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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의 자전거 마니아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시작한 자전거사업 ‘바이클로’를 향한 관련 상인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지난 2012년 ‘상생’을 강조하며 자전거소매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LS네트웍스 측이 여전히 소매업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매장은 최근 이월상품에 대해 최고 70%에 이르는 할인행사를 펼쳐 인근 소매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2012년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자전거소매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LS네트웍스가 꼼수 성격이 다분한 ‘임대 운영’을 내세워 여전히 소매업에 발을 담그고 있어 업계 소상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자전거 유통전문 브랜드 ‘바이클로’는 재계에서 손꼽히는 자전거 마니아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남다른 ‘자전거 사랑’에서 태동된 사업이다.
지난 2009년부터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구 회장은 세 살 때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알프스 트랜스 챌린지를 8일 동안 완주한 최초의 동양인으로 기록된 바 있다.
구 회장이 바이클로를 통해 자전거 사업을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10년이다. 그가 최대주주(17.66%)로 있는 E1이 지분 81.79%를 갖고 있는 자회사 LS네트웍스를 통해 2010년 4월 바이클로를 론칭한 것이다.
바이클로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 자전거를 수입 및 유통하는 자전거 종합매장으로 현재 BMC, 에디 먹스, 루이가르노, 다혼, 코가 등의 수입 브랜드 자전거를 비롯해 국내 업체인 파워라이드와 공동으로 개발한 전기 자전거 등을 취급하고 있다.
구 회장이 야심차게 시작한 자전거 사업은 출시 2년도 안 돼 벽에 가로막혔다. 2012년 초 재벌가 딸들의 빵집전쟁으로 시작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점차 프랜차이즈 빵집으로 옮겨갔고 이내 대기업 전체로 번져간 것이다. 바이클로 역시 자전거소매업자들에게 집중포화를 맞았다.
비판이 잇달아 제기되자 LS네트웍스 측은 그해 2월 자전거소매업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중소 자영업자와의 상생 및 동반성장을 위해 사업을 도매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 LS네트웍스는 지난 2010년 4월 바이클로를 런칭한 이래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전거소매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 2012년 초 베이커리, 커피전문점 등이 ‘골목상권침해논란’에 시달렸고 바이클로 역시 같은 이유로 자전거 소매상인들을 위협한다는 논란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소매점들은 바이클로가 여전히 자전거소매점과 다름없어 매장 인근 소매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사진은 LS네트웍스가 있는 용산 LS타워 전경 ⓒ스카이데일리
자전거판매협동조합 “바이클로 할인행사로 인근 소매점 매출 타격”
이로부터 3년여가 흘렀지만 자전거소매점들이 바이클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바이클로가 아직도 소매점 영업을 하고 있어 바이클로 매장 인근의 소상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자전거판매협동조합 이광진 사무장은 “LS네트웍스 측이 소매사업에 철수하고 매장을 줄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체감 개선효과는 없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 사무장에 따르면 바이클로에서 실시 중인 대규모 할인행사의 영향으로 인근 자전거소매점들이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무장은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일삼는 바이클로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린 인근 소매점들은 생존이 어려운 지경이다”며 “가뜩이나 인터넷쇼핑몰과의 가격경쟁에서 뒤처지는 판국에 이 같은 대기업의 공세까지 겹쳐 오프라인 소매점들이 설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LS네트웍스 측은 자전거판매협동조합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LS네트웍스는 해외 유명브랜드 자전거를 수입해 납품하는 도매업에 전념하고 있으므로 더 이상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는 엮일 이유가 없다는 반박이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지난 2012년 2월 이후 바이클로 매장은 12개에서 8개로 감소했으며 남아있는 매장도 운영권을 임대한 상태다”며 “할인 행사의 경우도 일부 오래된 재고에 한정된 세일일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권 임대와 관련해서는 “개인사업자와의 임대운영계약을 맺고 상품 판매 등 매장 운영을 맡기는 방식”이라며 “‘소사장’으로 불리는 개인사업자는 자신이 직접 직원을 채용해 판매를 대행하고 관련 수수료를 챙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 서울시내 바이클로 매장 중 하나인 반포점의 경우 할인행사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 중이었다. 이들이 할인하고 있는 품목은 자전거, 자전거 의류 등이었으며 최대 70%의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S 측이 오래된 재고의 할인행사라는 해명과 달리 해당 매장이 할인행사 중인 자전거는 지난해 출시된 제품이었다. ⓒ스카이데일리
이 관계자는 “본사와 소사장은 상하관계가 아닌 서로 동등한 관계다”며 “판촉행사도 쌍방간 협의를 통해서 진행하는 것이지 일방적인 지시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전거소매업계는 이러한 LS네트웍스 측의 반론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 소매점주는 “무늬만 임대운영이지 자사 직원 대신 대리인을 내세운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며 “바이클로 간판에 ‘직영점’이라고 씌어 있는 것만 봐도 LS네트웍스 측의 해명은 전혀 신뢰성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인행사에 대한 LS네트웍스 측의 설명도 사실과는 많은 차이가 났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초구 잠원동 바이클로 반포점을 찾았을 때 해당 매장은 입간판을 입구에 세우고 할인행사를 홍보 중이었다.
이 매장은 자전거 품목은 30%. 자전거 전문 의류는 최대 70%까지 할인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자전거 품목에는 ‘2014년형 로드바이크(모델명 MOUVE 105 카본)’ 모델도 포함됐다. ‘오래된 재고’라는 LS네트웍스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신형 모델을 할인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 2013년 2월 자전거소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관련 대기업들은 사업축소 및 진입자제를 권고 받은 바 있다.
여기에 포함된 바이클로는 권고기간인 오는 2016년 2월까지 소매 비중을 50% 이하로 줄여야 하는 처지다. 이에 따라 총 14개였던 바이클로 직영점은 현재 8개로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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