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전주 
)
우리나라 손해보험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한 곳인 현대해상화재보험(이하 현대해상)은 1955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해상보험 전업회사인 동방해상보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80년 고 정주영 회장이 이끌던 현대그룹에 인수됐고, 1985년 지금의 현대해상화재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대그룹의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7남인 정몽윤 회장은 일찌감치 현대해상의 경영에 참여해 기업을 이끌었다. 1999년에는 현대해상을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해 독립경영에 돌입했다. 덕분에 현대해상과 정몽윤 회장은 몇 년 후 발발한 ‘현대그룹 왕좌의 난’ 당시 태풍의 눈 바깥에 있었다. 정 회장은 2000년대 이후 보험업계의 경쟁 심화와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질적 성장 뿐만 아니라 외형 성장도 함께 도모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말 현재 총 13개의 계열사(상장 1개, 비상장 12개)를 보유하게 됐다. 이런 현대해상은 지난해에는 유독 잦은 구설수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다. 우선 지난해 중순경에는 새롭게 출시한 ‘4대악 보험’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성폭행 사건으로 사망하면 최고 8천만원, 상해나 정신치료 진단을 받으면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은 “성폭행으로 입은 피해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질타를 받았다. 해당 상품은 일부 금융소비자들로부터 ‘악마의 보험’이라 불리기까지 했다. 현대해상은 공항철도로부터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해 10월 “현대해상은 공항철도에 35억원을 지분투자하고 매년 112억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챙겨가고 있다”면서 ‘공항철도의 현대해상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 어린이 보험 판매와 관련한 불법 영업 의혹에도 휩싸였다. 현대해상 소속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산후조리원과 연계해 리베이트를 제공하면서 보험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동종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구설수에 휩싸인 현대해상을 바라보는 업계와 주변의 우려는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분위기의 반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의 기대가 무색하게도 올해 들어 현대해상을 둘러싼 잡음이 또 다시 불거져 나왔다. 현대해상이 부실 계열사를 합병하는 데 대해 동반 부실을 우려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현대해상의 행보를 둘러싼 구설수와 이에 대한 업계와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 최근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자회사인 현대하이카데이렉트자동차보험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에서는 그동안 현대하이카가 부실 논란에 휩싸였던 점을 들어 현대해상 마저 동반 부실에 빠질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광화문에 위치한 현대해상화재보험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각종 구설수로 곤욕을 치렀던 현대해상화재보험(이하 현대해상)이 최근 새로운 논란에 휩싸여 주변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번에 불거진 논란은 특히 현대해상화재보험의 경영 행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그룹의 수장인 정몽윤 회장에게 그 책임을 묻는 여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 및 보험업계, 증권가 등에 따르면 얼마 전 현대해상은 자회사인 현대하이카다이렉트자동차보험(이하 현대하이카)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부실논란에 빈번하게 휩싸였던 현대하이카를 흡수함으로써 관련업계 강자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다수 여론은 경기가 불황인데다 현대해상의 실적과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이번 흡수·합병으로 인한 동반 부실이 우려된다”는 분위기다. 현대해상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부실의 근본적인 원인 해결 보다는 문제를 덮기에 급급하다”며 “사태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높다.
이처럼 현대하이카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여론이 높게 일면서 비난의 화살은 현대해상을 이끌고 있는 정몽윤 회장을 향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하이카가 설립 후 줄곧 실적 부진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들어 “정 회장의 믿음 경영이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흡수합병 예정인 자회사 현대하이카, 설립 후 줄곧 부실 논란 휩싸여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구랍 26일 현대해상은 이사회를 열고 현대하이카 통합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현대해상 관계자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위한 포석”이라며 “방식이나 일정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하이카는 2005년 설립된 온라인 자동차보험 전업사다. 온라인을 통해서만 상품을 판매하고 회원을 모집하는 보험업체인 것이다. 당시 인터넷 열풍이 불면서 보험업계에도 온라인과 연계한 보험상품 판매가 붐을 일으켰고, 현대해상 또한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현대하이카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현대하이카는 당초 기대와 달리 설립 후 줄곧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설립 직후인 2006년 이후 2008년, 2011년 등 단 두 번을 제외하고는 매 년 적자를 기록했다. 재무상황도 점차 악화돼 갔다. 2006년 239%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2012년 748%로 무려 3배 이상 급등했고, 2013년에도 62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보험회사의 경영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 또한 위험 수위에 가까웠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지표다.
