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능한 사랑’이 12일(현지시간) 제83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은 2002년 영화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은 뒤 24년 만에 베니스 영화제 시상대에 올랐다. 가능한 사랑은 공식 상영된 뒤 6분 이상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홍콩영화 거장인 두치펑 심사위원은 “이창동 감독 영화 가운데 가장 원숙한 작품이다”면서 “나라면 이런 영화를 절대 만들지 못할 것이다”고 극찬했다.
가능한 사랑 소재는 쌍용자동차 집단해고에서 비롯됐다. 대기업에서 쫓겨난 노동자 부부와 이들의 삶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드는 부부의 이야기다. 해고자 부인으로 출연한 전도연은 “100년에 한 번 나올 만한 연기다”는 극찬을 받았다. 배우와 스태프에게 공을 돌린 이창동 감독은 “노동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사람 사이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영화로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노동 소외와 계급 격차를 보여준다. 집단해고를 당한 부부(설경구⋅전도연)가 정서적 불안으로 존엄성을 잃는 과정을 그린 이창동 감독은 금수저 부부(조인성⋅조여정)와 대비시킴으로써 양극화와 계급 격차도 보여준다. 영화 속 설경구 부부 처지는 남 일이 아니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이 상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한국영화가 보여준 노동 소외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화제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창동 감독이 던진 화두는 오늘날 빅테크 대량해고를 떠올리게 한다. 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서 업무 자동화와 인간 해고는 일상이 되고 있다. 메타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올해 들어 1만명 이상을 해고했다. 기술 혁신이란 명분과 달리 노동 소외란 사회문제가 드러났다. 세계 AI 3대 강국을 표방한 정부는 AI 급성장에 따른 양극화와 고용문제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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