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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에게 지난 2014년은 잊고 싶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 하고 있는 대림산업이 지난해 갖은 시련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기 때문이다. 지속된 실적 악화와 함께 각종 소송건이 대림산업을 괴롭혔고 최근에는 주가까지 곤두박질치면서 대림산업은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부호가 떠올랐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해 김윤 전 부회장이 사직하면서 홀로 방향키를 잡았다. 이 부회장은 단독 경영 첫 해에 처참한 성적표를 쥐게 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 능력에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4년의 악몽은 ‘꼼수 승계 논란’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대림산업의 지분을 대림그룹 계열사인 대림아이앤에스에 매각했는데 대림아이앤에스는 이 부회장의 보유 지분이 절대적인 회사다. 이로 인해 ‘꼼수 승계’가 아니냐는 비난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회사의 신뢰에는 ‘빨간불’이 켜졌고 젊은 나이인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은 도마 위에 올랐다. 스카이데일리가 대림산업의 최근 경영 상황과 이해욱 부회장에 대한 업계의 반응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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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산업은 잇따른 실적악화와 함께 각종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주가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시가총액 역시 크게 축소돼 회사 안팎으로 힘든 모양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도 의문부호가 떠올랐다. 사진은 대림산업 ⓒ스카이데일리
이해욱(47) 대림산업 부회장은 지난 2011년 5월 대림산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12년부터는 김윤(66) 전 부회장과 공동경영체제를 유지해 왔다. 투톱 체제는 최고경영자치고는 나이가 어린 탓에 경영 전면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이 부회장을 위한 그룹 차원의 배려였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그러던 지난해 초 대림산업은 단독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 3월, 해외 플랜트 손실이 커지자 김 전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다. 사실상 지난 한 해는 이 부회장이 ‘원톱’ 체제로 회사를 이끌었다.
대림산업 실적, 5대 건설사 중 ‘홀로’ 추락
대림산업은 이 부회장이 ‘원톱’ 체제로 나선 후 받은 첫 성적표가 ‘낙제점’이라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지난해 5대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의 실적은 대림산업을 제외하고 모두 승승장구했다. 반면 대림산업은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9조3961억원(잠정·연결기준)으로 전년(9조8469억원) 대비 5.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7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전 분기에 이어 또다시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대림산업과 달리 나머지 건설사들은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연결 매출 기준 ▲삼성물산(건설부문) 14조8740억원(10.7%↑) ▲현대건설 17조3870억원(24.7%↑) ▲대우건설 9조8531억원(17.1%↑) ▲GS건설 9조4876억원(0.8%↓) 등으로 깊은 경기침체로 인한 극심한 수주 ‘가뭄’에도 선방한 모습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영업이익은 ▲삼성물산 5690억원(63.5%↑) ▲현대건설 9589억원(20.9%↑) ▲대우건설 4155억원(흑자전환) ▲GS건설 512억원(흑자전환) 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대림산업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대림산업측은 지난해 실적악화에 대해 ‘사우디 정부의 자국민 의무고용 강화정책’ 등 해외사업의 손실로 불가피한 적자를 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림산업의 실적 하락은 최근 3년간 꾸준했다. 해당 사유로 인한 일시적인 하락은 아니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대림산업의 최근 3년 동안 연결 실적은 ▲2012년 매출 10조2533억원·영업이익 4861억원·당기순이익 4007억원 ▲ 2013년 매출 9조8469억원·영업이익 397억원·당기순손실 103억원 ▲2014년 매출 9조2961억원·영업손실 2703억원·당기순손실 4410억원 등 하락세를 이어왔다.
