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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진행된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의회 의석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 시리자의 당수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총리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불혹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 그는 심각한 재정난에 놓여있는 그리스의 채무이행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며 채권단에게 채무의 절반을 탕감해 달라고 요청할 것을 천명하고, 이와 함께 긴축 재정을 펼치지 않겠다고 선언해 그리스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반유로존·반유로·반긴축’을 내세워 승리를 가져간 치프라스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강경 좌파운동에 참여하며 그리스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립 아테네기술학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며 전국학생연맹 중앙위원회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던 그는 학생운동 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정치계에 입문하게 된다. 나이 서른에 아테네 시장선거에 도전해 비록 낙선했지만 3위에 올랐고 2008년 33세의 나이로 시나스피스모스당(시리자 전신) 대표로 선출돼 그리스 사상 최연소 정당 지도자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점차 국민들의 신뢰를 얻은 치프라스는 정치 입문 10년 만에 결국 총리 자리까지 꿰찼다. 그가 국정 전반을 좌지우지하게 되면서 그리스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향후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그리스가 진 빚은 3200억유로(약 390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2010년 이후에만 IMF·EU·ECB 등을 비롯한 채권국들에게 받은 돈이 2400억유로(약 292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 빚은 구제 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그리스 측이 연금과 임금 삭감, 사회보장기금 감축 등을 수락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치프라스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구제금융 조건인 긴축정책 폐지와 국가 채무의 절반을 탕감 받겠다는 공약으로 승리를 거머줬다. 이른바 포퓰리즘의 승리다. 이에 국제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빚쟁이 금융화약고가 빚도 안갚고 허리띠도 못조르겠다고 나선 형국이다. 결국 막가는 그리스가 부채탕감 자폭 배수진을 쳤다”는 해석들로 분분하다. 유럽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그리스 사태를 긴장하면서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스카이데일리가 시리자의 그리스 총선으로 승리로 촉발된 유로존의 결속과 유로화의 미래 등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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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36.34%의 득표율로 과반에 두 석 모자란 149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선거운동기간 줄곧 채무국에 채무탕감을 요구할 것이며 긴축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시리자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EU·ECU·IMF로 구성된 채권단은 예견했던 일이라는 듯 곧바로 채무탕감은 불가하다는 의견을 내놓게 되면서 그리스와 채권국들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한국주재 그리스대사관이 위치한 한화그룹빌딩 그리스 국기(맨 오른쪽) ⓒ스카이데일리
지난 25일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36.34%의 득표율로 의회 의석 과반에 두 석 모자란 149석을 차지하며 나머지 정당들에게 압승을 거뒀다.
단독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저 득표율 37%에 못 미친 시리자는 우파 군소정당인 그리스 독립당과 연립정부 구성 합의를 마쳤고 당수인 알렉시스 치프라스(40)는 총리에 올랐다.
사실상 예견된 결과라고 평가받는 이번 총선을 통해 그리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가 된 치프라스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구제금융 조건인 긴축정책 폐지와 국가 채무의 절반을 탕감 받겠다는 공약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그는 선거 직후 “그리스는 민주주의로 돌아갈 것이며 그리스인의 단결과 위엄을 보여준 결과다”며 선거운동 기간 동안 내건 공약을 실천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에 따라 그리스와 IMF(국제통화기금)·EU(유럽연합)·ECB(유럽중앙은행) 등 채권단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 시리자의 당수 알렉시스 치프라스(40)는 그리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가 됐다. 그는 “그리스는 재정긴축이 필요 없다”는 자세를 유지하며 채권국들을 향해 “긴축은 없다”, “채무를 탕감해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그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채권단과 갈등을 빚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현재 그리스가 진 빚은 3200억유로(약 390조원)다. 이 중 2010년 이후에만 IMF·EU·ECB 등을 비롯한 채권국들에게 받은 돈만 2400억유로(약 292조5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당시 구제 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그리스 측이 연금과 임금 삭감, 사회보장기금 감축 등을 수락했다는 점에서 향후 채권단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채권단 ECB·EU·IMF 그리스 압박 속 최대 채권국 독일 “채무 탕감 불가능” 강경
선거기간 중 시리자의 압승이 예상되자 ECB는 그리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차츰 높였다. ECB는 “채무이행이 약속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리스의 은행들을 고립시킬 것이다”며 그리스를 압박했다.
