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의 매각 작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발표 시한 직전 복수의 인수의향서가 제출되면서 유력 후보 부재로 답보 상태에 있던 인가 전 M&A(인수·합병) 절차가 다시금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31일 오후 3시까지 진행된 인수의향서(LOI) 접수 과정에서 인공지능(AI) 설루션 업체 하렉스인포텍을 포함해 2곳의 참여를 확인했다.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하렉스인포텍은 직접 참여 사실을 언론에 밝혀 투자금 조달 계획까지 제시하며 관심을 키웠다.
하렉스인포텍은 간편결제 ‘유비페이’를 운영하는 중소 핀테크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은 5억 원대에 그쳤다. 그러나 이 회사는 미국 투자 자문사와 협업해 약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를 조달해 홈플러스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중소기업이 실질적 자금력을 갖춘 대형 투자자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기 위한 방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참여 기업으로는 부동산 임대 및 개발업체 스노마드 등이 거론되지만 공식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삼일회계법인은 인수희망자와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한 뒤 이달 3~21일 예비 실사를 거쳐 26일 최종 입찰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예비입찰 이후에도 추가 인수 희망자를 받을 수 있게 해 경쟁을 통한 최적 인수자를 찾겠다는 의도다.
기업회생 절차에도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다음 달 10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회생계획안을 네 차례 연장해왔는데, 이번에 최소 2곳 이상이 입찰에 참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다시 기한 연장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회생 절차가 원활히 마무리되려면 M&A 성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법원의 유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회생은 고용 및 지역상권에 직결되는 문제다. 노동조합은 홈플러스 청산 시 최대 33만 명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형마트 123개, 슈퍼마켓 297개로 구성된 전국 영업망과 협력업체, 입점 자영업자, 농축수산물 공급망까지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산 농산물 유통에서 홈플러스가 맡는 역할은 막중하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는 연간 1조8800억 원 규모의 국산 농축산물을 판매하며 5만여 농가의 판로를 책임지고 있다”며 정부 및 농협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반면 농협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연 매출 7조 원대의 업계 2위 대형마트다. 오프라인 점포 뿐 아니라 온라인 매출도 2024년 기준 1조3000억 원으로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 유통망과 물류 인프라, 소비자 데이터를 갖춘 채 회생을 모색하는 홈플러스의 향후 행보는 유통업계는 물론 투자자와 정책 당국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수의 입찰자가 참여한 점 자체가 회생 가능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많다”며 “이번 인수전은 본입찰 직전까지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삼일회계법인은 최종 입찰일까지 추가 인수자 접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자금력을 갖춘 새로운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