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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유엔사 부지(더 파크사이드 서울) 일대에서 토양·지하수 오염이 반복 검출되고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부위원장 김용호 의원(국민의힘·용산1)은 2일 “오염 확산이 한강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즉각적인 재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14일 행정사무감사에 이어 지난달 27일 제 333회 정례회 물순환안전국 예산심의에서도 “녹사평역 일대 미군부대에는 수십만 톤의 발암물질이 매립돼 있으며 이 오염물질이 수십 년간 지하수를 따라 유엔사 부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녹사평역 고지대에서 유엔사 부지 저지대까지 약 450m 구간은 지하 오염물 이동에 취약한 지형적 조건을 갖고 있다”며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이 구간 이동에는 약 20년, 한강까지는 30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인근 주택가와 한강까지 확산돼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유엔사 부지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핵심 방지대책이 사라진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환경영향평가 초안부터 3차 보완서까지 명시돼 있던 ‘투수계수 10⁻⁶ 수준의 차수벽 설치’ 조건이 최종 협의 단계에서 별도 절차 없이 삭제됐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서울시 시스템상 해당 조건은 2021년 10월까지 협의 조건으로 유지돼 있었고 삭제하려면 반드시 재협의가 필요하지만 그 절차를 거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핵심 방지대책이 재협의 없이 삭제됐다면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현재 공사 현장에서 2023년 6월경 설치된 차수벽은 일반 아파트 공사의 빗물 차단용으로, 오염 확산을 막는 차수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2020년 12월10일자 환경영향평가 제3차 보완서 수질 항목에 “굴착 경계와 흙막이 사이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한 오염방지 차수벽 설치”와 “녹사평 유류오염 정화를 담당한 기관과의 정화·감시 체계 연계”가 명시돼 있었으나 이 조건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엔사 부지 오염은 2008년과 2018년 두 차례 발견돼 정화 작업이 진행됐지만, 2023년 아파트 공사 터파기 과정에서 카드뮴, 납, 아연, 구리, 총석유계탄화수소(TPH) 등 다수 항목이 또다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김 의원은 “용산구가 외부 정화업체 보고서를 근거로 정화 명령을 승인했지만, 담당 공무원이 현장 검증 없이 서류만으로 오염 여부와 정화 적정성을 판단했다는 전문가 지적이 2025년 6월 언론에 보도됐다”고 말했다.
“차수벽 설치 여부 불확실… 필요하면 공사 중지해야”
김 의원은 오염 확산 차단을 위한 차수벽 설치 여부가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지적하며 “현장을 즉시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시민의 안전을 위해 공사 중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현재 미군반환부지 주변 유류오염 확산 감시를 위해 지하수 모니터링 지점 16개소를 조사 중인 점을 언급하며, 유엔사 부지 인근 이태원1·2동, 서빙고동, 보광동, 한남동, 이촌1동, 한강로동, 남영동 등 주거지역도 동일 지하수 유동 경로에 놓여 있어 재조사 범위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내년 초라도 긴급 조사 계획을 세워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시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국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근본적 오염원 제거를 위해 토지 전체가 반환돼야 하므로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환경영향평가 관련 사항은 기후환경본부와 협의하고 재조사 확대 계획을 수립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환경영향평가 심의 과정 및 결과, 차수벽 설치 관련 문서, 사후관리 및 모니터링 자료 등 관련 자료 일체를 서울시와 용산구청에 공식 요청한 상태다.
김 의원은 “용산 미군반환부지와 유엔사 부지는 서울 중심에 위치한 대규모 개발지로, 환경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시민의 생명과 건강이 직접적으로 위협받는다”며 “서울시는 녹사평역 일대 오염 실태를 다시 인식하고, 지하수·토양 전수조사를 실시해 시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조속히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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