대림산업의 이런 계속된 실적하락은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가 된 직후 벌어진 상황이어서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건설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인 5대 건설사 가운데 대림산업만 유독 실적이 악화돼 다소 창피한 상황이 연출됐다”며 “이에 따른 비판은 이 부회장이 모두 감수해야될 입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해욱 부회장은 이재준 대림산업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대림그룹의 경영승계가 한창이다. 그는 지난해 대림산업이 실적악화, 소송, 꼼수 승계 논란 등을 겪으면서 악몽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사진=대림산업]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대림산업을 피고로 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소송 건수는 113건으로 소송가액만 4937억원이다. 이 회사를 원고로 하는 소송 건수는 27건(소송가액 1066억원)으로 전체 소송 건수는 140건에 달한다.
대림산업의 소송가액은 매출규모가 대림산업보다 상대적으로 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소송가액보다 많았다. 삼성물산과 현대물산이 피고로 소송중인 전체 소송가액은 각각 2990억원+6850만달러(한화 약 753억원), 4479억원이다.
물론 소송 결과에 따라 지불해야할 금액은 달라지겠지만 계속된 소송은 대림산업을 피로하게 만들고 외부적으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어렵다. 또 실적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떻게 하든 승소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하고 이는 경영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곤두박질치는 주가 역시 회사의 안팎을 소란스럽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대림산업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8월 4일(종가기준) 9만3900원을 찍은 것이 최고였다.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러나 저조한 실적발표가 나오면서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 27일(종가기준) 6만4800원까지 떨어졌다. 약 6개월만에 주가가 2/3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회사의 가격인 시가총액은 3조2677억원에서 2조2032억원으로 1조645억원이 날아갔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체 애널리스트는 “증권가에서는 이해욱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있다”며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각종 악재가 나타나며 불안정한 경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과 시장을 위해 이 부회장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주식매각으로 ‘꼼수승계 논란’…“판 사람도 산 사람도 이 부회장”
이 부회장에게 2014년이 씁쓸한 이유는 또 있다. 이 부회장이 자신이 보유했던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림산업 주식을 전량 매각한 걸 두고 증권가와 건설업계에서 ‘꼼수승계’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이재준 대림산업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대림그룹의 경영권을 승계 중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10일 대림그룹의 계열사인 대림아이앤에스에 자신이 보유한 대림산업 보통주 16만3644주, 우선주 6990주 등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주당매매가는 각각 보통주 8만7000원, 우선주 3만730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약 145억원이었다.
논란이 된 까닭은 대림아이앤에스가 사실상 이 부회장의 개인회사라는 데 있다. 이 부회장은 대림아이앤에스 지분 89.69%를 보유하고 있다.
▲ 지난해 이 부회장이 자신이 보유했던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림산업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꼼수승계’라는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대림아이앤에스가 입주한 서울의 한 빌딩 ⓒ스카이데일리
이로써 이 부회장의 대림산업에 대한 지배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145억원의 현금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사실상 자신의 주식을 자신의 회사에 판 셈이다. 판 사람도 이 부회장이고 산 사람도 이 부회장인 것이다”며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해 기업 곳간을 털었다”고 덧붙였다.
대림아이앤에스가 내부거래를 이용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외형 확장도 눈총의 대상이었다. 지난 1995년 설립된 대림아이앤에스는 IT인프라 서비스, 첨단 기술의 디지털 홈 서비스, 지능형 빌딩 시스템 및 빌딩 관리 서비스 등 IT 기반의 건설 및 주택부문 서비스 용역제공 등을 주요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대림아이앤에스의 매출과 내부거래액 비중은 ▲2012년 매출 2896억원·내부거래액 2623억원(내부거래율·90.6%) ▲2013년 매출 2787억원·내부거래액 2277억원(81.7%)이었다. 이는 사실상 내부거래 없이는 자생하기 힘든 매출 구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곤혹을 치른 이 부회장에게 올해는 어느 해 보다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올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야 할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IB업체 관계자는 “대림산업은 지난달 말 에쓰오일이 발주한 4조원 규모의 울산 온산공단 제2정유석유화학 공장 건설사업에 입찰 참가 의향서를 냈다”며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낸 이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선 모습이다. 국내 사업에 집중해 일단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잡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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