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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과 2013년 우리 국민들은 숭례문을 보고 두 번 크게 놀랐다. 첫 번째 충격은 2008년에 일어났다. 2월 10일 오후 9시경 방화범 채모씨로 인해 숭례문에 화재가 발생했고 화재 현장에 소방차 수십대가 출동해 진화에 나섰지만 다음날 오전 1시쯤 2층 누각이 무너졌다. 오전 2시에는 1·2층 목조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숭례문이 불에 타 무너지는 장면은 전파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에 전달됐고 이를 본 우리 국민들의 가슴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숭례문은 국보 1호라는 상징성으로 국민들을 탄식하게 했고 일각에서는 숭례문이 무너지면서 우리나라의 국운이 다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우리 국민들은 2013년 다시 한 번 숭례문 때문에 깜짝 놀랐다. 5년의 복원 기간을 거쳐 2013년 5월4일 새로 태어난 숭례문은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국민들은 되살아난 숭례문을 보며 무너져 내린 국보 1호의 추억을 되새겼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숭례문 단청이 갈라지는 현상이 발견됐고 12월에는 기둥에서 균열이 나타났다. 경찰은 숭례문 복원 단청 공사 과정에서 사용이 금지된 화학안료와 화학접착제를 사용한 혐의로 단청장 58살 홍모씨 등 6명을 입건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실은 사회적 공분을 샀고 박근혜 대통령은 “숭례문 등 문화재 관리·보수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엄중히 조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문화재청과 감사원이 조사와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에 산재한 문화재 중 20%가 넘은 수가 당장 수리가 필요한 실정이었고, 보수·유지 등 총체적인 문화재 관리가 미흡한 상황이었다. 지난달 국무회의에서는 국가지정 문화재에 대한 지자체의 관리 권한을 국가가 환수하기로 의결했다. 이후 문화재청은 전국 6개 지역에 지청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술사학계에서는 늦은 감이 있지만 국가가 관리하는 것이 맞다며 이번 결정이 신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최근에는 숭례문은 국보 1호의 위상에 걸맞지 않고 대신 훈민정음을 국보 1호라 세우자는 의견이 호응을 얻고 있어 문화재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애정어린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문화재청의 지청 신설 계획과 우리 문화재 관리에 대한 업계와 시민단체의 의견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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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보1호 숭례문(사진) 화재와 부실 복원 공사로 인해 문화재를 중앙정부가 주도해 관리하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 역시 이를 공감하고 지자체의 관리 권한을 다시 가져오기로 결정했다. 최근에는 문화재청이 6개 권역에 지청을 신설해 문화재를 본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한국의 정신인 우리 문화재를 국가와 국민이 나서서 총체적인 관리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숭례문 복원 과정에서 드러난 비리 사건을 거울 삼아 국보 1호를 변경하고 이참에 문화재의 국가 관리를 강화하자는 의견이다. 이같은 철저한 관리로 우리 후세에게 문화재를 넘겨주자는 주장이다.
문화재청, “지청 신설해 문화재연구소 흡수·통합 계획”
30일 문화재청 관계자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금년 안으로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6개 지방문화재청을 설립하는 계획을 마련해 행정자치부와 협의중에 있다.
문화재청이 정한 5개 지역은 대구·경북, 부산·경남, 충북·강원, 충남, 광주·전남 등이다. 현재 문화재청 산하에 경주문화재연구소, 가야문화재연구소, 중원문화재연구소, 부여문화재연구소, 나주문화재연구소 각 권역에서 문화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자료: 문화재청 ⓒ스카이데일리
문화재청에 의하면 이들 5개 연구소는 신설되는 지방문화재청으로 흡수·통합된다. 이 같은 조치는 과거 지자체에 이양됐던 국보·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에 대한 관리 권한을 국가가 다시 가져오기 위한 사항으로 지난달 있었던 국무회의 의결의 후속조치다.
