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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과 계엄 책임 사과를 담은 공동 입장문을 발표할 준비에 들어갔다. 당내 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한 이 움직임은 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과 조직 쇄신 요구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짐으로 읽힌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재선 의원들의 공부모임 ‘대안과 책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그리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마련해 당내 의원 107명 전원에게 전달하고 참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재선 의원들은 역할을 분담해 개별 의원들을 직접 접촉하며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장문에는 크게 세 가지 메시지가 담겼다. 첫째,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 인정과 국민에 대한 사과다. 의원들은 “12·3 비상계엄은 국민이 피땀으로 일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반헌법적·반민주적 행동이었다”며 “당시 집권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이를 사전에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적었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내린 ‘위헌·위법’ 판단을 존중한다고 명시했다.
둘째,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 옹호 세력과의 정치적 단절 선언이다. 입장문은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비상계엄을 옹호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결별할 것”이라고 밝히며, 계엄 사태 이후 당내 혼란이 지속되는 원인 중 하나로 윤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지목했다. 이는 최근 일부 의원들이 제안했던 ‘정계 단절 선언’이 공식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셋째, 당 혁신과 재창당 수준의 쇄신 추진이다. 재선 의원들은 “국민의 삶을 돌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민생·정책 정당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며 “과거에 대한 반성과 성찰, 용기 있는 단절을 바탕으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재선 의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도부에도 사전에 전달된 바 있다. ‘대안과 책임’ 소속 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 등은 지난달 20일 장동혁 대표와 면담하며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당의 공식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지도부가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않자, 의원들이 직접 공동 입장문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이미 “지도부가 사과하지 않으면 의원들이 단체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김재섭·박정하 의원 등도 계엄 사과 입장 필요성을 주장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해 왔다.
다만 입장문 발표를 앞두고 사과의 범위와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 수위를 둘러싼 일부 조정 논의가 남아 있다. 몇몇 의원들은 “정치적 단절” 표현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는 반면, 다른 의원들은 “반성과 혁신의 진정성을 위해서라도 명확한 표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선 의원들은 의견 조율을 마친 뒤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 재선 의원은 “과거를 매듭짓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계엄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털고 새로운 미래로 나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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