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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현재 우리나라 휴대전화 이용자는 5450만명이며, 이중 스마트폰 이용자는 4300만명이 넘는다. 우리는 스마트폰 보유율 세계 1위, 인터넷 접속 가구 비율 세계 1위의 국가다.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의 급격한 발달로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초고속 디지털 사회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기기와 기간 망 등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만능 기계가 되고 있다. 동영상·사진 등 콘텐츠 공유는 기본이고 쇼핑도 하고, 은행 업무도 볼 수 있게 됐다. 심지어 강의도 듣고, 회의를 할 수도 있다. 스마트 기기는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 줬다. 이처럼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중요성은 부정할 수 없지만 스마트 기기들이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난 전통적인 종이책과 독자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이다. 스마트기기를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인문학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줄어들었다. 그 결과 인문학 단행본 출판시장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반면 실용적인 문제집, 이론 서적, 자기계발서, 취업관련 서적, 외국어 관련 서적 등의 출판이 크게 늘었다. 2013년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9.2권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특히 성인 1000명 중 무려 312명이 1년 동안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 독서문화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및 모바일을 적절히 연계하면서 종이책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모임이 있다. ‘책을 사랑하는 독서모임’(독서클럽)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책읽기, 토론, 저자와의 만남, 한국의 상고사 역사책인 ‘환단고기’ 스터디, 서평이벤트 등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 모임도 활발해 토론 또는 저자와의 만남 등 정기모임이 한 달에 1~3번씩 이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책을 통해 행동과 삶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모임 ‘책을 사랑하는 독서모임’(독서클럽)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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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설된 지 약 10여년 된 ‘책을 사랑하는 독서모임’(독서클럽)은 책읽기, 토론, 저자와의 만남, 한국 상고사를 서술한 역사책인 ‘환단고기’ 스터디, 서평이벤트 등 오프라인 및 온라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책을 통해 세상을 돌아보고, 책을 통해 나를 바꾼다
‘책을 사랑하는 독서모임’(이하 독서클럽)은 개설된 지 약 10여년 됐다. 기존 이름이 ‘독서클럽’ 이었고, SNS에 진출하면서 동호회의 특성을 강조하고자 ‘책을 사랑하는 독서모임’으로 바꿨다.
독서클럽의 온라인 회원은 약 4만명에 달한다. 회원들은 주로 20~30대이지만 연령 제한은 없으며, 50대 회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독서클럽에는 요즘도 신규 회원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었다.
일반적인 독서토론 모임은 지인들끼리 모여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계속 같은 사람과 토론을 하다보면 상대방의 가치관이나 성향이 파악되기 때문에 참신한 토론이 어려워지게 된다고 한다. 독서클럽은 항상 새로운 사람들이 만나서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기모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 독서클럽의 회원들은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삶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토론뿐만 아니라 저자와의 만남이나 전문가 강연 등도 진행했다. 사진은 아시아 이상주의강연(사진 맨 위), 천부경 강연(사진 가운데), 독서토론 모습(사진 맨 아래) [사진=책을 사랑하는 독서모임]
독서 토론은 깊이 있는 토론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토론 인원수를 1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과거 최대 20명까지 모여서 한 적이 있었는데, 토론이 힘들어서 이렇게 규정을 바꿨다. 대신 저자와의 만남이나 전문가 강연을 할 때는 신청 인원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었다.
독서클럽은 대표 운영자와 스텝 3명으로 이뤄져 있다. 정정은(36·여) 운영자 대표는 독서클럽을 총괄관리하고 있다. 주된 업무는 이벤트 기획과 서울·경기 정기모임 추진이다. 가끔 지방에서도 정기모임을 하고 있는데, 오는 18일 부산에서 정기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6년째 독서클럽을 이끌어가고 있는 정 대표는 일반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30대 초반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독서를 하고 사람들과 토론을 하면서 그 시련을 극복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활동 초기 1년 정도 동호회 진행을 돕다가 본격적으로 운영자 대표로 활동을 하게 됐다.
정정은 대표는 “동호회 회원으로서 활동하는 것과 운영대표로서 클럽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다르다”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독서클럽이 2013년까지는 주로 내부 활동을 했는데, 2014년부터는 다른 모임과 연계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주로 문화·역사를 알리는 취지로 역사 찾기, 한류 열풍 등의 행사를 연계해 진행했다.
▲ 정정은(사진 왼쪽) 운영자 대표는 독서클럽을 총괄관리하고 있다. 주된 업무는 이벤트 기획과 서울·경기 정기모임 추진이다. 김민영(사진 오른쪽) 스텝은 동호회에 가입해서 회원으로 2년간 활동했고, 운영을 돕는 스텝이 된 지는 1년 됐다. 온라인 활동을 도우면서, 서평이벤트 진행과 관리를 맡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독서클럽이 지향하는 것은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삶을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자기 계발과 개인 성공도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독서클럽은 사회적 사건, 역사 등을 토론하며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독서클럽은 2015년을 맞아 단체 및 재단 등과 연계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독서모임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이어나가면서 회원들이 다양한 활동체험기회를 갖는 것이 독서클럽의 목표이다. 2015년에 참여할 프로젝트 가운데 이미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던 한 문화재단 주최의 ‘가상 아리랑 오케스트라’가 있다.