문화재청 총 공무원은 약 900여명, 이 가운데 문화재연구소 근무 학예직은 140~150명이다. 학예직 공무원들은 연구직 위상이 떨어질 것이라며 반발했고 문화재청은 학예직을 끌어안는데 설득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5개 연구소는 지방문화재청으로 흡수·통합되는 이유는 숭례문 화재와 복원과정에 드러난 문화재 관리 부실에서 기인했다. 지난 2013년 숭례문 부실복구가 세상에 드러났고 박근혜 대통령은 “숭례문 등 문화재 관리·보수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엄중히 조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문화재청은 국보·보물 등 전국에 산재한 문화재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했고 이중 20% 정도가 즉시 보수해야하는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감사원이 문화재 관리·보수 실태 감사를 벌인 결과 보전·관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례가 수차례 보고됐다.
▲ 자료: 문화재청. 2014년 12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화재에 대한 관리 권한을 지자체에서 국가로 귀속시키는 논의가 제기된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행 구조에서는 문화재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지청을 설립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이를 통해 문화재 관리 기능 강화를 구축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 “예비문화재도 신고대상 삼아 해외반출 막아야”
정부가 직접 문화재 관리를 하겠다고 나서자 늦었지만 잘 된 일이라는 평이 나왔다. 한 소장파 미술사학자는 “문화재 자격증 대여, 수리비 횡령 등이 비일비재로 일어나는 곳이 비국가 소유의 문화재들과 지자체 관리의 문화재들이다”며 “일부 사찰, 법인 등이 문화재 수리를 명목으로 국가나 지자체 보조금을 빼돌리는 사례가 자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지정된 국가와 보물은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며 “다만 위상 약화를 걱정하는 학예사들을 다독이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재 연구와 행정의 조화다. 지금은 행정이 조금 더 나설 때다”고 주장했다.
▲ 자료: 문화재청. 2014년 12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한 고미술 관계자는 “국보는 잘 지정이 안되지만 보물은 국보보다 더 지정이 되는 편이다. 지금 당장 지정은 안됐어도 국보급, 보물급 문화재가 언제든지 세상에 나올 수 있다”며 “이것들은 예비문화재나 마찬가지여서 국가가 이 물건들에 대해서도 관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물건들에 대해서도 해외반출, 거래를 금지하고 해당 소유자가 보수·유지하면서 정기적으로 국가의 점검을 받는 방안을 추진해 봐야한다”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문화재건 예비문화재건 간에 개인소유라 해도 이는 한민족의 정신이 깃든 정신적 ‘보물’이기 때문이다”고전했다.
정부가 문화재 보수·관리에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국보 1호 변경에 대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화재로 불탔고 자격증 대여 등 비리로 얼룩진 숭례문이 사실상 국보 1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숭례문이 국보 1호가 될 수 없다는 근거는 숭례문이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라는 주장이다. 1934년 조선총독부가 경성 남대문을 보물 1호로 지정한 것을 해방 이후 정부가 국보 1호로 계승한 것이다. 국보 1호의 대안은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인 혜문 스님은 “훈민정음이야말로 민족 정체성의 핵심이다.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어 말살 정책에 맞서 피로 지킨 것이 훈민정음이다”고 강조했다.
▲ 화재와 비리로 얼룩진 숭례문이 국보 1호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일제 때 1호로 정해진 숭례문 대신 민족 정기를 담은 훈민정음을 국보 1호로 제정하자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글과컴퓨터와 사단법인 우리문화 지킴이는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10만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국보 1호 숭례문 해지 및 변경 요청서와 12만명 서명을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사진은 훈민정음. [사진=문화재청]
이대로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은 “부정부패의 상징이 되버린 숭례문에 대한 국보 지정을 취소해야 된다”며 강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아울러 국보 지정번호를 없애고 훈민정음을 1호로 바꾸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안은 사회적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9일 한글과컴퓨터는 사단법인 우리문화 지킴이와 공동으로 진행한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10만 서명운동이 성료됐고 국보 1호 숭례문 해지 및 변경 요청서와 12만명 서명을 문화재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비리와 부실의 오명을 쓴 숭례문을 국보 1호에서 해지하고 민족 얼을 상징하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지정할 것을 청원한다”며 서명운동을 벌였다.
현재 국보의 연번은 317호까지 나갔다. 지정 해제 2개를 제외하면 315점이 국보로 지정됐다. 이 가운데 국가 소유는 149점, 지자체 4점, 사찰 66점, 개인 54점 등이다. 국보가 가장 많은 지역은 159점이 있는 서울이며, 경북 50점, 충남 27점, 전남 20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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