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탄핵심판 시기 대통령지정기록물 목록 정보 공개를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정보공개센터) 서울행정법원 제5부(재판장 이정원)는 지난 10일 정보공개센터가 지난해 대통령기록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전부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정보공개센터는 지난해 8월 7일 대통령기록관에 윤 전 대통령 비상계엄과 탄핵심판 기간(2024년 11월 1일~2025년 4월 4일)에 생산·접수·보유한 대통령지정기록물의 목록을 공개하라는 취지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내란 등 윤석열의 범죄행위와 관련된 대통령기록물이 무단폐기되거나 은폐되지 않고 온전히 이관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대통령기록관은 8월 19일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대통령기록물법) 제17조에 따라 확인해 드릴 수 없는 사항’이라며 비공개 처분했고, 정보공개센터는 같은 해 9월 15일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지정기록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목록’까지 비공개한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통령기록물법 제17조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정보공개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명시했다.
대통령의 보호기간 설정행위는 대통령기록물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해야만 비로소 적법하게 효력을 갖는다고 봤다. 대통령기록관은 다툼의 대상이 된 △정보의 유형 △해당 정보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보아 보호기간을 정한 절차 및 실질적인 이유 △이를 공개하지 않는 사유 △동종 정보에 보호기간을 정한 사례의 유무 등 간접사실로 적법하게 보호기간이 정해졌음을 증명해야 하는데, 대통령기록관은 '이에 대하여는 전혀 주장·증명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히 정보공개센터는 "이번 재판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의 최종 책임기관인 대통령기록관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태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기록관이 재판 과정에서 '어떠한 대통령기록물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됐는지,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됐다면 대통령기록물법 제17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사유로 지정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한 점을 들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통령 궐위 시 이관 대상 대통령기록물을 즉시 확인해 목록을 작성하고 이관하도록 규정한 대통령기록물법 제20조의2에 비춰 이러한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제20대 대통령이 2025년 4월 4일 파면된 이상 그가 지정한 대통령지정기록물은 목록을 포함해 제21대 대통령 임기개시일인 2025년 6월 4일 전까지 모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어 관리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반대되는 사정은 대통령기록관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자신이 보관하는 기록물의 목록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공개를 거부해 온 것은 기록관리 책임의 방기이자 국민 알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는 이야기다.
정보공개센터는 "대통령기록관은 항소를 포기하고 즉시 대통령지정기록물 목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다툴 근거가 없는 사안을 상급심으로 끌고 가 시간을 버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뒤로 미루고 공공기관과 법원의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보공개센터는 "지난 정부에서도 대통령비서실 직원 명단 비공개 등 권력의 위법적인 정보공개 거부와 정보 은폐에 정보공개 소송으로 적극 대응해 왔다"이번 사건도 판결이 확정돼 비상계엄 시기 대통령지정기록물 목록이 시민에게 공개될 때까지 끝까지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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