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제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연임 개헌'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주장이지만, 향후 개헌 논의 참여 거부 명분 확보와 개헌 저지선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이 엿보인다.
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동포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며 자신을 둘러싼 ‘연임 개헌’ 논란에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이 연임 여부와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역시 개헌을 통한 이 대통령의 연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0일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항간에서 얘기하는 연임이라고 하는 것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하신 걸로 저는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 수석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연임 안 한다’로 직결해서 이해해도 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게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동포간담회 자리가 아니라 다른 공개적으로 국민과 만나는 자리에서 말씀하실 기회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고 해서 대통령 연임이 금지되는 게 아니라, 헌법에 이미 금지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형식의 대국민 소통 자리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어떤 시기에 있을지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결정이 된다면 그때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연임 불가능'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공세를 계속됐다. 이 대통령이 직접 "연임은 없다"라고 선언하라는 것이다.
또한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연임과 기소 취소를 하려 한다는 주장까지 더해지며 "재판받겠다"라는 공식 선언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는 발언을 정면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이렇게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냐' 이렇게 질문하니,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답변한 것"이라며 "국민은 대통령의 말 돌리기를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하느냐"고 직격했다.
또한 이것을 헌법 개정, 개헌과 연관시킨다면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 그래서 한 번 더 하려면 꼼수 개헌이 꼭 필요하다' 뒷부분은 잘라내고 지금 앞부분만 이야기한 것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이제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겠지만, 결국 ‘연임을 위한 꼼수 개헌은 없다.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거듭 비판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내 임기는 헌법에 정해져 있다, 말을 뭐 그렇게 어렵게 하는가"라며 "‘나는 연임이든 중임이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대통령 이 임기 이후에는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화법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임기가 헌법에 정해져 있다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 그러면 만에 하나 연임은 안 되면 이번 임기 잘 마치고 또 몇 년 쉬었다가 또 대통령 할 수 있다는 뜻인가"라고 지적했다.
정점식 원내대표 역시 이날 SNS를 통해 "현행 헌법상 대통령 임기가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에 불과하다"며 "그걸 고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건데 자꾸 동문서답을 한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기존 스탠스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죽어도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못 하겠다는 그 본심은 충분히 알았으니 말장난으로 국민 우롱하지 마라"며 "지금 있는 헌법도 지키지 않는 세력과 개헌 논의할 생각 없다"고 밝혔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이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임기를 늘릴 궁리보다,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경제와 안보부터 제대로 챙기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서 "연임 개헌론의 본질은 두 가지"라며 "하나는 취임 전부터 얽힌 범죄 혐의와 재판을 영구히 지워버리려는 방탄의 발버둥이고 다른 하나는 정권의 조기 레임덕을 막아보겠다는 정치공학적 술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이 대통령과 측근들이 불 지핀 연임 논란은 개헌이라는 국가 백년대계와 헌법 가치 자체를 정쟁의 진흙탕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여권에는 이 대통령이 '개헌을 하더라도 연임하지 않겠다'고 명시해 얘기해야 한다는 의견과 법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임기 연장 의지도 없는데 굳이 불출마 선언이 필요하느냐라는 의견이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국민의힘 짜 놓은 '이 대통령 연임 개헌용 개헌' 프레임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의 정면 돌파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렇다고 이 대통령이 실제로 연임 불가 입장을 말한다 하더라도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 국민의힘은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부마 민주항쟁 및 5·18 민주화운동 민주 이념의 헌법 전문 명시 등 여야 합의가 가능한 개헌 추진에도 참여하지 않은 전력이 있다"며 "국민의힘이 개헌에 동조할 생각은 있는지조차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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