통상적으로 금감원은 보험회사에 대해 지급여력비율은 150% 이상 유지토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현대하이카의 지급여력비율은 2011년 138%, 2012년 140%, 2013년 147% 등으로 다소 오르긴 했지만 꾸준히 권고 수준을 밑돌았다.
현대하이카 품는 현대해상 실적 하락세에 부채비율 증가 ‘동반 부실’ 우려
▲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지난 2011년 이후 최근 까지 실적 지표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부실 논란에 휩싸여 온 현대하이카를 인수하는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사진은 영등포에 위치한 현대하이카다이렉트보험 본사 ⓒ스카이데일리
손보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하이카는 이처럼 실적부진과 재무 악화에 시달려 왔다는 이유로 설립 후 줄곧 부실논란에 시달려왔다. 이에 현대해상이 현대하이카를 흡수합병하게 된 배경 또한 부실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일각에서 현대해상 또한 최근 실적 및 재무상황이 점차 내리막이라는 점을 이유로 흡수합병 후 동반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기 시작했다. 보험업계와 현대해상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현대해상이 부실기업을 떠 앉게 되면 예측치 못한 악화된 상황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현대해상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추이를 보면 △2011년(2011년 3월~2012년 3월) 영업이익 5494억원, 당기순이익 4076억원 △2012년(2012년3월~2013년 3월) 영업이익 4687억원, 당기순이익 3442억원 △2013년(2013년3월~2013년 3월) 영업이익 3006억원, 당기순이익 2106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 또한 영업이익 2753억원, 당기순이익 1765억원 등을 기록했다. 2013년 결산 주기가 변경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201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지표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현대해상의 재무상황 또한 점차 악화돼 갔다. 2013년 3월 말만 해도 895%를 나타냈던 부채비율은 2013년 말 1095%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9월 말에도 1076%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3년 3월 말 기준 207%를 나타냈던 지급여력비율도 지난해 9월에는 193%까지 떨어졌다.
부실 논란 불구 경영진 교체 안한 요지부동 “정몽윤 섣부른 믿음경영 독됐나” 여론
▲ 최근 현대해상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현대하이카의 실적 저하에도 불구하고 허정범 사장(사진)의 교체를 단행하지 않은 정몽윤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사장은 지난 2006년 현대하이카 설립과 동시에 사장직에 앉은 후 무려 4연임에 성공하며 자리를 지켰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현대하이카를 인수하는 현대해상에 대해 동반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이 같은 우려의 단초가 된 ‘현대하이카 부실논란’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여론도 비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해상 소액주주를 자처한 L씨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현대하이카 사장에 취임한 후 허정범 사장은 구랍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또 다시 연임이 확정돼 무려 ‘4연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설립 후 줄곧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도 경영진의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에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줄곧 부실 계열사의 경영진 교체를 차일피일 미루는 데 대한 비난 여론이 적잖이 들려왔다. 비난의 화살은 대부분 현대해상의 수장인 정몽윤 회장을 향했다.
통상적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게 되면 경영진 교체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꾀하는 등 각종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정 회장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무려 10년이나 허 사장에게 경영을 맡겼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모임의 한 관계자는 “손보업계에서는 정몽윤 회장의 믿음 경영은 현대해상을 업계의 주축 기업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현대하이카의 부실 논란 및 합병으로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는 과정에서도 경영진 교체를 시도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믿음 경영이 위기를 자초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