김민영(33·여) 스텝은 동호회에 가입해서 회원으로 2년간 활동했고, 운영을 돕는 스텝이 된 지는 1년 됐다. 온라인 활동을 도우면서, 서평이벤트 진행과 관리를 맡고 있다. 커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그는 커피도 즐기고, 책도 읽고,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가입을 했다고 했다.
그는 동호회 활동과 관련해 “저자와의 만남에 대해 회원들의 반응이 좋다”며 “저자를 초빙해 만남의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더 많은 회원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서토론 모임은 삶의 안식처이자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계기
지난 3일 강남에서 이뤄진 독서클럽 모임에서 회원들은 직접 가져온 책을 들고 소개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당일 모임의 주제는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나만의 책 1권’이었다.
▲ 활동에 참여한지 3개월 된 유미선(사진 왼쪽)씨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유익하다”고 전했다. 활동한 지 4년 된 최낙훈(사진 오른쪽)씨는 “토론을 통해 새로운 정보도 얻고, 평소 관심이 없었던 분야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활동에 참여한지 3개월 된 유미선(35·여) 씨는 정기모임에 참석한 것이 두 번째였다. 유 씨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만나 솔직하게 의견을 얘기하는 시간이 즐겁다”며 “한 가지 주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알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이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유익하다”며 “모임 후 갖는 뒤풀이 자리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독서클럽은 내게 소통이다”며 “다른 사람과 소통을 통해서 내 자신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유미선 씨가 이번 모임에서 회원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행복의 조건’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는 70년간 사람들을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눠 연구했다고 한다. 연구는 천재적인 사람들, 가정환경이 불우한 사람들, 부유한 집안의 사람들로 구분해 진행됐다. 어릴 때 천재인 사람들은 과연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불우한 환경에 살았던 사람들은 계속 불우하게 살고 있는가, 부유한 사람은 계속 부유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탐구한 책이다.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배움, 금주, 금연, 운동 등으로 자기 자신을 가꿔야 한다는 내용이다.
활동한 지 4년 된 최낙훈(43·남)씨는 다른 동호회도 많이 다녀봤다고 한다. 여러 동호회를 하면서 돈이 많이 들지 않고, 시간이 허비되지 않는 모임을 찾다가 독서클럽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지 생각을 나누며 공유하는 것이 깊이 있다”며 “토론을 통해 새로운 정보도 얻고, 평소 관심이 없었던 분야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그는 “직장생활에 쫓겨 자기계발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미 있는 모임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불어 “회원들 각자 독서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안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낙훈씨가 회원들에게 소개하고자 갖고 나온 책은 ‘바보경’이었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똑똑할수록 어수룩한 척 하는 것이 지혜롭다’는 것이다.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때로는 나서지 말고 바보스럽게 사는 것이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 활동한 지 약 4개월 된 금지수 씨(사진 맨 왼쪽)는 “독서클럽은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는 피난처이자 안식처이다”고 언급했다. 이현주(사진 가운데)씨와 임혜민(사진 맨 오른쪽)씨는 “독서클럽을 통해 사람들도 만나고 생각과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서 좋다”고 입을 모았다. ⓒ스카이데일리
활동한 지 약 4개월 된 금지수 씨(26·여)는 책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친구들과 만나서 책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는 현실에서는 그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찾던 중 독서클럽을 알게 됐고, 정기모임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그는 “정기모임에서 사람들과 만나 책에 대한 생각을 말할 수 있어 좋다”며 “책뿐만 아니라 함께 모여 힐링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저번에 회원들과 함께 서울숲으로 야유회도 다녀왔다”며 “독서클럽은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는 피난처이자 안식처이다”고 했다. 동호회 활동에 애정이 많다는 그는 정기모임을 더 늘렸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췄다.
금지수씨가 이번 모임에 들고 나온 책은 ‘트렌드코리아 2015’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트렌드는 지속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사람들이 무엇에 집중하는 지를 파악해야 소비 창출을 유도할 수 있고, 유행이 보이고, 창업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서 파생되는 트렌드들은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간편함을 모태로 삼았다”며 “트렌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주(38·여)씨는 온라인으로 주로 1년 정도 서평활동을 하다가 정기모임에는 처음 참석했다. 그는 “학술적인 논의를 하는 정기모임은 개인적으로 어렵게 느껴져 참여하기가 망설여졌지만, 모임 취지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서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모임에 참여하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책을 보는 시각이 다양해져서 좋았다”며 “정기모임 주제로 선정되는 책 분야가 더욱 다양화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현주씨가 이번 모임에서 추천한 책은 MBC 김진만 PD의 ‘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중’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남극 등의 장소를 다니며 다큐를 찍으면서 느낀 것을 토대로 완성한 책이다”며 “사람들에게 자연보호와 환경파괴 문제에 대한 고민을 고취시키는 책이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임혜민(32·여) 씨는 지난 11월에 가입해 처음으로 정기모임에 참석했다고 한다. 그는 “독서클럽을 통해 사람들도 만나고 생각과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서 좋다”고 전했다. 이어 “말주변이 없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커 처음에는 동호회가 어떨지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며 “지금은 주변 반응도 좋고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모임에서 프라이밍의 ‘나를 움직이는 무의식’이라는 책을 추천했다. 이 책은 다른 심리학 서적에 비해 심리학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고 했다. 이 책은 인간의 행동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를 질문하고, 인간을 움직이는 원동력을 무의식으로 보고 있었다. 무의식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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