공동계획은 비관세 장벽 완화, 엔터·콘텐츠·의료·교육 서비스 교류 재가동의 제도 레일로 기능할 전망이다.
고령사회·스타트업·농식품(감 生과실 검역) 분야는 즉시성과 가시성을 갖춘 협력 트랙이다. 치안 공조(MOU)는 대국민 체감도가 높다. 해외 사이버·전화금융사기, 인신매매형 불법 콜센터 등 초국경 범죄의 추적·송환·증거공조 루트를 정례화하면 피해 예방·신속 대응이 가능해진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중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의 핵심을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 외교를 통해 한중관계를 전면 복원한 자리”로 평가했다. 그는 한미 핵추진잠수함(핵잠) 협의 관련 질문에 “다양한 안보 이슈가 논의됐으며, 한반도의 평화·안정·비핵 문제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개념이 남북 모두 핵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중국이 한국의 핵잠 추진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한 한화오션 자회사 제재 문제와 관련해 “미중 무역갈등 완화가 진전되면 생산적 해결의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한령과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해서는 “문화·콘텐츠 교류 확대에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실무 조율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위 실장은 “양국이 갈등을 부각하지 않고, 실질 협력 복원을 중심으로 관계를 안정화했다”고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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