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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가 연 1회 이상 봉사에 참여한 인원을 조사한 결과 2012년 이후 국내 자원봉사자 비율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었다.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이 늘었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봉사자의 수는 2012년 216만3174명, 2013년 264만2529명, 2014년 317만 4875명으로 매년 약 50만명 이상 증가했다. 2014년 기준 인구대비 연령별로 10대가 44%로 가장 높았으며, 50대(34%)와 60대(33%)가 근소한 차이로 뒤를 쫓았다. 한국에서 유독 10대들이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이유는 봉사활동점수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무로 봉사활동을 하는 10대를 제외한다면 실질적으로 봉사를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는 50~60대 사이다. 성별로 살펴봤을 때, 남성보다 여성 봉사자의 비율이 다소 높았다. 조사 결과를 보면 입시를 마친 자녀를 둔 50~60대 여성들이 한국의 봉사활동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남구여성능력개발센터 내 동아리 ‘쉘위베이크’의 핵심 맴버들 역시 50~60대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매월 1회씩 빵을 만들어 필요로 하는 곳에 전달하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지난 16년 동안 꾸준히 봉사활동 중인 ‘쉘위베이크’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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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 전부터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활동날로 정하고 20명의 회원들이 모여 빵을 굽는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여 재료준비부터 포장, 배달에 이르기까지 총 5~6시간에 걸쳐 활동을 한다. ⓒ스카이데일리
‘배워서 남주자!’ 베푸는 즐거움을 아는 동아리, 쉘위베이크
대한어머니회중앙연합회가 강남구로부터 수탁 운영하고 있는 강남구여성능력개발센터에 소속된 동아리 ‘쉘위베이크(Shall We Bake?)’는 2000년에 발족했다. 이 동아리는 강남구여성능력개발센터 제과제빵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가정주부들이 만들었다. 이들은 센터에서 배운 기술로 좀 더 의미있는 일을 하고자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들은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모여 어른들이 좋아하는 단팥빵과 소보루빵, 옥수수빵 등을 1000개 이상을 만들고 있었다. 만든 빵의 절반 이상은 노숙자와 독거노인 등이 머무는 시설이나 단체에 전달하고, 나머지 여유분은 판매를 했다. 판매 수익금을 회비로 전환해 재료비를 충당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2월 총회를 열어 새로운 수급처를 선정한다. 현재는 서울시여성보호센터, 성요셉의 집, 삼전복지관 등에 매월 500개 이상을 전달하고 있다. 이들은 빵을 만드는 활동 외에도 정기바자회에 참여해 불우한 이웃을 돕기도 한다.
▲ 도란도란 모여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도 푼다. 이들은 함께 해 힘든 일이 없다고 말한다. 각각 분업을 통해 정해진 시간 내에 빵을 구워내는 데에 정신이 없다. ⓒ스카이데일리
이미화 회원은 쉘위베이크 감사를 맡고 있었다. 그는 “동아리 내에는 제과제빵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이 대부분이다”며 “처음엔 취미활동을 시작했으나 현재는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랑을 나누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쉘위베이크는 동아리에 들어오기 위한 대기자만 매월 4~5명 정도에 이를 정도로 인기 많은 동아리다. 과거 동아리에 참여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현재 제과제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도 쉘위베이크의 빈자리를 탐내고 있다.
이미화 회원은 “정말 미약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며 “한 번 시작하면 그 경험을 잊지 못해 그만둘 수가 없다”며 “한 회원은 2년 이상을 기다려 동아리에 들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쉘위베이크 활동 회원은 16명이다. 강남여성인력개발센터 내 작업실 공간의 크기를 고려해 최정예 인원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봉사를 하는 날은 매월 셋째주 금요일이다. 회원들이 재료준비와 발효를 거쳐 빵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5~6시간 정도 소요된다.
활동 초기에는 직접 수급처를 돌며 배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가정주부인 이들이 봉사활동에 하루 전부를 할애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더욱이 배달 시간이 퇴근시간과 맞물리면서 여러 곳으로 배달을 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 현재는 ‘성요셉의 집’만 동아리 회원들이 직접 방문해 갖다주고 그 외의 수급처에서는 직접 빵을 가지러 온다.
16년 세월 함께한 즐거움…“즐거움이 배가 된다”
회원들이 동아리 활동을 한 시간도 15년이 훌쩍 넘었다. 처음 시작한 계기는 서로 다르지만 16년 동안 같은 뜻으로 빵을 만들었다.
이미화 회원은 “셀위베이크 활동 전에 음식나눔 사업을 하는 단체인 푸드뱅크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며 “당시에도 빵을 나눠줬는데, 푸드뱅크의 빵은 아무래도 유통기간 임박제품이다 보니 딱딱하기도 하고 맛이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이왕 하는 봉사라면 더 맛있고 좋은 것을 주면 어떨까 고민하다 직접 만든 빵을 나눠주는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쉘위베이크 외에도 4~5개 기관에서 음식관련 봉사를 더 하고 있어 쉘위베이크 내에서 ‘봉사왕’이라 불린다.
조택자(60) 회원은 “처음에는 집에서 가족들에게 만들어 주는 목적으로 시작했다”며 “봉사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 내 일처럼 함께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 번에 많은 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빵 굽는 철판 등 제빵기구가 부족해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 제조, 발효, 건조과정 등을 거쳐 완성된 빵은 각각 수급처로 배급된다. 절반의 빵은 수급처로 배분되고 나머지 여분의 빵은 판매를 통해 재료비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3년 전 경기도 양평으로 이사를 간 신순애(65) 회원은 “2001년에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는데, 3년 전 이사를 가게 됐다”며 “비록 거리는 멀지만 아직은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월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보다 나이 많은 연장자가 있어 힘들다는 말은 못 한다”고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들의 평균 나이는 무려 60세다.
초창기 회원 중 한 명인 이은숙(70) 회원은 동아리 내 가장 연장자다. 처음 봉사를 시작한 지 1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에 잘할 수 있는 게 제빵이었다”며 “움직이면서 운동도 되고, 함께 모여 이야기하며 봉사하는 게 스트레스 해소도 된다”고 즐거워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작년하고는 또 느낌이 다르다”며 “매월 힘에 부친다는 것을 체감하지만, 할 수 있는 한 지속적으로 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함께 하는 이 활동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어 했다. 쉘위베이크로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고, 좋은 일을 하면서 1석 3조의 기쁨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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