지난 22일 EBC가 양적완화조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향후 6개월간 국채 매입 대상국에서 그리스를 배제할 것이다”며 “그리스는 국채매입이 시작되기 전에 ‘트로이카 팀(그리스의 채권단 ECB·EU·IMF)’과 협의를 끝내라”며 치프라스를 몰아붙였다.
선거결과가 발표되자 브누아 쾌레 ECB 집행이사는 독일·프랑스 등의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리스 부채 삭감 여부는 ECB의 권한 밖이며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즉각 대응하기도 했다.
트로이카로 불리는 채권단은 “그리스 은행 예금이 자국을 빠져나가는 중이며 정부 재정자금도 6월 중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그리스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며 구제 금융을 지속해야 하는 국가다”고 평가했다.
▲ 전문가들은 “허리띠를 조르기보다 오히려 허리띠를 더 풀고싶은 그리스 국민들의 정서를 공략한 시리자의 전략이 주효했다”면서 “향후 시리자 정부는 채권단의 압박과 국민들의 공약 이행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그리스가 만약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면 유로존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이른바 ‘그렉시트’를 두고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리는 상황이다. 사진은 시리자의 승리에 끼뻐하는 그리스 시민들 [사진=뉴시스]
선거 과정에서 시리자의 우세가 점쳐지기 시작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채권국들과의 갈등으로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면 그리스가 유로화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말해 이른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점차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새 총리 치프라스는 “그리스는 재정긴축이 필요 없다”며 느긋한 자세를 유지해 왔다. 심지어 선거 전 “우리는 유로존에서 빠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유로존 국가들도 그렇게 되게 하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하며 채권국들을 향해 채무탕감을 종용하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채무탕감에 대해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가운데 EU집행위원인 군터 외팅거는 “그리스 정부를 두고 차별과 혜택은 없다”며 “우리는 그리스를 선거 전·후 모두 똑같이 대할 것이다”며 우회적으로 채무탕감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렉시트’ 발생 가능성 두고 전문가들 전망 엇갈려
치프라스가 이끄는 시리자의 압승으로 끝난 그리스의 총선 결과와 관련, 전문가들은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렉시트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정면으로 부딪힌 것이다.
그렉시트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허리띠를 더 이상 조이는 것을 원치 않는 국민들의 심정을 적절히 파고든 시리자의 전략이 선거에서 주효했다”며 “치프라스 역시 이 같은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는 입장이다.
▲ 그렉시트를 두고 엇갈리는 의견은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선거 직후 그 가치가 급락하기 시작한 유료화는 지난 2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1.1098달러까지 떨어지며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그렉시트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점차 힘을 얻어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다. 사진은 한국주재 그리스대사관이 위치한 한화빌딩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다시 말해 선거 주요 공약인 채무탕감과 긴축재정완화를 추진하게 될 그리스가 완강한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채권단과의 갈등 끝에 디폴트(국가가 자신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게 되는 사태)를 선언하게 될 것이고 결국 유로존에서 이탈하게 된다는 의견이다.
그렉시트가 발생한 이후에 대한 전망 역시 둘로 나뉜다. 하나는 이른바 ‘체인이론’으로 체인처럼 강력한 결속력을 자랑하는 유로존 중 가장 약한 연결고리인 그리스의 이탈로 인해 유로존이 향후 더욱 강력한 결속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른 하나는 ‘도미노이론’으로 국가 간 영향력이 큰 유로존의 상황에서 그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유럽은 연쇄적으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선거 직후 점차 그렉시트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는 모양새다. 선거 직후 유로화의 가치가 하락했다가 곧바로 다시 반등한 것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2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1.1239달러에 거래되며 장을 마쳤다. 전날 시리자 승리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자 그렉시트에 대한 염려로 유로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1.1208달러에 거래된 바 있다. 27일 장 초반만 하더라도 1유로 당 1.1098달러까지 떨어지며 유로화는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렉시트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유로화는 반등에 성공했다.
IMF 대변인인 빌머리는 “시리자도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그렉시트의 가능성을 낮게 점쳤고 하랄람보스 차르다니디스 그리스 국제경제관계연구소장 역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보다 ECB의 그리스 국채 매입 조건이 최대 이슈로 부상할 것이다”며 빌머리 대변인과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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