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민간구급차를 운영하는 민간이송업체를 전수 점검한 결과 과반이 넘는업체에서 서류 조작, 용도 외 사용, 요금 과다청구 등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복지부는 가짜 앰뷸런스에 대한 점검과 단속이 필요하다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응급환자이송업 및 비영리법인 등 민간이송업체 147곳이 보유한 구급차 1천171대를 전수 점검, 88개 업체에서 94건의 위반사항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민간구급차는 병원 간 전원 사례의 68.5%를 담당할 만큼 응급환자 이송체계에서 비중이 크지만, 연예인 이동 수단으로 쓰이거나 불필요한 사이렌 사용, 교통법규 위반 등으로 구급차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왔다.
점검 결과 80개 업체가 운행기록을 누락하거나 출동기록을 제출하지 않는 등 운행 관련 서류를 부적절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용도 외 사용, 이송처치료 과다청구, 영업지역 외 이송 등으로 적발된 업체도 11개(중복 적발 포함)에 달했다. 이러한 중대한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정지, 고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업무정지 2건, 과태료 10건, 고발·수사의뢰 1건 등 총 13건의 처분이 예정돼 있으며,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제재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가장 많이 적발된 위반은 운행과 관련된 서류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거나 아예 제출하지 않는 사례였다. 운행기록대장 누락, 출동 및 처치기록 미제출 등 부적절한 서류 관리는 전체 94건 중 81건을 차지해 구급차 운행이 사실상 사각지대에서 이뤄져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위반 사례를 보면 구급차가 응급 이송수단이 아니라 직원의 출퇴근 차량처럼 운영된 경우도 있었다. 한 업체는 신속한 출동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차량을 소속 직원 자택 인근에 상시 주차해 두고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다가 적발됐다.
요금을 부풀린 사례도 확인됐다. 동일한 환자를 세 개 병원으로 연속 이송할 때 기본요금은 1회만 부과하고 이동거리만 추가요금으로 청구해야 하지만, 일부 업체는 기본요금을 병원 수만큼 3회 중복 부과했다. 서류상으로는 규정을 지킨 것처럼 꾸미면서 실제로는 환자와 보험재정을 동시에 속인 셈이다.
구급차를 택시처럼 운용한 영업구역 위반 사례도 드러났다. 허가를 받은 지역 내 환자만 이송해야 함에도 A지역에서 허가를 받은 구급차가 B지역 병원에서 C지역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식으로 허가구역을 넘나들며 영업하다가 점검에서 적발됐다.
이번 점검은 그간 서류 중심으로만 이뤄지던 관리 방식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확인해 줬다. 정부와 지자체가 매년 장비·의약품, 차량 상태, 허가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해왔지만, 운행기록이 빠지거나 조작되면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이송이 이뤄졌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구급차 운행 전 과정을 실시간 GPS 정보에 기반해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앞으로 구급차가 출동하면 위치와 이동 경로가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실시간 전송되며,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영업구역 위반, 불필요한 장거리 이동, 이상한 정차 패턴 등이 즉시 포착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과의 공조도 강화된다. 경찰은 이미 지난 7월부터 구급차의 기초질서 위반 단속을 진행 중이며, 앞으로는 과태료 부과 내역을 복지부와 공유해 GPS 운행기록과 맞대조하는 방식으로 이중 검증을 하게 된다.
아울러 이송료 현실화도 함께 진행된다. 이송처치료는 2014년 이후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아 민간이송업체 경영 부담이 커졌고, 일부 업체의 불법·탈법 행위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복지부는 기본요금과 추가요금을 현실화하는 동시에, 거리 기준 이송료 체계에 야간 할증 확대, 휴일 할증과 대기요금 신설을 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통령 공공보건정책관은 “시스템 기반의 구급차 관리 체계를 구축해 구급차 운용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는 한편, 이송 중에도 환자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과 적절한 처치를 통해 환자가 안전하게 이송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