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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도 대규모 정보 유출에 대비해 ‘시스템 리스크 관리’와 ‘사이버 손해사정’ 뿐만 아니라,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광민 포항공대 교수는 보험연구원에 7일 발표한 리포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시스템적 사이버 리스크’에서 최근 쿠팡·통신사 개인정보 유출 사례를 분석하며, 보험사에 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사이버 리스크 컨트롤 타워’를 넘어 데이터 유출부터 2·3차 금융사기, 평판·신용도 하락, 집단소송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리스크로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보험사·기업·감독당국이 함께 시스템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험사는 정보보안 전문가·언더라이터·손해사정사로 전담 조직을 꾸려 고객사의 리스크를 상시 진단하고, 데이터 흐름·백업·권한 관리·공급망 리스크를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안 투자·조직 개편·침해 대응 훈련을 권고하고, 사고 시 포렌식·데이터 복구·고객 통지·언론 대응까지 묶어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사이버 손해사정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쿠팡 등 플랫폼·통신사의 유출 사고는 이미 2차 피싱·스미싱과 명의도용, 기업신용도·주주가치 훼손, 집단분쟁조정으로 이어지며 일반 보안사고를 넘어선 피해를 보여줬다”며 “디지털 금융·유통 생태계 전반에 충격을 전이시키는 전형적인 시스템적 사이버 리스크”로 규정했다. 랜섬웨어 공격 등 고도화와 지정학적 갈등, 국가지원 공격 확산으로 하나의 공격이 공급망·금융시장·핵심 인프라를 동시에 흔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국내 시장은 더디다. 기업의 낮은 보안 인식과 거버넌스, 손해배상 구조 탓이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상환은 매출의 3%까지 올랐지만 2014년 카드 3사, 2016년 인터파크 고객정보 유출 사건처럼 실제 집단소송에서 1인당 배상액은 10만 원 안팎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행정제재는 무겁지만 민사 리스크는 제한적인 구조라 기업이 고보장 사이버보험이나 본격적인 시스템 리스크 관리에 투자할 유인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사이버보안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고 이사회·경영진이 디지털 전략과 리스크 연계를 관리하는 거버넌스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규모 유출·랜섬웨어·전산망 마비 시나리오를 내부통제에 반영해 예상 손실과 비상대응 계획을 사전에 마련하는 것 역시 핵심과제로 꼽힌다. 공공부문에는 국가지원 공격·인프라 마비처럼 민간 보험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을 정부 재보험·기금 등으로 뒷받침하고 나머지 영역에서는 세제·공시 인센티브로 기업의 사이버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금융당국에는 사이버 리스크를 금융시스템의 핵심 리스크로 규정하고 대규모 유출·기반시설 해킹·결제망 마비를 가정한 ‘사이버 리스크 스트레스 테스트’ 도입을 주문했다. 빅테크·금융회사·보험사의 취약성을 점검하고 자본규제·리스크 관리 기준을 정교화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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